근석·중기·제훈·아인, 뉴제너레이션이 온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11.02 14:15 / 조회 : 18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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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아인,송중기,장근석,이제훈. 충무로 기대주 4인방.


충무로에 뉴 제너레이션이 몰려온다. 20대 배우 기근에 허덕이던 한국영화에 개성과 연기력, 스타성까지 겸비한 꽃미남들이 대거 등장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근석(87년생)과 송중기(85년생), 이제훈(84년생), 유아인(86년생) 등 20대 기대주 4인방이 스크린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등장, 영화계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한국영화계는 그동안 남자배우 가뭄을 혹독하게 겪었다. 강동원 조인성 등 앞선 세대를 이끌던 꽃미남 배우들은 이미 톱스타가 됐고, 입대를 했고, 전역을 했다. 연기파 배우로 트로이카를 이뤘던 박해일 조승우 류승범 등은 30대가 됐다.

더 이상 '늑대의 유혹' 같은 꽃미남 영화는 등장이 요원한 듯 보였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등장한 뉴 제너레이션은 충무로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각자의 장점과 가능성을 짚어봤다.

#장근석: 한류스타로 기대주 우뚝..'너는 펫'이 분기점

장근석은 새로운 세대 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배용준을 잇는 차세대 한류스타로 우뚝 솟았다. 그의 상품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김하늘과 호흡을 맞춘 '너는 펫'은 장근석은 매력에 상당 부분을 기댔다. 연하의 꽃미남을 애완동물로 둔다는 설정은 그 자체가 언니들의 판타지다. 동명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했기에 일본에서도 이미 눈여겨보고 있다. 드라마 '사랑비'로 제2의 '겨울연가'를 노리는 것도 그의 성장 가능성을 점칠 부분이다.

사실 장근석은 한일 합작영화 '착신아리 파이널'로 일찌감치 영화계에 발을 담갔다. 이준익 감독과 '즐거운 인생'을 할 때만 해도 배우로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아기와 나'의 결정적인 흥행 실패는 장근석을 캐스팅 후보에서 내려놓는 이유가 됐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장근석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았다. 그렇기에 이번 '너는 펫'은 장근석의 향후 영화계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흥행력 뿐 아니라 영화배우로 정체성을 입증한다면 그의 앞길은 탄탄대로가 될 것 같다. 물론 남성 관객들의 삐딱한 시선을 이겨내는 게 관건이긴 하다.

#송중기: '성균관 스캔들'이 배출한 명랑 기대주

송중기의 출세작은 두말할 것 없이 '성균관 스캔들'이었다. 박유천 유아인 박민영 등과 함께 잘금4인방으로 불리며 단 번에 주목을 받았다.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고정 출연한 것도 송중기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데 한몫했다.

예쁜 얼굴에, 애교 있는 성격, 능청스럽지만 결코 얄밉지 않은 송중기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캐릭터가 됐다. 사생활에서도 바른 생활 청년으로 유명한 그는 이번에 한예슬과 '티끌모아 로맨스'로 영화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50원이 모자라 여인을 어쩌지 못하는 88세대 역을 능청스럽고 사랑스럽게 소화했다. 자칫 경박할 수 있는 역할을 송중기스럽게 표현했다. 여성팬들에겐 달콤한 도너츠 같다.

송중기는 무명 시절을 혹독하게 보내며 단련됐다. '쌍화점'에서 무리지어 등장하는 꽃미남으로, '오감도'에선 스치듯 지나간다. '이태원 살인사건'에서도 그를 지목하긴 힘들었다. '마음이2'는 따뜻했지만 가족영화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

그랬던 송중기는 '성균관 스캔들' 이후 '뿌리깊은 나무'로 안방극장에서 먼저 여성팬들을 사로잡았다. 그 여세를 몰아 '티끌모아 로맨스'를 극장에서 선보인다. 새롭게 들어가는 '늑대소년'은 송중기의 가능성을 한껏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늑대처럼 살아가다가 한 소녀를 만나 사랑에 눈 뜨는 인물을 맡는다. 마치 '가위손'에서 조니 뎁이 맡았던 역과 비슷하다. 그런 만큼 송중기에겐 도전이자 기회다.

#이제훈: 독립영화에서 단련된 연기파 기대주

이제훈은 독립영화에서 단련된 배우다. '밤은 그들만의 시간'과 '약탈자들', 그리고 '친구사이' 등 독립영화들을 통해 연기 잘하는 신인배우가 있다는 소문이 알음알음 상업영화계에 퍼져나갔다.

그러던 차에 '파수꾼'은 단숨에 이제훈을 충무로에 각인시켰다. 날카로운 눈매와 더 날카로운 콧날은 여느 꽃미남과는 다른 이제훈만의 매력으로 인식시켰다. '고지전'은 이제훈의 충무로 신고식이나 다름없다. 그는 '고지전'에서 지옥을 겪은 소대장 역을 맡아 고수, 신하균 등 영화를 이끈 선배들 속에서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고지전'이 거둔 최대 수확은 이제훈이란 소리까지 돌았다.

이제훈은 올해 대종상과 영평상에서 신인상을 수상, 충무로에 안착했음을 대내외에 알렸다. 최근 촬영에 들어간 '건축학개론'에는 비록 아역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진 않지만 스무 살 풋풋한 대학생의 향기를 뿜어낼 예정이다. 신정원 감독이 연출하는 '점쟁이들'은 이제훈이 비로소 상업영화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작품이다. 여러 군상을 등장시키는 신정원 감독이 연출하지만 이제훈만의 매력을 발산한다면 차세대 기대주 중 선두를 이룰 것 같다.

#유아인: 만년 기대주 드디어 꽃 피다

유아인은 만년 기대주였다. TV드라마 '반올림'에 깜짝 출연했을 때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할 때도, '좋지 아니한가' '최강칠우'를 할 때도 기대주였다. '서양골동과자점 앤티크'는 충무로에서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하늘과 바다'는 시련이었다.

그랬던 유아인에게 '성균관 스캔들'은 절호의 기회였다. '걸오앓이'란 조어를 만들 만큼 유아인 신드롬이 일었다. 드라마가 끝나면서 쉬 사그러들 줄 알았던 유아인 열풍은 스크린에서 다시 재연됐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완득이'는 유아인에게 상업영화 주인공을 맡겨도 될 것이란 신뢰를 쌓기에 충분했다. 유아인은 '완득이'에서 척추 장애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문제아를 맡았다. 문제아라지만 착하기 그지없는, 그래서 여느 작품에서 소비된 문제아 이미지와 다른 유아인만의 문제아를 표현했다. 선배 김윤석과 호흡도 절묘했다.

고교 중퇴와 방황을 일삼던 이 문제아는 그렇게 기대주로 꽃을 피었다.

이들 기대주들에 대해 영화계는 기대를 품고 있다. '건축학개론'에서 이제훈과 작업을 하고 있는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연기력과 배우로서 정체성을 갖고 있는 기대주들이 동시에 출연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조승우 박해일 류승범 등을 잇는 차세대군이 형성됐다는 게 제작자로서 기대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

'전우치' '초능력자'를 제작한 영화사집의 이유진 대표는 "연기력, 외모, 스타성을 고루 갖춘 배우들이다"며 "이들이 화면을 가득 채울 때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장근석, 송중기, 이제훈, 유아인..과연 이 뉴 제너레이션이 한국영화에 얼마나 우뚝 솟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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