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 "누구든 사랑 이뤄지길..짝사랑 힘들다"(인터뷰)

영화 '풍산개'와 드라마 '최고의 사랑' 180도 캐릭터 연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06.14 18:15 / 조회 : 2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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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한 완벽남 한의사 윤필주와 휴전선을 넘나드는 정체불명의 사나이 풍산. 그 사이 윤계상(31)이 있다.

두 남자는 극과 극. 한 편에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비호감 여배우 구애정(공효진 분)을 향해 일편단심 사랑을 보내며 예비 사윗감 1호로 수많은 '필라인'을 양산한 윤계상이 있다면, 다른 한 편에는 2시간 넘는 영화 내내 말 한마디 뱉지 않고 묵직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영화 '풍산개'의 윤계상가 있다. 한 쪽이 판타지 속 완벽남이라면, 다른 한 쪽은 거친 남성의 매력이 물씬 풍긴다. 윤계상이 바야흐로 물을 만났다.

'풍산개'의 개봉을 앞두고, 쪽대본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사랑' 촬영에 한창인 그를 어렵사리 인터뷰할 수 있었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 행복감을 만끽할 법도 한데, 윤계상은 다만 "타이밍이 너무 잘 맞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배우로 전업한 2004년 '발레교습소' 이후 이미 7년. 여전히 "배우가 되고 싶다"고 되뇌던 그는 "이제는 숨지 않겠다"고 의미심장한 각오를 다졌다.

-'풍산개'가 첫 공개됐다 어떻게 봤나. 힘든 촬영이 새록새록 생각났겠다.

▶재밌게 봤다. 재밌는 요소들도 많고 저도 내가 찍었는데도 특이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역시 김기덕 감독님이 천재인 것 같다.

현장에서는 스태프들이 다 열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영화보다 집중을 해야 했다. 저예산이라는 것은 이미 스태프나 배우 사이에 동의가 이뤄진 상황이었고, 현장에서는 심혈을 기울여서 찍었다. 카메라도 두 대 세 대 돌리기도 하고, 영화를 찍는 것만큼은 최선을 다했다.

-흥행에 대한 바람도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잘 됐으면 좋겠다. 한풀이랄까. 이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많은 것 같다. 스태프가 정말 고생했다. 이윤이 생겨 스태프에게 돌려주려면 어느 선을 넘어야 하는데, '트랜스포머'가 바로 다음에 개봉해서…. 아 왜 로보트 영화가 하는지 모르겠다.(웃음)

-딱 봐도 고생했겠구나 싶다. 진흙 바르는 신에선 얼마나 추운 날씨인지 몸에서 김이 펄펄 나더라.

▶아 진짜 힘들었다. 보인다니 다행이다. 정말 그 땐 너무 추웠다. 말도 못한다.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더구나 대사도 한마디 없고.

▶순간순간이 힘들었던 기억이 많다. 가장 힘들었던 신은 망명남하고 인옥이(김규리 분)를 태우고 운전하는 신이었다. 별 이야기가 다 오가는데 저는 아무 이야기 없이 봐야 하니까. 이거 제 3자 입장인 건지 어떤 느낌인 건지 말없이 표현해야 하는데 여러가지가 겹쳐 쉽지가 않더라. 다행히 두 분이 너무 잘 하셔서 잘 묻어갔다. 다행이다.

-'고문키스'신이 더 어렵지 않았나?

▶오히려 그 신은 오히려 대분을 받자마자는 확 와 닿았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 인옥을 사랑한다든지 복수라든지 모든 동선이 그려져야 하기 때문에 피치를 올려야 했다.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도 여러 이야기를 했다. 동물적인 키스지만 안타까운 키스신이 되도록 논의를 했다. 그렇게 어려울 것까지는 없었다.(웃음) 에너지가 충만한 걸로 기억이 난다.(웃음)

-'풍산개'와 '최고의 사랑'은 극과 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풍산개'는 작심하고 한 번 해 봤다. 지난해 '로드 넘버 원'을 찍으면서 남자다운 캐릭터를 소화했다. 시청률이 다소 낮아서 제가 그런 연기를 했다는 걸 모르시는 분이 많더라. 하나만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그 찰나에 '풍산개'가 들어왔다. 여러가지 조건들이 잘 맞아서 작심을 하고 찍었던 것 같다.

'최고의 사랑'은 말 그래도 대중적인 부분을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제가 예술적인 작품, 독립 영화만 하는 배우가 되선 안 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고민이 있었다. 배우로서 제 입지가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최고의 사랑'에서 결국 그 바람이 적중했다.

▶우연찮게 그렇게 됐다.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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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과 윤필주 둘 사이 어느 쯤에 스스로가 있다고 했다. 그래도 가까운 쪽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가까운 쪽을 꼽으라면 풍산 쪽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윤필주가 제게 전혀 없는 모습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제 실제 모습이 꽤 많이 담겼다.

처음 캐릭터를 잡을 때 독고진 같은 경우엔 분명하게 틀이 있었지만 윤필주는 그렇지가 않았다. 감독님도 고민을 많이 했고, 제가 보기에도 밍숭밍숭 너무 착하기만 하고 뭔가 매력적인 게 없더라. 그 찰나에 '그냥 윤계상이 하는 것 같은 말투,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조금 더 캐릭터에 다가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독라인'과 '필라인'의 경쟁이 거세다.

▶주위에는 필라인이 많다. 저희 누나도 그렇고.(웃음) 결혼한 분들이 저를 좋아하시더라. 그래서 독고진보다 응원을 해주시는 것 같다.

-윤필주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관건은 독고진이 사느냐 죽느냐가 아닐까. 쪽대본을 보고 연기를 하고 있어서 잘 모르겠다. 그 뒤가 나도 정말 궁금하다.

-희망하는 '최고의 사랑' 결말이 있다면?

▶뭐든지 간에 누군가의 사랑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나는 드라마에서 슬프게 끝나는 게 제일 싫더라. 새드엔딩은 싫다. '발리에서 생긴 일' 그런 건, 어우,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다. 그러면 안 된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 세상에 희망을 주셔야 한다.

짝사랑도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세 작품을 내리 짝사랑만 했더니 너무 힘들다. 할 맛도 안 나고.(웃음)

-윤계상이라면 강세리와 구애정 중에서 누굴 고르겠나.

▶음, 두 분의 매력을 이야기하자면 구애정은 센스가 넘치는 여자다. 현장에서도 그렇고 극중에서도 그렇고 아는 여자다. 삶을 많이 알고 다쳐본 적도 있고 했고 남을 배려할 줄도 알고 센스가 넘친다. 반면 강세리는 너무 귀엽고 매력이 넘친다. 미워할 수 있는 못된 짓을 하는데도 귀엽고 허술한 데가 있다.

-그래도 하나 골라 달라.

▶지금 현장이 예민하다. 누구 하나 말하면 다른 사람이 '그래 그랬단 말이지' 하면서… 현장에서 누구 한 명한테 죽을 수도 있다.(웃음)

-'풍산개'와 '최고의 사랑'에서 극과 극 캐릭터를 소화한 데 대해 스스로 짜릿함과 뿌듯함이 있지 않나.

▶그저 감사드린다. 모든 배우들은 정말 타이밍과 어떤 작품을 하느냐에 따라서 배우가 되느냐 어떤 평가를 받느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최고의 사랑'이라는 작품에서 윤필주가 사랑을 받지 못했으면 '풍산개'도 많은 관심을 못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너무 고맙고, 다 다 너무 고맙다. 봐주시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고맙다. 제가 잘 나서 그런 건 아니고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았던 것 같다. 필주가 있으니까 풍산이가 차이가 큰 캐릭터로 더 주목받는 것 같다.

-전재홍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전재홍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의논을 많이 할 수 있는 감독님인 것 같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식이 아니라 의견을 통해서 들어주시고 좋을 때는 가감 없이 따라주신다. 또 양보가 안되는 부분은 고집하신다. 그런 감독님을 만나면 굉장히 믿음이 가더라. 믿음을 줬던 감독님이다.

-김기덕 감독도 편지를 통해 칭찬했다.

▶너무 감사하기만 하다. 너무 응원을 많이 해 주셨다. 끝난 뒤에도 고맙다고 규리씨한테 저한테 그렇게 이야기를 하셔서 오히려 감동받았다. '나쁜 남자' '악어' 등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뇌리에 꽂힌 작품이었다. 심금을 이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정말 좋은 기회가 온 셈이다.

-윤계상을 배우로 다시 평가하는 시선도 많다.

▶정말 그런 거 하나도 못 느끼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제가 원하는 것 제가 좋아하는 작품만 해 왔었는데. 지금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좋은 작품을 빨리 만나서 보여줘야겠다. 이 시점을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는 더 열심히 대중에게 어필하고 그런 생각이다.

'최고의 사랑'은 사실 처음 잘 된 작품이다. '형수님은 열아홉' 이후에 드라마로는 처음 인정받는 작품이라 신기하다. 배우가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한다고 인정받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항상 숨어왔는데 이제는 숨지 않으려고 한다.

-숨지 않겠다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의미심장한 말 맞다. 나는 늘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모든 인터뷰에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지겹도록 말했다. 진짜 그런 마음이다. 어떤 감독님은 그 말밖에 할 줄 모르냐고 놀리기도 했다. 저는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 내 나이에 열정을 불태우고 싶고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하고 싶다. 지금은 평가를 못 받더라도 나중에 10년 20년 뒤에도 얘가 어떻게 왔나 돌아보면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만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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