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간접광고, 이게 최선입니까?"

[시크릿가든의 경제학 집중분석]PPL분석

김건우 기자 / 입력 : 2011.01.20 09:11 / 조회 : 5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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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시크릿 가든, 시청률 35.2% 신화. '주원 앓이', '라임 앓이'로 불리는 드라마팬들만의 얘기로 끝내버리기엔 빈 자리가 너무 크다.  시크릿가든이 남긴 건 아쉬움만이 아니다. 수많은 간접광고(PPL)와 협찬으로 꾸며진 이 작품은 수많은 제품들의 이미지를 대중의 머리와 마음에 심어놓았다. 세계적 문화코드인 '사랑'으로 전세계 10여개국으로 수출되는 이 드라마. 시크릿가든이 남긴 경제적 가치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에서 집중분석해본다.  

"시크릿가든' 간접홍보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김주원은(현빈 분) 자신 있는 표정으로 "나무 한 그루, 바위 하나도 훼손 없이 저 김주원의 손으로 지었다"며 '비송 리조트'를 홍보한다.

'비송리조트'는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주원이 차세대 동력으로 꼽는 사업이다. 김주원의 대사처럼 삼신할머니의 '랜덤' 덕에 부모 잘 만나 세상 편하게 산 남자가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순간이다. 드라마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비송리조트'는 리솜리조트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제천 리솜 포레스트'의 간접광고다.

SBS '시크릿가든'은 35.2%의 시청률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시크릿가든'은 지난해 간접광고를 허용하는 방송법시행령이 개정된 뒤 간접광고(PPL)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로 재미를 주는 동시에 다양한 광고를 직간접적으로 삽입해 광고주에게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대중들에게는 즐거움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동안 PPL은 배우들이 상표가 두드러진 주스를 마시며 효과를 직접적으로 홍보하거나, 특정 점포를 찾아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많았다. 그러나 '시크릿가든'은 자연스럽게 스토리라인에 삽입되는데 중점을 뒀다. 무리하게 PPL을 삽입했다가는 역효과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백혜주 화앤담픽처스 기획이사는 "작품 속에서 이른바 '쌩뚱맞은' PPL이 아니라, 광고주들에게 이익을 주면서 스토리에 녹일 수 있도록 했다"며 "실제 PPL의 대부분이 리조트나 호텔 등 촬영 '로케이션'위주로 이뤄진 점도 전략적으로 맞았다"고 밝혔다.

◆리솜 리조트, 몽벨…PPL효과 '짭짤'

'시크릿가든'은 과거 KBS2TV '신데렐라 언니'와 같이 드라마 줄거리에 협찬하는 기업의 특징을 녹이는 방식을 취했다. 스토리 안에 다양한 이벤트로 광고주들에게 보다 높은 광고효과를 준 점도 눈에 띈다.

제작진도 방송사가 지급하는 제작비 외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편법적인 PPL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졌다. 1년전 기획단계부터 PPL을 충분히 고려해 준비함으로써 콘텐츠의 질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확보하는 이중의 효과를 얻었다.

간접광고의 최대 수혜는 리솜 리조트그룹을 꼽을 수 있다. 리솜리조트는 주원과 라임(하지원 분)이 눈빛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확인하고, 오스카(윤상현 분)가 윤슬(김사랑 분)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배경으로 등장, '시크릿가든 촬영지'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리솜리조트는 그동안 KBS2TV '두 번째 프로포즈' SBS '마이걸' 등에 장소협찬을 했지만 '시크릿가든' 이 가장 높은 효과를 본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시크릿가든'에는 서울 본사와 덕산 리솜 스파캐슬, 제천 리솜 포레스트가 전체 20회 분량의 1/3에 달하는 6회에 걸쳐 등장했다. 주원과 라임이 눈빛 키스를 주고받았던 곳은 분양가가 약 1 억 7000만원에 달하는 곳으로, 리솜리조트가 현재 분양 중인 '제천 리솜포레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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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김주원은 "쉬겠다고 다녀온 휴가인데 더 피곤했을 때가 많으셨을 겁니다.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힐링리조트는 없을까. 그런 이유로 건설했다"고 말한다. 이는 '리솜 포레스트'가 추구하는 모델을 대사에 인용해 담은 것으로, 장소 협찬 조건에는 없었지만 광고주를 위한 제작진의 배려였다.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분양상담이 120% 늘었고, 리조트 이용문의는 3배 넘게 증가했다. 덕산 리솜스파캐슬의 '천천향'은 일일방문객이 거의 하루 평균 1만 5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꾸준히 방문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리솜리조트 관계자는 "철두철미한 성격의 주원이 직접 리조트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었다"며 "드라마가 아시아에서도 흥행에 성공할 경우 한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S네트웍스의 계열사인 오디캠프의 산악브랜드 '몽벨'은 '시크릿가든'에서 직접적으로 브랜드 이름을 노출시키며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극중 오스카의 팬사인회, 길라임 김주원 임종수(이필립 분)가 등산을 할 때 입었던 등산복과 장비가 모두 몽벨의 제품이다. 하지원 윤상현 이필립은 극중 3회 이상 제품을 착용했고, 라임과 오스카의 암벽 등반 장면에서는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소재로도 활용됐다.

산악인들에게 이름을 높았던 몽벨은 '시크릿가든'을 통해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70여 개 매장에서 매출이 상승 했고 하지원이 입었던 제품은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또 LG전자 휴대폰의 문자 수신음 문자수신음 '문자왔숑'은 극중 라임이 문자가 왔을 때 이를 따라 불러 관심을 끌었다. 또 주원은 '옵티머스원'의 캐릭터인 스머프 어플리케이션을 사용,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을 웃음으로 표현했다.

이밖에 {IHQ}가 투자한 카페베네도 연인들의 대화장소로 수차례 주목을 받으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주원이 탔던 BMW의 Z4 35is도 대한민국 상위 0.01%가 타는 차라는 이미지와 함께 구입 문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량의 가격은 9590만원에 달한다.

PPL 삽입을 둘러싸고 논란도 불거지는 게 사실이다. 증권가에서는 '복지부로부터 협찬금 1억5000만원을 받고 금연 캠페인을 3회 해주는 것으로 약속했는데 금연분을 2회 밖에 못 넣자 출산장려분을 넣어서 라임이가 세 아이를 낳았다'는 루머들도 떠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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