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고현정·'무도'엔 시청자가 훈계·교화의 대상?

김겨울 기자 / 입력 : 2011.01.02 14:33 / 조회 : 3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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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고현정과 최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히는 MBC '무한도전'이 지금의 자신들을 있게 한 시청자들을 마치 훈계와 교화의 대상처럼 여기는 듯한 발언 및 내용을 선보여, 새해 벽두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새벽 2010 SBS 연기대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SBS '대물'의 고현정.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던 '자이언트'의 이범수와 정보석, '시크릿가든'의 하지원 등을 물리치고 고현정은 대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수상 직후부터 지난해 MBC '선덕여왕'의 미실로 대상을 탔을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여기에는 고현정의 수상 소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고현정은 무대에 오르자마자 "다들 저만큼 기뻐하시리라 생각 된다"는 말을 했다. 수상하지 못한 다른 동료 연기자들에 대한 배려는 찾기 힘들었다.

이어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나왔다"고 말한 것까지는 '대물'의 서혜림을 연상케 하는 유머라 해도 좋았다.


하지만 "우리가 드라마를 만들고 연기하고 모든 스태프들이 작업을 참여할 때 그 결과물이나 과정은 참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과정을 잘 모르는 분들은 '이 배우가 어떻고, 저 배우가 어떻다'며 시청률 가지고 함부로 이야기 하는데 그러지 말아 달라"고 했던 발언은 논란을 낳고 말았다.

방송 전문가들이 아닌 시청자들을 훈계하는 듯한 이 말은 여러 사람들에 유쾌함 보다는 불쾌함을 주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대물'에서 국민들의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서혜림은 과연 어디로 갔는지.

게다가 요즘 시청자들은 드라마들을 시청률로만 판단하지 않는다. KBS2TV '성균관 스캔들'이나 SBS '닥터챔프' 등 시청률이 다소 낮아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명품 드라마'라 칭송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고현정은 우선 자신을 사랑하고 선택해줬던 시청자들게 최소한 예의를 지켰어야 마땅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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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 역시 고현정의 발언을 떠올리게끔 했다. 초반 '2010 연말정산 뒤끝공제'라는 타이틀로 항간에 떠돌고 있는 '무한도전' 위기설에 대해 실체를 조명한다고 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패널 선정부터 무한도전 위기설에 대한 실체를 파악해가는 방법까지, '자위적 방송'으로 씁쓸함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평소 박명수의 팬이라는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의 발언이나, "예능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김성원 MBC 작가의 말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100명으로 구성된 대학생 VJ들이 직접 서울과 경기 지역 곳곳을 뛰어다니며 조사했다는 '시청자 프로그램 동향 조사' 결과는 '무한도전'의 시청률 하락에 대한 변호였다는 지적이 높다.

총 306대의 TV를 조사했다는 이번 결과는 가정집과 공공장소 등으로 나눴다. 가정집에서의 결과는 52가구 중 29가구가 '무한도전'을 보고 있었다. 동시간대 절반이 넘는 수치다. 나머지 가구들이 SBS '스타킹'과 KBS2TV '천하무적 야구단', 그리고 KBS 1TV와 케이블 TV를 보는 시청자들로 나눠진 것이다.

공공장소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울역 등에 놓여진 28대의 TV 중에 13대, 찜질방에서 4대 중 2대,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8대 중 5대가 '무한도전'을 방영하고 있다. 도대체 '무한도전'의 표본 조사가 2000여 가구가 참여하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 등 시청률조사기관보다 정확할 수 있을까.

이에 이날 '무한도전'은 자성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화자찬' 성격이 짙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 마지막은 딴지일보 총재 김어준과의 전화 연결이 장식했다. 그는 "'무한도전'은 계속 변화하고 도전하고, 그런 도전정신이 때로는 안 웃겨도 좀 어설퍼도 기꺼이 다음을 기다려줄 수 있다"며 "비판할 게 자꾸 없다는데 왜 자꾸 비판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무한도전'은 6년 간 살아남은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전에도 KBS2TV '해피선데이-여걸 식스'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경규가 간다' 등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많았지만, '무한도전'은 독보적인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아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지난 6주 간 동시간대 프로그램인 SBS '스타킹'에게 시청률에 패했다. 이에 대해 젊은 층들이 주로 보는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DMB나 프로그램 다운횟수까지 종합해야한다는 의견 및 은근한 칭찬 일색의 발언보다는,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초심을 보였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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