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수 "'슈스케2', 기성가요계 큰 파장 있을것"(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10.25 09:48 / 조회 : 7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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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조영수 ⓒ최용민 기자 leebean@


저작권료 수입 1위의 히트 작곡가. 한국들 대표하는 스타 작곡가 조영수에게 최근 또 하나의 타이틀이 생겼다. 바로 Mnet '슈퍼스타K2'의 본선 음악감독.


지난해에 이어 '슈퍼스타K'를 방송하는 Mnet은 프로그램의 질과 공신력을 위해 그에게 삼고초려 가까운 공을 들였고, 결국 그는 '슈퍼스타K2'에 참여했다.

조영수는 톱 11이 선발된 뒤 프로듀서로서 각 지원자들의 노래를 책임졌고, 최후의 2인 허각과 존 박은 조영수가 작곡한 '언제나'를 마지막 지정곡으로 부르며 경합을 벌였다.

그는 지난 22일 허각이 최종 우승자가 된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 오랜만에 편안하게 잠을 잤다. 이후 불거진 '언제나'의 표절 논란은 그를 가슴 아프게 했지만, 조영수는 '슈퍼스타K2'가 기성 음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며 담담히 소감을 전했다.

-드디어 '슈퍼스타K2'가 끝났다.


▶그간 너무 힘들었다. 그것 때문에 다른 녹음을 미뤄놔서 한참 녹음을 하고 있다.

-시원섭섭한 기분이겠다.

▶아주 시원섭섭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런 마음인 줄 몰랐다. 그런데 정이 많이 들어서 떨어진 친구에게는 괜히 미안하고 마음이 좀 그랬다. 어쨌든 한 명만 우승이니까.

-처음 참여한 건 신인 발굴에 흥미를 느껴서였나?

▶거기까진 생각 못했다. 당시 녹음을 해야하는 가수가 많았다. 일단 참여하는 바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거절도 했었고, 여러 번 조율을 했다. 하다보니까 저도 작업에 푹 빠지게 되더라.

그렇게 관심이 많은데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웃음) 저만 '후지면' 안되지 않나. 제가 돋보일 수도 없고, 돋보여서도 안 되는 자리지만 그래도 저 때문에 퀄리티가 떨어지면 안 되지 않나. 그게 스트레스였다. 매번 한 명씩 떨어지면 인터넷에서 저를 탓하는 경우가 있었다. 다 잘 되게 하려고 했는데 그럴 때 참 가슴이 아팠다.

-촉박한 시간에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생방송 첫 미션 11곡 리메이크가 가장 그랬다. 방송 이틀 전에 선곡이 돼 왔다. 11곡을 편곡하고 가르치는데 제일 힘들더라. 그때 또 윤건씨가 (트위터로) 뭐라고 하지 않았나. 물론 듣는 사람 입장에서 안 좋을 수 있는데, 편곡이 '성의없다'는 말이…. 기타 세션도 사비로 부르고 열심히 했는데 좀 야속했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

-우승자는 예상했나?

▶마지막까지 몰랐다. 그리고 11명 모두의 노래에 참여하는 입장에서 안배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모든 도전자가 공평하게 최적의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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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슈퍼스타K2' 마지막 무대에 오른 톱 11 진출자들 ⓒ양동욱 인턴기자 dwyang@


-맨 마지막 '언제나'를 허각과 존 박에게 줄 때도 예상을 못했나.

▶아무래도 신곡이지 않나. 처음에 곡을 쓰고 할 때는 기본적으로 보컬 잘 소화하는 사람, 테크닉이 좋은 사람 쪽이 유리하지 않을까 했다. 허각이 유리할 것 같아 편곡 때는 존박에 더 신경을 썼다. (지난해 결승 지정곡인) '부른다' 역시 서인국에게 더 맞는 노래라는 평가가 많지 않았나. 그런 이야기가 듣기 싫어서 더 그랬다. 당일까지도, 현장에 갔을 때도 누가 우승을 할 지 정말 몰랐다. 다만 그날 방송에서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우승하겠구나 하고 봤다.

-허각의 사실상 데뷔 첫 곡을 작곡해준 셈이 됐는데.

▶기분이 묘했다. 처음 곡을 들려주고 연습하며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 '슈퍼스타K2'가 반응이 너무 좋지 않았나. 밥 먹으러 가도 다 그 이야기고, 부담도 많이 됐다. 저는 뒤에 완전히 가려진 사람이고, 사람들은 두 친구들을 보는데 저 때문에 혹시라도 방송에 누가 되지 않을까 해서.

곡을 쓸 시간도 없고. 둘이 남은 다음부터 곡을 써야 해서 항상 긴장했다. 대부분 장재인과 존박이 남을 거라 해서 저도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바뀌고 나니 곡 문제가 급해졌다. 노래를 잘 해주니 굉장히 뿌듯했다. 특히 무대 앞에서 현장에서 제 노래를 부르고 99점 맞고 그럴 때.

-'언제나'가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가슴이 아프다. 이번 '슈퍼스타K2'를 하며 가장 아프다. 대중적인 코드를 썼는데, 마침 가사가 똑같이 '언제나'로 시작해서 더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멜로디가 비슷한 것은 한 마디인데, 수많은 가요를 모두 잘라서 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면 논란을 피할 노래가 거의 없을 거다.

너무 민감한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곡인지 알기 때문에 마지막 2인이 남은 것을 확인하고 며칠 밤을 새워 곡을 썼는데 결과적으로는 이런 일이 있어 허각에게도 미안하다. 그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

저희 회사에 작곡가가 7명이 있다. 표절 논란과 같은 일들이 너무 싫어 다른 작곡가들과 서로 노래를 들어보고 의견을 교환하고 수정을 한다. 이번 노래 또한 마찬가지 과정을 거쳤다. 결코 표절이 아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이)승철이 형에게 개인적으로 고마운 건, 마지막 '언제나'를 심사할 때 '노래 좋네요'라는 말로 시작을 했다. 그 때 정말 고마웠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승철이형이고, '그런 사람 도 없습니다' 뒤로 연락도 못 드리고 해서. 더 좋았던 건 무대 시작할 때 존 박이랑 허각이 제가 맨 앞에 있으니까 저를 보면서 인사를 하더라. 그 때는 눈물이 왈칵 했다. 뿌듯하고 그랬다. 하길 잘했다 생각도 들고.

윤건의 언급 그런 거 때문에 처음 트러블이 있어서 제게는 더 자극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만회하자는 생각이 있어서 가르치고 편곡하고 더 열심히 했다.

-성장이 가장 뿌듯했던 도전자는 누구였나.

▶허각이라는 친구가 1등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그런데 무대를 하면 할 수록 잘 하는 거다. 처음엔 R&B나 발라드만 잘 하는 줄 알았는데 '하늘을 달리다' 노래할 땐 '이런 것도 잘하는구나' 해서 깜짝 놀랐다.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더라.

사실 11명 친구들 모두가 예선 때 봤을 때보다 실제로 봤을 때 끼나 실력이 상당했다. 겁도 없고 단단하더라. 17살짜리 박보람도 당찼다. 내가 다른 오디션도 많이 보는데, 다들 오디션에서는 떨고 그렇지 않나. 그런데 다들 할 말 다 하고, 궁금한 건 물어보고, 당당하더라.

-'슈퍼스타K2'가 기성 가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나.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굉장히 큰 영향이 있을 것 같다. 강승윤 음반 나온 것만 해도 1위를 하지 않았나. 이런 것들이 1회성 때문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정말 노래가 듣기 좋았고, 그러니까 음원을 사는 거고, 때문에 1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아이돌 세상에서 노래 좋아하고 다양한 음악을 하는 애들이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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