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시청률 70%의 사나이' 될까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입력 : 2010.08.3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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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소속사 제공


흔하디 흔한 속담 중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말이 있다.

열심히 나무를 키워보지 않아서 떡잎만 보면 잘될지, 말지 딱 알아보는 재주는 없지만, 인재는 확실히 티가 나긴 하는 것 같다. 어릴 적 예의바르던 친구는 지금도 예의바르며, 어릴 적 그림에 재주가 있던 친구는 지금 디자이너가 되었으며, 어릴 적부터 연애 잘하던 친구는 인기녀가 되더라, 하는 경험만 봐도 그 속담이 딱 맞는 것 같다 이 얘기다.


그런데 이건 방송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인 시절 만난 연예인 중에, ‘아, 저 친구는 참 괜찮다. 예의바르다. 지금만 반짝이 아니라 나중에도 꽤 잘될 것 같다’ 싶으면 진짜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 인물 중에 딱 기억나는 사람이 바로 이승기다. 누난 내 여자라며, 매일매일 노래부르던 순진한 소년을 토크쇼에서 만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녹화 전에 이승기를 만나서 인터뷰하게 됐다. 미리 이런저런 주제에 대해서 얘기할 걸 준비해오면 될 거라는 얘기는 매니저를 통해 전달된 상태였다. 녹화 날 대기실에서 만난 그가 뭔가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그건 A4용지2~3장에 빽빽하게 자신이 할 이야기를 적어둔 종이였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준비한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작가누나. 이 얘긴 어떤지 들어보세요.’하며 토씨하나 빼지 않고 열심히 준비한 얘기를 시작했다. ‘승기씨, 그런데, 왜 그 때 그랬던 건가요? 그 부분이 궁금해서요’라고 물으면 그 부분에 대한 보충 대답을 했다. 그랬을 때, 작가 입장에서 ‘아, 승기씨, 그 부분을 얘기해주면 더 좋을 거 같아요.’라고 중간중간 몇 번 이야기를 했더니 그 특유의 예의바른 목소리와 표정으로 ‘아~ 그게 좋겠네요.’ 대답하고 녹화에 들어갔다.


그런데 놀라웠던 건 대기실에서 나눈 이야기와 자신이 빡빡하게 준비해온 이야기를 정확하게 기억해서 전달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신인들이 방송에 들어가면 일명 ‘울렁증’으로 자신이 하려고 했던 이야기들도 잘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겐 전혀 그런 모습이 없었단 얘기다.

그런 그를 보면서 느낀 건 ‘참 똘똘하다’라는 것과 ‘정말 노력파구나. 대충대충 하지 않는 연예인이구나’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의 그를 보면서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맞다란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얼마 전에 '강심장'에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팀과 출연했을 때 신민아가 했던 이야기 기억하시는 분들 꽤 있으리라. 대본 연습할 때 자신의 연기를 항상 녹음기에 녹음하고 집에 가서 다시 들으면서 연습한다는 증언 말이다. 그 얘길 들으면서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신인시절 빼곡하게 몇 장의 종이에 자신이 할 얘기를 준비해왔던 모습이 지금도 변치 않았구나’싶으면서.

연습생 시절 역시 노력파였단다. 그의 사무실이 비, 원더걸스를 배출한 JYP엔터테인먼트와 보아, 슈퍼주니어가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의 중간지점에 있어서, 양쪽 사무실의 연습실 불이 꺼지기 전까지 불을 끄지 못하고 연습했다고 하니, 그 때부터 그의 ‘노력+근면+성실’의 모습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 단순히 ‘그까이꺼 노래 좀 필로 하면되지’ 해서 그냥 ‘누난 내 여자니까’라며 내지른 게 아니었다 이 얘기다.

반듯한 가수에서 이젠 CF의 황제에, 1박2일, 강심장 MC으로 ‘시청률 40% 사나이’라는 애칭의 이승기, 이번에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의 주인공으로 과연 시청률 70 % 사나이가 될 수 있을까? 아직은 경쟁 드라마가 빵 부풀듯이 빵빵 터지는 시청률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아직 초반이니, 그 결과는 좀 더 기다려봐야겠다. 하지만, 언제나 노력하는 이승기는 시청률에 상관없이 늘 연구하고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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