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인디음악도 '한류'…장기하-크라잉넛 등 亞진출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0.08.25 11:03 / 조회 : 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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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보드카레인, 크라잉넛(왼쪽위부터 아래로)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평가받던 인디 음악이 홍대를 떠나 해외로 무대를 옮긴다.


그동안 개성 넘치는 무대와 음악으로 소리 없이 신드롬을 이끌었던 인디 밴드들이 하나둘씩 활발한 해외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 획일화된 가요계의 대안이란 평까지 얻으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인디 음악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해외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해 인디음악의 ‘낯설음’은 신선하게 대중 속으로 침투했고, 독특한 노랫말과 음악은 곧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제시해 온 만큼 대중음악계의 기대도 크다. 국내 인디음악이 ‘그들만의 리그’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할 만한 시선을 받게 될까.

가장 먼저 장기하가 스타트를 끊는다. 지난해 사회의 구석구석을 재조명한 노랫말과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장기하와 얼굴들은 오는 10월 일본에서 음반을 발매하고 현지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 장기하의 일본 활동은 소속사 내 일본 사업 본부의 도움이 컸다. 올초 장기하 소속사 붕가붕가 레코드가 일본 뮤지션 도쿠마루 슈고와 작업하면서 시작한 해외 음반 사업이 본격적인 일본 활동의 발판이 된 셈이다.


장기하의 일본 진출을 알리는 타이틀 곡은 ‘싸구려 커피’와 ‘별일 없이 산다’로 장기하와 얼굴들은 10월 1집을 출시한 뒤 11월부터 현지 공연 활동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 가수들의 해외 활동이 현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장기하는 철저히 한국식의 음악과 분위기로 해외 팬들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소속사 관계자는 “장기하 특유의 공감어린 노랫말이 외국에서도 통할 것이며, 한국적인 느낌의 실험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라며 “장기하 특유의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와 음악들이 큰 이슈를 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인디 밴드들과의 구체적인 프로젝트도 계획돼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홍대를 기점으로 한 40여개의 인디 레이블들이 뭉친 서교음악자치회(인디제작자연합회)의 첫 해외 프로젝트.

세 달에 한번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대표 인디밴드들이 합동 공연을 교차로 펼칠 계획으로 서교음악자치회는 약 18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일본의 대표적인 인디기획사인 ‘바운디’와 파트너쉽을 체결, 11월 ‘서울 도쿄 사운드 브릿지’라는 브랜드 공연을 런칭할 예정이다.

예를 들면 한국 무대에 일본 밴드가 게스트로 출연하고, 일본 공연장에 한국 밴드가 나란히 서는 식이다. 중국 측과도 긍정적인 의견이 오가고 있다. 최근 록 음악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대변하듯 중국문화예술유한공사는 한·중·일 록페스티벌의 한국 파트너로 '서교음악'을 선택하기도 했다.

서교음악자치회장 최원민 대표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지속적이면서 체계적인 해외 교류를 위한 루트를 찾을 것이다”라며 “아시아 전체적으로 인디 시장에 대한 새로운 채널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시아 시장을 하나로 묶어 윈윈 효과를 거두겠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이번 공연의 목표는 홍대 인디음악 전체를 아우르는 '서교'란 브랜드를 하나의 레이블로 두고 세계와 소통하겠다는 것. 현재 '서교 음악'에 소속된 장기하, 크라잉넛, 노브레인, 보드카레인 등 국내 뮤지션들과 일본 측과의 합동 교차공연 방식으로 파트너쉽을 이루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독특한 재미와 이색적인 느낌이 공존하는 인디 음악에 대한 관심은 일본, 중국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각 나라의 대중음악계 불황에 맞서는 대안이 될 것이란 가능성을 이미 예감하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인디음악이 갖는 독특함은 마니아들만이 열광하던 '그들만의 리그'를 넘어 대중 음악의 한 영역을 구축하며, 가요계에 신선함을 안겨줬다. 홍대 인디신의 '특별함', 국내 시장을 넘어 전세계를 무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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