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 "100억 장담"한 의류브랜드 소리없이 '폐업'

의류브랜드 '식스투파이브' 1년 4개월만에 문닫아

뉴시스 / 입력 : 2010.07.3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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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28·정지훈)가 “내 의류브랜드로 2009년 매출 100억원을 예상한다”고 장담한 ‘식스투파이브’(6to5)가 지난달 말 간판을 내렸다.

비의 매니지먼트사인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제이튠크리에이티브가 만든 옷 상표다.


제이튠크리에이티브는 2008년 2월 설립된 패션&디자인 업체로 자본금 규모는 29억8556원이다. ‘연매출액 100억’은 비가 2008년 12월 일산 KINTEX에서 열린 ‘식스투파이브’ 패션쇼에서 밝힌 규모다. 그러나 브랜드 론칭(2009년 2월) 1년4개월만에 셔터를 내리고 말았다.

‘식스투파이브’는 비를 앞세워 전국의 롯데·신세계백화점 10여곳에 입점하고 10여개 대리점과도 계약했다. 신생 브랜드가 백화점으로 들어간 것도, 1년 만에 사라진 것도 이례적이다.

패션계는 “백화점에 입점하려면 브랜드 인지도를 비롯해 매출이나 수출실적, 경쟁력 등이 있어야 한다. 매출이 좋지 않으면 퇴출당하기도 한다”며 “식스투파이브의 백화점 입점에는 비의 인맥이 작용한 것”으로 봤다. “비가 디자이너라며 얼굴을 내민 것은 쇼”라고 짚었다.


론칭 당시 비 측은 “국내외 패셔니스타로 사랑받아온 비가 전폭적으로 참여해 설립된 기업이다”, “비는 이름만 앞세운 기존의 스타마케팅에서 벗어나 자본 투입은 물론 직접 디자이너로 참여한다”, “감각적인 의류와 디자인 소품을 선보인다”며 호객했다. 아울러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각국의 기업들에서 라이선스 문의가 쏟아진다”고 알렸다. 그러나 이 브랜드의 해외 판매실적은 없다.

‘식스투파이브’의 투자자인 D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4월 비를 고소했다. D사는 “2008년 패션 사업을 위해 설립된 제이튠크리에이티브에 20억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 또 비가 모델료 명목으로 20억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D사는 2008년 4월 유상증자를 통해 20억원을 제이튠크리에이티브에 투자했다.

관계자 A에 따르면, 계약 당시 제이튠크리에이트브는 D사에게 ‘식스투파이브’의 남녀 면바지 국내외 판매수익금을 3년간 보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브랜드는 해외 수출은 물론 라이선스도 없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제이튠크리에이티브 관계자 B는 “D사에 국내외 판매권이 아닌 생산권만 보장해줬다”고 반박했다. “정산이 안 된 것은 맞지만 초기 투자비용 등이 많이 들어가 배당할 금액이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제이튠크리에이티브를 설립할 때의 지분은 제이튠엔터 42.91%, 제이튠엔터와 크리에이티브의 대표인 조동원씨가 2.86%, 비가 27.05%를 보유했다. D사는 14.3%였다. 비는 보통주식 9억4500만원을 투자했으나 가장납입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제이튠크리에이티브는 비의 아버지 정기춘씨가 최대주주인 제이튠캠프와 같은 건물을 사용 중인 ㈜○○, 그리고 ㈜○○○ 등 3곳에 수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적으로 이해관계가 없는 이들 회사와 거래하면서 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도 나돌고 있다.

A는 “비는 자본금 29억8500여만원 중 식스투파이브 오픈 전 모델료 명목으로 22억5000만원을 가져갔다. 모델료를 지불한 뒤에도 비의 밴 차량 지원비 및 활동비 등에 수억원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TV는 물론 라디오, 신문광고 한 번 한 적 없는 비다. 실질적으로 비가 참여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비 측은 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한 두 차례 패션쇼를 벌였고, 각급 매체에 보도자료를 돌렸다.

비가 디자이너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폭로도 있다. 제이튠의 전 직원은 “비는 디자인에 대한 지식은 물론 관련 디렉터를 한 적이 없다. 가끔 얼굴 한번 비치는 게 전부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B는 “비는 디자이너로 참여했다”고 부인했다. “디자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두 가지다. 패션업체를 통해서 기술을 얻는 것과 연예인 생활을 통한 경험에서 나온 기술이 있다. 비는 후자로 도움을 줬다. 콘셉트 회의는 물론 원단 회의 등에도 모두 참여했다.”

이어 “식스투파이브는 현재 유통라인이 좋은 MCM에 위탁했다. 브랜드가 살아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시켜서 다시 론칭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성주D&D MCM은 지난달 ‘식스투파이브’의 재고상품을 60~70% 할인판매하는 고별전을 열었다.

한편, 제이튠엔터테인먼트는 작년 6월23일 ㈜코어포올에 제이튠크리에이티브의 보통주식 30만주(지분율 42.91%)를 주당 1만3333원(총 40억원)에 양도했다. 브랜드 오픈 4개월 만에 대주주가 주식을 다른 회사에 팔아넘긴 것이다.

D사는 비에게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검토 중이다.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조동원·김윤철 대표이사 등은 출국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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