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가 미국에선 '영웅'이라는데

신희은 기자 / 입력 : 2010.02.22 14:37 / 조회 : 8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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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최고의 선수로 자리를 굳힌 아폴로 안톤 오노(28)를 바라보는 한국 팬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2002년부터 시작된 악연에 일찌감치 한국 팬들의 눈 밖에 난 오노의 상승세가 눈에 띄는 탓이다.

오노는 3번의 올림픽 출전, 7개 메달 획득으로 오노는 미국 신기록을 경신, 쇼트트랙 영웅으로 화려하게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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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첫 출전해 쇼트트랙 1500m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한국 김동성의 실격을 이끌어내 금메달을 낚아챘다.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은 금메달을 확인하고 태극기를 들었던 김동성을 좌절케 했다.

당시 오노에 대한 한국 팬들의 반감은 스포츠 장르를 넘나들었다.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골 세러머니로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을 흉내 내 비판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노는 김동성에게서 빼앗은 금메달에 이어 1000m 은메달을 획득하며 쾌재를 불렀다. 2002년에 이어 오노의 올림픽 연속 출전은 그에게 계속해서 메달을 안겼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오노는 500m 금메달, 1000m, 50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3회 연속 출전 대회인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오노는 또 한 번 어부지리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쇼트트랙 1500m 결승 경기에서 앞서가던 성시백과 이호석이 충돌해 넘어지자 바로 뒤따르던 오노가 메달권에 오른 것.

오노는 경기 직후 "이번에도 한국선수가 실격을 당했으면 한다"고 발언해 한국선수끼리 충돌로 메달 2개를 한꺼번에 놓친 한국의 팬들을 울분에 빠뜨렸다.

한국 팬들에게는 '지긋지긋한 원수' 오노는 올림픽 3차례 출전으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등 통산 7개의 메달을 획득해 미국 신기록을 경신, 명실상부한 동계올림픽 영웅이 됐다.

일각에서는 오노를 "승부사이기보다는 '연기'에 능숙한 스포츠맨"이라며 "평소 스포츠 자선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선행도 많이 하지만 기록에 대한 욕심이 좋지 못한 경기 습관을 낳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노는 한 외신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어떤 기록을 세우려는 생각은 결코 없다"고 잦은 반칙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수많은 논란을 뒤로한 채 오노는 이번 올림픽 500m, 5000m 계주 경기에서 추가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한국 팬들은 '영웅' 오노의 도전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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