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산부인과' 측 "다운증후군 관련 오해 죄송"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02.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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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의 한 장면 <사진=SBS>


SBS 수목극 '산부인과'(극본 최희라 연출 이현직, 최영훈)제작진이 다운증후군증세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3일 '산부인과' 1회에서 극중 톱스타 윤진(현영 분)은 "다운증후군이 가족력이 있다"는 식으로 말했고, 이에 방송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논란이 일었다.


'산부인과'제작진은 5일 오후 드라마 공식홈페이지에 "다운증후군 가족 분들께 아픔을 드리고 피해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제작진은 그러나 "다운증후군이 가족력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드라마 속 다운증후군은 일반적인 다운증후군과 다른 것"이라면서 "의학적 자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효과를 넣다보니 오해가 생겼다. 대다수의 다운증후군은 유전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은 재방송부터 삭제 하겠다"며 "의학적인 부분을 다루는 만큼 여러 부분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좀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제작진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사과 및 해명전문

안녕하세요. '산부인과' 제작진입니다. 극중 1부 윤진(현영 분)의 대사 중 다운증후군 가족력이 있다는 부분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저희 제작진에서는 무엇보다 이 장면으로 인해 다운증후군 가족 분들께 아픔을 드리고 피해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저희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운 증후군의 경우는 일반적인 인식의 다운 증후군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를 설명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상적인 염색체의 수는 46개입니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의 유전자가 3 copy 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다운증후군의 대부분(95%) 는 엄마의 생식세포가 감수분열을 하면서 21번 염색체가 분리되지 않아 태아에게 21번 염색체가 3개가 되어 총 염색체수가 47개가 되어 발생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5%는 모자이씨즘 (mosaicism) 이나 염색체의 전위 (translocation) 에 의해 발생합니다.

여기서 윤진과 윤진의 엄마는 둘 다 로버트소니안 전위(Robertsonian translocation) 가 있어 염색체의 수가 45개 (정상은 46개) 이지만 염색체 실질적인 유전자는 정상이기 때문에 외형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는 정상인입니다. 이러한 상태를 보인자(carrier) 라고 합니다.

이러한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여자는 다운증후군 아기를 낳을 가능성이 15% 정도로 높습니다. 이들에게서 태어난 다운증후군 아이는 염색체의 수가 46개이지만 21번 염색체의 유전자가 3 copy 이기 때문에 다운증후군을 나타내게 됩니다.

또한 자기와 같은 염색체 (염색체 수는 45개로 하나 적지만)정상인을 낳을 가능성이 약 30% 정도가 됩니다. 물론 염색체이상이 전혀 없는 정상인을 낳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윤진의 엄마는 자신은 정상이지만 다운증후군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높은 염색체 이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윤진의 엄마는 자신과 같은 염색체 이상을 가진 아이 한명 (윤진)과 다운증후군 아이 한명(윤진 동생)을 낳았습니다. 즉, 윤진의 엄마와 윤진은 모두 로버트소니안 전위를 가지고 있는 보인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운증후군의 가족력이 있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러한 설정이 의학적으로 드물긴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설정임을 제작진에서는 이미 의학 자문을 통해서 설명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한 요즘 이러한 상황은 예방이 가능합니다. 윤진의 동생이 다운증후군이기 때문에 당연히 염색체 검사를 했을 것이고, 거기서 윤진의 동생이 보통의 다운증후군이 아닌 특별한 다운증후군 (로버트소니안 전위) 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이러한 염색체이상을 보이는 다운증후군 아이의 부모는 염색체 검사를 꼭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윤진의 엄마가 자신이 보인자라는 사실을 알 것이고 윤진도 검사를 시켰겠죠. 윤진 자신이 보인자라는 사실을 안다면 드라마에서처럼 다운증후군을 늦게 알게되는 상황도 없겠지요.

최근에는 이러한 보인자가 임신을 원하면 시험관아이 시술을 해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에 배아에서 세포를 떼어내어 염색체 검사를 합니다. 거기서 보인자도 아니고 다운증후군도 아닌 정상 염색체형을 가진 배아를 자궁에 이식시키게 됩니다.

고전적인 보통의 다운증후군 (21번 염색체가 3개) 인 아이를 낳은 부모는 염색체 검사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절대 유전이 되지 않기때문이죠.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로버트소니안 전위에 의한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낳은 부모는 꼭 염색체 검사를 받아야합니다.

그러나 드라마 설정 상 윤진은 다운을 늦게 알았고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동생이 다운증후군이라는 설정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다운 증후군이 유전이 되고 가족력이 있다는 오해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장면을 재방분부터 삭제 방송하겠습니다.

극적인 내용을 전개하고 그림을 추리는 과정에서 이러한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지나가다보니 오해가 증폭되어 본의 아니게 많은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다운증후군은 유전되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경우라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합니다.

좋은 기획의도에서 비롯되었으나 제작진의 부주의함으로 이러한 마음이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리며, 의학적인 부분을 다루는 만큼 여러 부분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 산부인과 제작진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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