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꽃남'에 '빈티'나는 CG 논란

전예진 기자 / 입력 : 2009.01.13 12:07 / 조회 : 4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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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꽃보다 남자'


“제작비가 없어서 CG를 쓴다면 아예 넣지 말아주세요“

KBS 2TV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가 어색한 컴퓨터그래픽(CG) 삽입 등 미숙한 영상처리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최상류층 학교에 다니게 된 서민 금잔디(구혜선 분)와 ‘F4’라는 4명의 부잣집 아들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지난 5일 첫 방송 이후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는 기염을 토했다. 매 회마다 CG영상을 삽입했지만,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빈티’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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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꽃보다남자' 1회


1회에는 F4의 리더이자 글로벌 규모의 대한민국 대표재벌 ‘신화그룹’ 후계자 구준표(이민호 분)가 전용 헬기를 타고 등교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하지만 상류사회의 판타지를 보여줄 ‘럭셔리 왕자’의 등장은 초라했다. 실제 헬기 대신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해 어설픈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첫방송 후 시청자들은 “장난감 헬기를 진짜 헬기라고 우기는 건 곤란하다. 시청자 우롱 수준이다””헬기 수주가 안되면 차라리 리무진을 타고 등장하는 게 낫다””허접한 CG에 헛웃음만 나온다”는 반응을 보였다.

2회에서는 벌레를 무서워하는 구준표가 벌을 맞닥뜨리고 놀라는 장면에서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벌이 논란이 됐다. 시청자들은 “벌은 사람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치지만, 꼭 그 장면이 있을 필요도 없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며 ”원작에서도 주인공 도묘지 츠카사(한국판 구준표)가 벌을 무서워한 장면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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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꽃보다 남자' 수영장 오리 장면


이후 12일 3회 방송분에서 구준표가 금잔디를 놀라게 하려고 수영장에 오리를 풀어놓는 장면에서 CG처리한 ‘합성 오리’가 등장하자 네티즌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 파란 수영장 물 위에 ‘합성 오리’ 20여 마리가 동동 떠있어 부자연스러움을 더했다.

해당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근래 드라마 중 최악의 CG였다. ‘헬리콥터 장면’부터 면역을 길렀어야했다””오리 뜬 거 보고 제 일생 통틀어서 가장 통쾌하게 웃었다””순정만화인 ‘꽃남’이 명랑만화로 돌변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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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장 합성 오리' 장면 패러디 물


국내 최대 디지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꽃남’ 갤러리에는 ‘수영장 오리 장면‘을 패러디한 사진까지 등장했다. 한 갤로거는 이를 ‘오리의 난’으로 이름 붙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리 구하기가 그렇게 힘들었나. 이런 영상을 어떻게 수출하느냐”고 꼬집었다. 최근 가창력 논란으로 네티즌들의 몰매를 맞은 신인가수 오리(Ori)까지 등장시킨 패러디물도 나왔다.

‘꽃남‘ 제작진은 제작비가 모자라 CG처리를 했다는 의혹에 부인하며 “헬기장면은 헬기장을 구하고 헬기 사용 일정을 맞추는 게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합성 오리'에 대해서도 “실제 오리 10여 마리를 구해 현장에 풀었지만 카메라 앵글에 맞게 안 나왔다. 한 컷을 잡기 위해 하루 종일 걸리다보니 방송시간을 못 맞출 것 같아 CG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와 달리 촉박한 드라마 제작여건상 너그럽게 이해해달라“며 “앞으로 큰 CG장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처럼 신랄한 비판이 이어지는 것은 아시아에 불고 있는 ‘꽃남‘ 열풍이 한몫을 했다. ‘꽃남‘은 이미 성공신화를 만든 대만 일본판과 비교되는 동시에 제작 예정인 중국판 사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대만 일본 등 아시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인만큼 좀 세심하게 만들어달라””이 상태로 아시아로 수출되면 욕 많이 먹을텐데 나라 망신이다”면서 ”앞으로 중국판 ‘꽃남‘도 나온다던데, 긴장해야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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