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르엔 이 배우' 연말 대작 식상하네

'오스트레일리아''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지구가 멈춘날' 등 익숙한 영화 격돌

전예진 기자 / 입력 : 2008.12.08 09:36 / 조회 : 1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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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콜 키드먼, 브렌든 프레이저, 키아누 리브스


"오래된 식당, 익숙한 재료, 뻔한 조리법""니콜 키드먼판 '소떼와 춤을'"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가다. 지난달 26일 미국·호주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5위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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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물랑루즈(2001)'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즈 루어만 감독은 이 영화에서 최고의 여배우 니콜 키드먼(41)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할리우드에서 '살아있는 가장 섹시한 남자'로 꼽힌 휴 잭맨도 출연했다. '빵빵한' 제작·출연진만으로도 흥행은 보장된 셈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부진한 출발을 보인 이유는 뭘까. 영화 관계자들은 166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을 지적했지만, 더 큰 문제는 식상함에 있다.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의 예고편을 보면 영화 '파앤드어웨이(1992)''콜드 마운틴(2003)'의 니콜을 떠올리게 한다. 서부 모험극 장르도 비슷하지만, 시대적인 역경과 고난에 맞서 싸우는 자유분방하고 당찬 여성의 모습도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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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와 '콜드마운튼'의 니콜 키드먼


영화 '파앤드어웨이'에서 셰넌 역을 맡은 니콜은 조셉(톰 크루즈 분)과 도망치면서 닭털 뽑는 일용 노동자가 되는 등 갖은 고생을 겪는다. 영화 '콜드마운틴(2003)'에서도 남북전쟁 속에서 남군 병사 인만(주드 로 분)을 그리워하며 점점 강인해져간다.

이번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에는 남편을 찾아 편안하고 안전한 영국 저택을 떠나 호주 미개척지로 여행을 떠나는 영국 귀부인 새러 애쉴리를 연기했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남편이 남긴 유산을 지켜나가면서, 거친 소몰이꾼 잭 클렌시(휴 잭맨 분)와 신분을 넘어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다.

조금씩 내용은 다르지만, 니콜이 비슷한 역할로 다시 등장해 '뻔한' 스토리라는 첫인상을 심어줬다. 미국 로스엔젤레스타임즈는 지난 3일 "니콜 키드먼은 무비스타인가 박스오피스 패배자인가"라는 기사가 실었고, 국내 언론들도 '니콜 키드먼의 굴욕'이라며 초라한 흥행 성적을 비꼬았다.

이 영화 국내개봉은 오는 10일. 연말을 장식할 할리우드 대작들이 하나같이 '오스트레일리아'와 엇비슷한 요소로 제작돼 실망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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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와 '미이라'의 브렌든 프레이저


오는 18일 국내개봉을 앞둔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도 같은 장르에 같은 캐릭터의 배우가 출연, 줄거리를 짐작케 한다.

이 영화에는 '액션 어드벤처 전문배우' 브렌든 프레이저(40)가 출연한다. 영화 '미이라'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그는 모험 판타지 액션 코미디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다.

'미이라'에서 황금의 유물, 아들을 찾아 미이라와 사투를 벌였던 그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에서 지질학자인 트레버 역을 맡아 실종된 형을 찾아 아이슬란드로 떠난다. 책 속에 남겨진 암호를 단서로 목숨을 걸고 모험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미이라'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온 듯 하다.

지난 7월 미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3D입체영상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리얼D' 특수효과로 무장했음에도 '헬보이''핸콕'에 밀려 빛을 잃었다. 미국 관객들은 "결말이 예상가능하다. 브렌든 프레이저의 캐릭터에 너무 의존했다. 아이들에게만 재미있는 영화다"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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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미국 개봉, 24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도 이런 우려를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코드명J(1995)'와 '매트릭스'시리즈로 SF 영화에서 굳건히 자리매김한 키아누 리브스(44)는 이번에도 SF 액션 영화를 선택했다.

이 영화에서는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냉철한 외계인 클라투 역을 맡지만 점차 인간적으로 선하게 변모한다. 기계의 노예로 전락한 인류를 구원했던 '매트릭스'의 '네오', 악의 세력에서 세계를 구원하려 애쓰는 '콘스탄틴(2005)'의 퇴마사 역과 겹치는 모양새다.

영화마다 깔끔한 정장 차림을 입은 냉철하고 스마트한 남자 주인공의 이미지는 여전하다. 게다가1951년 개봉했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해 새로움이 없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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