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vs현실 美대통령의 딸들

전예진 기자 / 입력 : 2008.11.06 12:12 / 조회 : 7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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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바라 부시, 제나 부시, 첼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겐 항상 당돌하고 깜찍한 딸이 있다?"

제44대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그의 어린 두 딸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졌다.

최고의 지위와 명예를 거머쥔 아버지를 두고 드넓고 멋진 백악관의 저택에서 생활하는 호사를 누리게 될 이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예전부터 '대통령의 딸'은 영화 속 곳곳에서 비춰졌다. 영화 '대통령의 연인1995)''에어포스원(1997)' 등 수많은 영화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던 이들은 이후 주인공으로 비중있게 다뤄지며 주목받았다. 영화 '대통령의 딸(2004)' '체이싱 리버티(2004)'에서는 경호원을 따돌리는 적극적이고 당찬 역할로 출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2002)'에서 영화배우 임수정이 대통령의 외동딸 역을 맡아 반항기 어린 문제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과 미국을 막론하고 영화 속 단골소재로 다뤄지며 국민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통령의 딸. 현실 속 그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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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의 딸


먼저 하루아침에 '대통령의 딸'로 거듭난 버락 오바마의 두 딸을 살펴보자. 1992년 10월 결혼한 오바마는 아내 미셸 사이에 두 딸 말리아(10)와 사샤(7)를 두고 있다.

이들은 1961년 생후 2개월이던 존 F. 케네디 2세와 4살이던 그의 누나 케롤라인 케네디 슐로스버그, 1977년 9살이던 지미 카터 대통령의 딸 에이미와 더불어 어린 나이에 백악관에 입성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여느 대통령의 딸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오바마의 유세현장에 동행하며 주목받았다. 아버지 없이 자라 두 딸을 끔찍이 아끼는 것으로 유명한 오바마는 연설 중에도 딸을 자주 언급해 자상한 아버지 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두 딸은 지난 7월 초 NBC '액세스 할리우드'에 출연해 "아빠의 패션 감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아빠가 선거 유세를 떠날 때 싼 여행가방을 아무 곳에 두어 걸려 넘어지게 해서 불만이다"라고 털어놓는 등 '솔직한' 인터뷰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바마의 첫째 딸 말리아는 영화 속 캐릭터처럼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밝히기로 잘 알려져 있다. 말리아는 10월 29일 자신이 카메오로 출연한 30분짜리 대형 선거 광고를 대대적으로 방송하기로 하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의 아내 미셸은 10월 27일 제이 레노가 진행하는 NBC '투나잇 쇼'에 출연해 "딸이 (광고에 관한) 대화를 듣고 있다가 'TV를 전부 다 사려고 하느냐, 내 TV를 방해하려고 하지 말라'고 따지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오바마의 두 딸은 알레르기에도 불구하고 "애완견을 사달라"고 조르는 등 여느 아이처럼 천진난만함을 보였다. 오바마는 지난 5일 당선 연설에서 두 딸에게 "백악관에 새 강아지를 데려올 수 있다"고 말해 두 딸을 기쁘게 했다.

현재 오바마의 두 딸은 워싱턴으로 거처를 옮기고 전학할 학교를 정하는 등 '대통령 딸'이 되기 위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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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 대통령의 딸들


앞으로 '대통령의 딸'의 신분에서 벗어날 현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딸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부시 대통령은 아내 로라 사이에 이란성 쌍둥이인 두 딸이 바바라와 제나(27)를 두고 있다.

이들은 조시 부시가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인 2001년 음주 가능 연령이 되지 않았는데도 맥주를 마시고, 타인의 신분증으로 술을 구입하려다 적발돼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현재 부시의 두 딸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에 매진하는 등 모범적인 대통령 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예일대 출신인 바바라는 부친의 재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한층 성숙해졌다. 공화당 전당대회 때는 연설을 했으며, 부모 부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외국 순방에도 동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둘째 제나는 텍사스대 재학 시절 지나치게 파티에 몰두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던 과거를 씻어내고 워싱턴 공립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해 얌전하게 변신했다. 교직을 그만두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소속돼 파나마에서 일한 제나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애나의 이야기:희망으로의 여행'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2008년 5월 그는 버지니아 주의 공화당 간부의 아들인 헨리 헤이거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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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클린턴과 힐러리의 딸 첼시 클린턴


한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의 유명세 속에서 전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자란 첼시(28)는 부모의 피를 이어받아 정치계로 뛰어 들었다. 백악관에 입성할 당시 12살 소녀에 불과했던 첼시는 대통령의 딸들 중 가장 모범적인 케이스.

선남선녀인 부모를 닮아 큼직한 이목구비를 지녔지만 첼시는 과거 교정기를 낀 곱슬머리의 순박하고 '못생긴' 소녀였다. 하지만 최근 몰라보게 예뻐진 숙녀로 거듭났다.

하버드 프린스턴 등 내로라하는 명문대학 합격을 뒤로하고 스탠퍼드 대학을 선택,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딴 뒤 컨설팅업체 매킨지를 거쳐 최근 애버뉴캐피탈로 이직했다.

첼시는 민주당 경선 막이 올랐을 당시 어머니 힐러리 클린턴을 위해 회사를 휴직하고 선거전에 동참에 '클린턴가(家)의 후계자'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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