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상근이 토벤이..대형견 캐릭터 딱이야

전예진 기자 / 입력 : 2008.10.31 07:00
  • 글자크기조절
image
↑ KBS '1박 2일'의 상근이와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토벤이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는 웬만한 조연급 이상의 대우를 받는 스타가 있다. 바로 강마에(김명민 역)의 애완견 '토벤'이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특별한 배우(?)에 대한 칭찬 글 일색이다. "내면연기가 대단하다. 눈빛연기도 최고다"는 극찬에 이어 "우리 토벤이 출연분량 좀 늘려달라"는 애교섞인 요구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처럼 최근 예능프로그램 드라마 CF 등에서 듬직한 대형견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스타 개로 떠오른 '상근이'이도 식지 않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 추억의 개 '래시'에서 '토벤'이까지

image
↑ 대형애완견이 출연한 영화 '베토벤'(왼쪽)과 영화 '래시'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한 애완견들은 반짝 인기를 누려왔다. 드라마 속 멋진 배경과 어우러져 그 매력을 한껏 발산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견들은 우람한 크기 때문에 믿음직스럽기도 하지만, 우아하고 럭셔리한 분위기 때문에 더욱 사랑받고 있다.

대형견 열풍을 불러일으킨 대표주자는 1943년 영화 '돌아온 래시'로 첫선을 보인 이래 연이은 후속으로 히트친 '래시'다. 콜리 종류인 래시는 양을 지키는 목양견으로 유명했지만 특유의 기품 있는 외모 덕에 애완용으로 인기가 높아졌다.

이후 1992년 영화 '베토벤'이 나오면서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세인트버나드가 주목받았다.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해 가정견이나 구조견으로 선호되면서 인기 애완견 반열에 올랐다.

image
↑ 상근이(왼쪽)과 토벤 <사진=홍봉진기자, 하남애견훈련소>


최근 국내에 대형견 열풍을 몰고 온 것은 상근이.'해피선데이-1박2일'와 MBC '아현동마님'에서 듬직한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상근이는 추억의 만화영화 '플란더스의 개'에 나왔던 파트라슈와 같은 종인 그레이트 피레네다.

키와 체중이 각각 71~76 cm, 46~54 kg 정도의 초대형견인 그레이트 피레네는 최근 상근이의 인기에 힘입어 서울 강남이나 퇴계로 일대에서 1주에 2~3마리씩 팔리고 있다. 가격은 1마리에 100만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토벤이가 상근이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래시'와 같은 종인 토벤이는 콜리 중에서도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블루먼 콜리'다. 털의 색깔과 무늬가 희귀해서 몸값이 무려 4000만 원에 이른다.

특유의 화려한 색상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다니엘 헤니, 이보영과 함께한 LG홈쇼핑 광고 등 여러 차례 CF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2006년 영화 '마음이'에서는 체구가 큰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모습을 비췄다. 아역스타 유승호, 김향기와 함께 주인공으로 손색없는 연기를 보여 인기를 얻었다. 맹인안내견으로 주로 이용되는 순종적이고 영리한 개다.

체격이 큰 만큼 작품 속에서 뚜렷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할 여지가 많다. 눈에 쉽게 띄는데다 화면 속에서 묵직하게 자리 잡아 배치하기도 쉽다. 특정 연기를 주문할 수 없고 마음대로 조종하기 힘든 동물 배우의 특성상, 몸집이 커야 작은 움직임에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대형 애완견이 상종가를 치자 각종 영화와 CF에서도 소형견이 밀려나는 추세다. 상근이는 현대자동차 '투싼' 하이마트 휴대폰 등 종류를 막론하고 출연섭외가 끊이지 않는다. 견종 중 지능지수가 가장 높은 콜리는 페덱스 CF에 출연해 입양 유혹을 부추긴다.

◇ 큰 덩치만큼 골칫덩이 되기 일쑤

image
↑ 학대받는 대형 애완견 <사진=동물사랑실천협회>


이같은 대형 애완견에 대한 인기가 이어지면서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충동적으로 대형 애완견을 구입했다가 방치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9일 동물사랑실천협회(www.fromcare.org)는 "한 때 유행과 호기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대형견들이 이제는 공급과잉이 됐고, 좁은 번식농장에서 고통스럽게 방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대형 애완견의 덩치만큼 사료값 관리비 등 유지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목욕시키기가 쉽지 않을 뿐 더러 큰 몸집을 뒤덮고 있는 긴 털도 관리해줘야 한다. 때문에 애완관리숍에서 1회 목욕비로만 2만~3만원이 책정된다.

배설물의 양도 많고 이 큰 개를 운동을 시키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이 또한 마땅치 않다.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최근 대형견이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에 대해 "좁은 나라의 특성상 우리나라 주거환경으로는 대형견들이 습성에 맞는 쾌적한 삶을 살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회원은 "최근 들어 대형견들이 많이 버려지고 있고, 구조해달라는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며 "일시적으로 키우고 싫증나면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 한다는 반려동물이라는 생각으로 입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