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재벌2세와 열애? 노출? 환상일 뿐"(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10.07 16:41 / 조회 : 29712
  • 글자크기조절
image
@<홍봉진 honggga@>


손예진은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오기' 같은 배우이다. 눈물의 여왕에서 유부녀 전선을 거쳐 소매치기까지, 그녀는 늘 모든 것을 보여줄 듯하면서 많은 것을 감췄다.

은근하지도 도발적이지도 않으면서 경계선에 놓여있는 그녀의 매력에 대중은 항상 강력하게 반응했다. 뚜렷한 노출을 한 적이 없음에도 매번 개봉작마다 손예진의 베드신, 노출신은 관객을 향한 강력한 낚시로 작용했다.

속으면서 보지만 그래도 화가 나지 않는, 상대를 쥐락펴락하는 손예진의 매력은 밀고 당기는 연애와도 닮았다. 대중이 손예진에 전폭적으로 환호한 게 '연애시대'였던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다.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아내가 결혼했다'(감독 정윤수,제작 주피터필름)는 손예진의 이런 매력에 온전히 기댄 영화이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또 한 번 결혼한다는 발칙한 상상력을 스크린에 옮기기에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여인 손예진이 필요했다.

양다리가 아닌 두 남편을 두는 여인. 자칫 남자들에 뭇매를 맞을 수 있는 여인을 연기한 손예진을 만났다.

-영화에 출연한 까닭은.

▶'아내가 결혼했다'를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책을 먼저 읽었다. 그리고 제의를 받았다. 축구와 결혼을 연계시킨 게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난 축구를 좋아하고, 군대 이야기도 좋아한다.(웃음)

-두 남편을 두는 여인이라 자칫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데.

▶솔직히 고민했다. 아무리 내가 예쁘게 해도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광년이'처럼 나올 수 있지 않겠나. 하지만 '작업의 정석' 때도 이미지 변신에 반감을 갖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좋아하더라. 이런 발칙한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이지 궁금했다. 또 남편을 두 명 거느리는 게 여자들을 대리만족 시키는 게 아니겠나.(웃음)

-손예진 외에 대안이 없을 정도로 적역인 것 같은 인상을 받았는데.

▶음, 이런 역은 한 80%가 나를 지목한다더라. 감독님에게도 내가 이렇게 보인단 말이에요라고 했다.(웃음)

-손예진에 대한 판타지가 영화에 담겨있다. 맨몸에 우비를 입고 외출한다든지.

▶그게 다인데.(웃음) 예전에는 예쁜 척을 많이 했다. 멜로의 여왕이니, 눈물의 여왕이니 이런 소리도 아마 그런 탓인 것 같다. 그랬던 것이 어느 순간 바뀌었다. 기존 관념으로 나는 저런 걸 안할 것 같은데 하는구나라는 궁금증이 있는 것 같다. 또 배우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아한 세계'의 송강호 선배를 보면 비슷한 이미지 속에서도 진정성과 다양한 모습이 담겨져 있다. 잘못할 것 같으면서도 그런 것을 좇고 싶다. 사람들이 항상 내 다음을 기대했으면 좋겠다.

image
@<홍봉진 honggga@>


-워낙 독특한 여인이라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릴 때는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영화는 배우와 감독, 주위 환경이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는 그래서 인터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름 위에 떠있는 캐릭터를 지상에 내려앉혀야 했기 때문이다. 하면서도 100% 공감을 못했다. 내가 자유연애주의자도 아니고, 결혼제도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니깐. 올인할 수 없는 사랑이라면 슬플 것 같기도 하다.

-여자의 성적 판타지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던데.

▶남자들은 이상한 데 집착하지만 여자들은 감정적인 것을 고려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멜로지만 도전이었다. 해보고 싶지만 해볼 수 없는 판타지...나머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감독과 상대역인 김주혁과 사랑, 결혼, 섹스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던데.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고 밝게 하려 했다. 그런 이야기 많이 했지만 진지하게 길게는 못했다. 서로 웃겨서. 감독님이 "다 알잖아"라면 "모르는데요"라고 했으니.(웃음) 남자들이 생각하는 여자와 여자들이 생각하는 남자가 다르다는 것은 확실히 알게 됐다.

-영화는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결국 지게 마련이라는 '연애게임'도 담고 있는데.

▶더 많이 좋아하다 결국은 관계가 역전되는 게 사랑이 아닐까. 난 내가 배가 불러도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면 더할 나위가 없다.

-특별한 스캔들은 없었으면서도 재벌가 자제와 사귄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요즘에는 파파라치가 쫓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관심 없다. 아마도 연예인들이 화려하고 그런 사람들과 만나지 않을까라는 일반적인 생각이 있어서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번도 그런 분들과는 만난 적이 없다. 오히려 세상에 책임이 많은 분들과는 못 사귈 것 같다.

-영화를 찍으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던데.

▶결혼을 하겠다는 것보다 결혼 생활에 대한 고민이 절실해졌다. 과연 결혼이란 무엇일까. 환상이 있었다면 그 환상에 대한 고민도 한다. 아직도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기는 하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