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입성' 박준형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게 꿈만 같다"(인터뷰)

god 멤버에서 할리우드로 입성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10.05 11:01 / 조회 : 26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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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기자>


'국민 그룹' god의 멤버에서 할리우드 배우로!


박준형의 행보는 실로 놀랍다. 한류스타라는 후광도 없이 할리우드 배우로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스피드 레이서'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드래곤볼'에서 러닝타임의 75% 가량 등장하는 '얌차'(야무치)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10여년 동안 무명으로 할리우드 언저리를 배회하는 배우들이 허다한 그곳에서 단 1년만에 이룬 성과이다.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배우'로서 찾은 박준형은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게 꿈만 같다"며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여전히 서툰 한국어로 "쭌이에요"라고 인사하는 그에게서 제2의 꿈을 엿봤다. 4일 오후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숙소 중 한 곳이 그랜드 호텔의 한 바에서 박준형과 만났다.

-예전부터 배우의 꿈을 키웠나.


▶옛날부터 할리우드에서 배우를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배우를 하기에는 한국말이 많이 서툴기 때문이다. 2002년에 그쪽에서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는 god에 충실하고자 했다. 그러다 김태우가 군대에 가고 2년 동안 각자 활동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할리우드로 향했다. god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남자배우가 '분노의 질주'에 나왔다. 그 배우 에이전시에 연락해 부탁을 했다.

-'스피드 레이서'에 짧지만 강렬한 역으로 출연했는데.

▶나를 설명하는 데모 테이프를 '스피드 레이서' 제작사에 보냈다. 그랬더니 오디션을 보라고 하더라. 비 출연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워쇼스키 형제가 나를 보더니 이미지에 맞다며 없는 역을 만들어줬다.

-비중이 작아서 실망하지는 않았나.

▶천만에. 엄청난 영광이었다. 미국의 백인 배우들도 10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오디션을 봐도 못받는 역이다. 내 조카는 '스피드 레이서'에 내가 출연하는 장면을 보고 다른 아이들은 주인공이 이기는 것에 환호하는데 "부, 엉클 쭌"이라고 외쳤다더라.(웃음)

-'드래곤볼'에 출연한 계기가 궁금한데.

▶'드래곤볼'은 할리우드에서 세번째로 오디션을 본 영화이다. 처음 갔는데 감독이랑 또 한 번 오디션을 보라고 연락이 왔더라. 갔더니 미국에 잘 알려진 배우들과 같이 경쟁하는 구도더라. 안되겠구나 생각했었다.한국에서야 god지만 이곳에서는 '똥'이나 마찬가지니깐.(웃음)

모자 쓰고 반바지 입고 들어갔는데 감독이 보자마자 "넌 얌차다"라고 하더라.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처음 25%까지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 뒤로는 내내 출연한다.

-드래곤볼'에 주윤발과 함께 출연했는데.

▶촬영장소로 헬리콥터를 함께 타고 가면서 처음 만났다. 정말 옆집 아저씨같다. 스타라고 위세 떠는 것도 없이 너무 친절하고 잘해줬다.

-만화를 원작으로 했기에 '드래곤볼'의 실사가 궁금한데.

▶만화를 영화로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유치할 수도 있으니. 그 중간을 지키려 했다. CG도 많이 들어가고. 가족영화이며 또 촬영현장도 가족적인 분위기였다. '스피드레이서'가 기술적이었다면 '드래곤볼'은 스태프들이 집으로 초청해 바베큐 파티를 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자세한 것은 아직 비밀이다.(웃음) 한국과 일본에서 내년에 전세계에서 최초로 3월14일 개봉한다. 장난감과 게임으로도 만들어지니깐 조만간 내 장난감도 나올 것이다.(웃음)

-다른 영화 출연 제의도 많이 들어오나.

▶솔직히 그렇다. '분노의 질주4'도 제의가 들어왔다. 코미디와 액션 장르에서 제의가 온다. 그렇다고 출연이 확정된다는 것은 아니고 이곳에서는 제의가 오면 오디션을 봐야 한다. 아직 심각한 연기를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액션과 코미디가 결부된 '나쁜 녀석들' 같은 영화라면 더할 나위 없다.

-한국 생활이 그립지는 않나.

▶내가 지금 오렌지 카운티에서 사는데 할리우드까지 나 혼자 운전하고 연기수업을 받으러 다닌다. 오디션도 나 혼자 받으러 다니고. '놀러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가끔 '쭌 오빠, 보고 싶다'는 내용이 나오더라. 혼자 방에서 보면 한국이 그리운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매니저가 챙겨주지만 이곳에서는 나혼자 운전하니깐 편함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것보다는 한국의 따뜻함이 그립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길 때 짐을 싸는데 딱 세가지만 생각나러다. 사진과 추억, 그리고 앨범.

-원더걸스의 할리우드 진출에 지금 미국에서의 활동이 도움을 줬다는데.

▶글쎄. 일단 영화가 아직 개봉하지는 않았지만 이쪽의 감독들이 내가 '드래곤볼'에 출연한 것을 알더라. 먼저 인사도 하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친분을 맺게 된다. 그 정도로 말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배우로 오게 됐는데. 한국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아직도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게 꿈만 같다. 아직 배우로 불리기에는 모자람이 많다. 이곳에서 배우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한국영화에 출연한다면 영광이겠지만 아직 발음이 많이 부족하다. 또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배역이 아닌 '쭌'을 생각하면 영화에 폐가 될 것 같다. 부족한 내게 맡는 역이 있다면 언젠가 꼭 출연하고 싶다.

-빅뱅이나 원더걸스 같은 후배들을 보면 어떤지.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보면서 옛날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도 마이크를 가지고 춤을 많이 췄으니. 빅뱅과 god를 비교하기도 하는데 각자 그룹은 다른 색깔이 있는 법이다. 다만 우리는 다 미남이 아니었고, 로보트처럼 딱딱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이돌의 시초였다. 그런 길을 열어줬다고 생각한다.

-결혼 계획은 없나.

▶여자친구는 있는데 아직 준비가 안된 것 같다. 결혼은 때가 있는 것 같고 언젠가는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이런 것을 해봤다고 보여주고 싶다. 앨범도 들려주고 영화도 보여주고. 그렇기에 계속 도전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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