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마쓰이' 한국계..사망한 조부가 '박씨'

[금주의이슈]메이저리거 마쓰이 가즈오가 한국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철희 기자 / 입력 : 2008.09.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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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 출신의 마쓰이 가즈오(33·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한국계라는 사실이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일본 야구팬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쓰이가 한국계로 알려진 것은 지난 2004년경부터다. 본인의 확인이나 공식적인 언론 보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재일조선인(북한계) 3세라거나 한때 북한 국적을 가지고 있다가 올림픽 출전을 위해 귀화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던 가운데 지난달 23일 오사카에서 발생한 화재 소식으로 인해 마쓰이의 조부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마이니치신문은 화재로 인해 마쓰이의 조부인 마쓰이 지로씨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마이니치방송(MBS)은 같은 사건의 소식을 다루면서 박재윤씨가 사망했다고 실명을 언급하며 보도했다.

이로 인해 마쓰이의 조부가 한국인 박재윤씨임이 밝혀지면서 이후 다수의 일본 매체들은 "메이저리그 선수 마쓰이 가즈오의 조부인 박재윤(마쓰이 지로)씨가 화재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인기 스포츠 스타의 가족이 사망한 소식이었지만 일부 일본 네티즌들과 야구팬들은 마쓰이가 한국계 3세라는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에서 한국에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공한증'을 겪고 있는 일본 야구이기에 해외에서 활약중인 자국의 대표 선수가 한국계라는 사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이다.

2ch 등 일본의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사건 발생 1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마쓰이가 한국계로 밝혀졌다는 게시물들이 쏟아졌다. 재일한국인을 비난하는 내용이나 한국 출신이기 때문에 열등한 선수라는 인신공격성 글들이 난무했다.

한 네티즌은 "천한 조선인의 피가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도 마쓰이 카즈오의 야구 인생은 끝난 것"이라며 악담을 퍼부었다. 또다른 네티즌은 "진짜 쇼크고 슬프다"며 "조선계라는 것이 확실하다면 그에게 완전히 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야구는 실력의 세계이기 때문에 한국 출신이든 대만 출신이든 관계 없다"며 "마쓰이는 분명히 좋은 선수"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일본 야구계에는 유명한 재일교포 선수들이 많다. 대부분이 그렇듯 재일교포 신분은 언제나 차별의 대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도 자신의 출신을 쉽게 드러내지 못했다. 최근 이승엽이 일본 현지에서 활약을 보이면서 뒤늦게나마 출신을 공개하는 이들도 있지만 동료선수들과 야구팬들의 '텃새'는 여전하다.

가네모토 도모아키(40·한신),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4·요미우리), 사이토 가즈미(31ㆍ소프트뱅크), 모리모토 히초리(27·니혼햄) 등이 대표적인 재일교포(북한계 보함) 선수들이다.

특히 일본프로야구 통산 3085안타 대기록을 세웠던 '안타 제조기' 장훈(68·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은 끝까지 귀화를 거부하며 선수 생활을 해 온갖 고초를 겪었다. 또 평소 일본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아 일본인들로부터 '반일'로 분류되며 공공연한 반감을 샀다.

일본 야구의 영웅 마쓰이 히데키(34·뉴욕 양키스)에 빗대 '리틀 마쓰이'로 불리며 일본 야구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마쓰이는 2004년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로 진출한 이후 2006년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쳐 현재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오사카 태생으로 1995년 세이부 라이온즈를 통해 데뷔,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전경기 출장에 빛나는 일본 최고의 유격수로 꼽힌다. 일본 리그에서 통산 1433안타, 150홈런, 306도루, 타율 3할9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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