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주의' 올림픽 개폐막식, 런던버전 패러디까지

박종진 기자 / 입력 : 2008.08.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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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 공연


중화(中華)주의가 강조됐던 2008 베이징 올림픽 개폐막식을 비꼬는 패러디가 나왔다. 네티즌들이 2012년 런던올림픽 개폐막식을 상상해 만든 '런던버전'이다.

"영국의 자랑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초거대 종이모형으로 깔린다. 제임스 와트가 '뿌뿌'하면서 대형 증기기관차를 끌고 나오면 영국의 발명품이자 통신혁명의 상징인 거대한 전화기가 하늘에서 등장…" 개막식에서 중국 문화의 상징 문방사우(文房四友)에 종이와 인쇄술, 화약, 나침반 등 중국 4대 발명품이 표현된 것을 이렇게 빗댔다.

3000명의 예술단이 3개의 '화(和)'자를 그린 것은 "체스모형의 남녀 2천명이 매스게임으로 체스경기를 연출"로 표현했다. 화제의 성화 점화는 "해리포터가 날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폐막식 묘사는 더 적나라하다. "전 세계 참가국이 런던으로 집결하는 그래픽 깔리고, 그런데 아일랜드는 없고" 지도에서 동해가 사라진 것을 꼬집었다. "엘튼 존, 스팅 등 영국출신 톱가수 5명이 '런던 런던 아이러브 런던'을 부르는데 아일랜드 엔야 혼자 껴서 함께 부른다"며 비의 폐막식 공연을 비꼬기도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24일 끝났다. 중국 '100년의 꿈'이었다.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그토록 내세웠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7시간(식전공연 포함) 가까이 펼쳐진 개폐막식에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5000년 역사의 자신감에 개혁개방 30년의 성과가 더해져 다시 한번 세계의 중심에 서겠다는 중화주의는 불편한 장면들도 적지 않게 연출했다. 현란한 조명과 영상을 이용해 4대 발명품을 보여주고 실크로드를 통한 중국 문명의 서양 전파가 표현됐다. 중국은 세계문명의 뿌리로서 자부심을 마음껏 드러냈다.

204개국 선수단의 입장은 한문 간체자 획순으로 이루어졌다. 공중을 날아 성화를 점화하고 하늘로 솟구치는 공연은 '슈퍼 파워'를 향한 중국의 욕심이 묻어 났다. 그러다 보니 올림픽 정신이 담고 있는 세계 평화와 화합은 뒷전이 됐다는 평가다.

물론 올림픽은 자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열광적인 중국인들의 응원과 더불어 개폐막식의 여러 공연은 '소개'를 넘어 세계를 향한 '시위'에 가까운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폐막식때 8분간 소개됐던 2012년 올림픽 개최지 런던시의 프레젠테이션 쇼가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25일 대중국 인권방송 희망지성(SOH)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건축가 아이웨이웨이는 폐막식 중 런던 올림픽 프레젠테이션과 관련 "당신들은 8분도 필요 없이 8초 만에 벌써 인성(人性)의 불꽃이 타오르게 했으며 베이징의 공기와 얼음을 녹여버렸다"고 극찬했다.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의 설계자 중 한 명인 아이웨이웨이(51)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번 폐막식은) 예상된 시나리오에 따라 펼쳐진 공포의 밤"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자유와 민주가 사라진 사회에서 올림픽 개최는 무의미하다"는 이유로 개막식 불참선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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