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노 망언, 뭐라고 했기에...

야구 한일전 승리 후 反호시노 댓글 봇물

장웅조 기자 / 입력 : 2008.08.22 18:08 / 조회 : 6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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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일본 야구대표팀 호시노 센이치 감독


22일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 승리한 후 한국의 인터넷 공간은 "호시노를 이겼다"는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이승엽이 누구냐?' 등의 도발적 발언으로 호시노 센이치 일본 대표팀 감독에 대한 미운털이 잔뜩 박혀 있던 상황이라, 이번 승리로 그의 자존심을 꺾었다고 느끼는 네티즌이 많은 탓이다.

블로거 fiancee는 "오만하고 음흉한 호시노 감독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었다"며 "납작해진 호시노 감독의 코 수술비용을 누가 대줄 것인지 걱정"이라고 빈정댔다.

ID 'IceMan'은 야구전문 사이트인 'MLBPARK' 게시판에 '호시노 일본 제대로 갈런지...계란 한 트럭이 기다리고 있을 듯"이라고 글을 올렸다.

일본 팀과의 대결을 호시노 감독과의 대결로 간주하는 네티즌은 이날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블로거 karze는 "김경문 감독의 한국 대표팀 이번에는 호시노 감독의 저 짜증나는 웃음을 우는 표정으로 만들어 주길 기도합니다"라는 글을 경기 시작 전에 올렸다.

한국 네티즌들이 이토록 호시노 감독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은 그가 올림픽 기간 동안쏟아냈던 도발적인 발언들 때문이다.

호시노 감독이 이른바 '위장오더'를 언급할 때부터 한국 네티즌은 그에 대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위장오더'란 지난해 12월 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한-일이 맞붙었을 때, 경기 시작 10분 전 한국 선발 출전명단에 투수와 타선에 변화가 있었던 것을 말한다. 대회 규정상 어긋나는 일은 아니었지만 관행에서는 벗어난 일이었다.

당시 감독이었던 호시노 감독은 이에 대해 '매너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불쾌감을 표했다. 올림픽이 시작되고 나서도 이를 계속 언급하면서 그는 한국 네티즌들의 반감을 샀다. "위장 오더가 적발될 경우 3~5경기 출장정지를 해야 한다", "한국의 경계 대상은 선수가 아니라 위장 오더다" 등의 발언이 그 예.

미국에 대한 '져주기 게임'도 한국 팬들의 신경을 긁었다. 한국이 쿠바를 꺾고 예선 1위를 확정짓자 일본은 다음날 미국과의 경기에서 불성실한 플레이를 끝에 패배했다. 쿠바보다 한국이 상대하기 만만하다 봤기에 일부러 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이승엽 무시' 발언은 그에 대한 활활 타는 반감에 휘발유를 붓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 언론과의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호시노 감독은 "4번(이승엽)이 이대로 잠들어 있기를 바라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게 누구냐? 제대로 치지도 못하고 있는 타자를 4번에 계속 두고 있다니 대단하다"며 한국 측에도발했다.

결과적으로 이 말은 스스로를 무안하게 만드는 발언이 돼 버렸다. 22일 경기에서 이승엽이 역전 투런홈런을 날림으로써 일본 팀을 침몰시킨 것. 'MLBPARK'의 ID '미남시대'는 "제대로 치지도 못하는 이름도 없는 선수한테 홈런 맞는 선수를 마무리로 기용하다니 대단하다"며 비꼬았다.

한편 호시노 감독은 동메달 따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반응이다. 22일 일본 언론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좋은 리듬으로 경기가 흘러가고 있었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8회 실점당시 선수들이 자제력을 잃거나 한 일은 없었다"며 "23일 3-4위 전에서 꼭 승리해 동메달을 따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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