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개막 12일만에 돌변..중국 비판

장웅조 기자 / 입력 : 2008.08.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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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무장한 경관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08 베이징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의 태도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적 비판을 하고 나섰다. 가능하면 인권 문제나 언론 자유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려던 기존 방침을 바꾼 것이다. 올림픽이 시작된 지 12일만이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IOC는 베이징 당국이 시위대에 대해 관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당국이 원래는 특별시위지역으로 지정된 3개 공원에서는 시위를 허용하기로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IOC는 올림픽 기간 동안 77건의 시위 신청이 있었지만 단 한건도 승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IOC는 또 이번 올림픽의 관중 수가 기대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도 중국 측의 형편없는(poor) 입장권 분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입장권 분배에 대해서는 자체조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공개적 비판은 IOC가 그간 견지하던 입장과는 180도 다른 것이다. IOC는 올림픽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인권이나 언론 자유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로게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발간된 프랑스 스포츠 주간지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인권의 가치를 중시하지만 외교적 이유로 그 주제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FT의 보도가 나가기 이틀 전인 18일에도 로게 위원장은 "환상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베이징 올림픽을 격찬했다. 그는 "한때 우리를 비판하던 언론조차도 이제는 나를 찾아와 이렇게 멋진 시설은 처음 본다고 하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뉴욕 타임스(NYT)를 비롯한 외신이 IOC를 비판하는 기사를 쓴 지 하루 만에 이같은 태도가 돌변했다.

18일 뉴욕 타임스는 올림픽 기간에도 중국이 여전히 공권력을 동원해 집회 및 저항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에서 집회는 불법이 아니지만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지나친 관료적 간섭과 잠재적 보복으로 시민들을 위압해 저항 의지를 꺾는다”고 전했다. 결국 "IOC가 중국을 압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결론이었다.

중국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이 점차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20일 고든 브라운 총리가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브라운 총리는 폐막식 참석차 베이징으로 가는 기내에서 "인권은 올림픽 기간뿐만 아니라 항상 중요하다"며 중국이 인권 문제에서 좀 더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티베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인권은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며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중국이 언론 등 모든 자유를 계속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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