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金-야구'역전승', 토요일은 'V데이'

조철희 기자 / 입력 : 2008.08.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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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토요일밤 감동적인 금메달 소식을 전한 장미란과 짜릿한 한일전 역전승을 연출한 야구대표팀


8월 들어 가장 선선했던 16일 토요일 밤은 '올림픽 열대야'로 인해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밤이었다.

금메달과 동메달, 감동적인 세계신기록, 짜릿한 역전승까지 스포츠의 즐거움과 감동을 만끽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한국 선수들과 열혈 응원단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승리(Victory)의 'V데이'이기도 했다.


남자 배드민턴 이재진(25·밀양시청)-황지만(24·강남구청) 복식조는 일찌감치 'V데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두 선수는 이날 낮 12시(이하 한국시간)부터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덴마크 선수들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2대1의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첫세트를 빼앗기고 두번째 세트에서도 15대18까지 밀렸지만 내리 6점을 뽑아내며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두 선수는 동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코트에 쓰러져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국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국 여자역도의 역사를 새로 쓴 장미란(25·고양시청)은 'V데이'를 감동적으로 만들었다. 바벨을 들어올릴 때마다 국민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전했다.

75kg이상급에 출전한 장미란은 금메달을 확정하기 전부터 인상 140kg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곧이어 용상 1차시기에서 175kg을 들어올리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다른 선수들과 경쟁조차 되지 않는 세계최고의 기량이었다.

장미란은 또 용상 2차시기에서 183kg에 성공하며 기존의 용상 세계기록 182kg은 물론 합계 기록까지 경신했다. 이어 3차시기에서는 186kg(합계 326kg)을 들어올려 2분 전 자신이 세웠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의 수영영웅 마이클 펠프스 못지 않은 신기록 쇼였다.

장미란의 우승이 감동적이었다면 한국 야구대표팀의 한일전 역전승은 통쾌하고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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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토요일밤 열린 한국과 일본의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전에서 대표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한국응원단 표정. ⓒ임성균 기자


이날 밤 8시부터 시작된 한국과 일본의 조별리그 4차전은 양팀 모두 에이스 투수들을 앞세워 투수전을 벌였다.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6회말 일본 아라이 다카히로는 투런 홈런을 날리며 균형을 깼다. 장미란의 금메달 소식이 전해진 뒤 곧바로 얻어맞은 홈런이라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집념의 한국대표팀은 7회초 이대호의 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균형을 되찾았다.

한국은 9회초 대타로 나선 김현수가 적시타와 상대 실책까지 더해 3점을 뽑아냈다. 반면 일본은 9회말 연속안타로 1점을 따라잡은데 이어 무사 2·3루 찬스까지 잡았지만 추가득점에 실패하며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거둔 승리는 단순한 예선전 1승에 그치지 않았다. 광복절 하루 뒤에 벌어진 '광복절 뒤풀이'였다. 최근 불거진 독도 문제로 일본에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통쾌함을 맛보게 한 경기였다.

경기 전부터 한국대표팀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신경전을 벌였던 일본대표팀 호시노 감독은 패배 직후 자국 언론으로부터 호되게 뭇매를 맞았다. 호시노 감독은 끝내 '후회'라는 단어를 입에 올려야 했다.

또 비슷한 시각 저멀리 영국에서는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설기현(29·풀럼)이 시즌 개막전에서 골을 터뜨렸고, 김두현(26·웨스트브롬위치알비온)은 데뷔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올림픽 선전에 더한 이들의 활약으로 한국 스포츠가 불붙인 '토요일 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1주일 전 토요일은 유도의 최민호(28·한국마사회)가 한판승 퍼레이드를 벌이며 한국의 첫 금메달을 통쾌하게 따낸 날이었다. 이처럼 '토요일=V데이'라는 공식이 계속된다면 오는 23일 토요일 역시 기대해 볼 만하다.

결승진출에 성공한다면 야구를 비롯해 '우생순'의 여자핸드볼, 남자 탁구 유승민과 남자 태권도 80kg이상급의 차동민이 금메달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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