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합법다운로드, 위기 한국영화 돌파구 될까(종합)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8.04 11:39 / 조회 : 7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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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온라인 다운로드 판권을 보유한 KTH가 합법적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한국영화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차 판권 시장 붕괴 등으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영화계가 가요계가 디지털 음원판매로 기사회생했던 것처럼 합법 다운로드를 위기 탈출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TH는 4일 국내 대표적 웹하드 및 P2P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자사가 판권을 보유한 영화 콘텐츠를 직법 배포하고 요금을 과금하는 FM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KTH는 FM서비스가 불법 업로드된 영화도 다운로드를 받을 경우 요금을 부과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KTH의 이번 FM서비스 발표는 이동통신사가 가요 음원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처럼 영화도 본격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불법 다운로드로 고사 직전이던 음반 시장이 디지털 음원 시장이라는 돌파구를 찾았던 것처럼 한국영화계도 새로운 2차 판권 시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영화계는 불법 다운로드가 DVD 등 2차 판권시장을 붕괴시킨 원흉이라고 판단해 불법 업로더를 고소하는 한편 합법적 다운로드 시장을 모색해왔다. 때문에 KTH의 이번 서비스 시작은 일개 통신사 사업의 일환이라기보다 영화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영화시장에 진출한 또 다른 이통사 SK를 비롯해 현재 영화계에 주류를 이루고 있는 메이저 투자사들도 합법 다운로드 시장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추격자'가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은 것으로 어떤 파급효과가 나올지도 관심사이다.

합법 다운로드가 영화 제작사에 일정한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지와 적절한 과금 기준도 이번 KTH 서비스가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KTH는 DVD 출시 전 다운로드를 하는 영화는 3500원, DVD 출시와 동시에 서비스되는 영화는 3000원, DVD가 출시된 이후 서비스되는 영화는 2000원에서 1000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한 KTH는 영화 제작사와의 수익 공유에 대해서는 "일단 이번 서비스는 KTH가 판권을 모두 보유한 영화이기 때문에 제작사와 수익을 나누지는 않는다. 다만 계약을 맺을 때 일정 수익을 제작사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할 경우 수익을 나누게 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다운로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제작사에 돌아갈 몫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는 게 KTH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KTH의 이번 서비스 시작은 IPTV 등 새로운 영화 윈도우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작된 점에서 극장에서 케이블,DVD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홀드백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홀드백 기간이 엄격히 지켜지는 미국과 달리 홀드백 기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와이드 릴리즈를 통한 단기간에서 극장에서 승부를 보려는 현 시스템이 더욱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통사들이 콘텐츠 확보를 위해 영화 사업에 진출한 것은 환영하나 한국영화 산업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단기간에 수익을 거두려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영화 제작자는 "합법 다운로드로 새로운 시장이 열린 시장이 열린다는 것은 환영하나 영화계와 이해를 공유하는 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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