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녀' 서인영 따라갈 158만원 '월급녀'는?

박종진 기자 / 입력 : 2008.07.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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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인영 (사진:스타제국)


2억원이다. 지난 18일 '신상녀' 서인영은 솔로 미니앨범 '앨리 이즈 신데렐라'(Elly Is Cinderella)의 재킷 사진을 공개했다. 이 중 화려한 눈 화장으로 관심을 끈 한 사진에서 서인영은 모 주얼리 브랜드에서 협찬 받은 보석 2억원어치를 착용했다.

소속사 스타제국은 "서인영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구두와 의상을 직접 준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앞서 14일 타이틀곡 '신데렐라'의 뮤직비디오 촬영에서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구두 50여켤레와 100여 켤레의 '신상' 명품 구두를 선보이기도 했다.

신상품을 좋아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추구해가는 여자, '신상녀'의 상징 서인영은 톡톡 튀는 개성과 솔직함으로 주목 받았다. MBC 예능프로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면서 '신상'에 열광하는 모습은 고스란히 대중에게 전달됐다.

대중은 '된장녀'에게 퍼붓던 조롱과는 다른 '호감'을 보였다. 몰개성적으로 명품만 추종하는 '된장녀'와는 달리 '신상녀'는 패션상품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인식이다.

원조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 분)다. 실제 뉴욕의 패션을 이끌며 미국 최고의 트렌드 메이커에 올랐다. 캐리는 방세 낼 돈은 없어도 500달러짜리 구두는 사야 되는 인물이다. 상품소비로 패션을 표현하는 면에서는 헐리우드의 사고뭉치 패리스 힐튼도 빠지지 않는다. 온갖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입방아에 오르지만 현란한 패션감각만큼은 늘 주목의 대상이다.

최근에는 아예 대놓고 놀면서 쇼핑하는 캐릭터도 인기다. 케이블에서 방송 중인 '악녀일기 시즌3'의 주인공 에이미(이윤지 분)가 그렇다. 에이미는 미국 UNLY(University of Nevada, Las Vegas)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돌아와 화려한 문화생활과 쇼핑을 즐기며 살아간다. 백화점 'VVIP'로 한번 쇼핑에 웬만한 월급쟁이 몇 달 치 월급은 우습게 '지른다'. '잘난 척', '예쁜 척', '있는 척'을 당당하게 하는 '악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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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미 (악녀일기 홈페이지)


이처럼 대중이 선망하는 TV프로그램 속 주인공과 연예인들은 거침없이 '질러' 댄다.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은 '신상'을 향한 욕망에 압도돼 보이지 않는다. 사실 패션을 통한 자기표현이란 '패션'을 꾸밀 상품의 구매능력에 따라 좌우될 뿐이다. 서인영이 20여켤레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크리스찬 루부탱 구두는 보통 한 켤레가 130만원~200만원 선이다.

경제가 위기라지만 명품매출만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3대 주요 백화점의 6월 매출액에서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명품소비의 이유로 자기과시 욕구를 꼽는다.

능력도 안되면서 이 욕구에 휩싸이는 사람은 늘어가고 이를 방송 프로그램과 연예인이 부추기는 꼴이다. 물론 명품 소비가 사회문제로 이어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최근 들어 공공연히 하나의 트렌드나 대세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제는 명품도 '신상'을 사야 할 판이다. 이 가운데 명품 사느라 진 카드빚 때문에 몸 팔고 공금 횡령하는 사람들의 얘기는 어느새 기사거리조차 안 될 정도가 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에이미의 소비행태를 가리켜 "한번 쇼핑에 직장인 1년치 연봉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부럽다기보다 자괴감이 든다"고 말한다.

금융회사 44곳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7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평균 연봉은 4000만원이다. 괜찮다는 금융권이 이 정도다. 노동부가 발표한 전체 여성 근로자 월 평균 급여는 2007년 기준 158만원이다. 주당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의 비중은 7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여가가 없다.

'신상'에 열광하는 '신상녀'보다 월급에 목매는 '월급녀'가 태반인 현실이다. 소비가 자본주의 사회의 미덕이라지만 소비도 소비 나름, '신상녀'와 '악녀'가 뿌려댄 환상에 '임금녀'는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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