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 "미칠이 행복했지만 넘어야 할 山"

윤여수 기자 / 입력 : 2008.0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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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튀는 매력녀, 뭇남성의 시선과 마음을 빼앗지만 성격은 또 그 만큼 '까칠해서' 귀여운 얄미움은 어쩔 수 없었다.

배우 최정원은 '미칠이'의 그 같은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깊이 각인됐다.


하지만 그런 이유에서 '미칠이'는 최정원에게 "넘어야 할 산"이 되고 말았다. 한동안 휴식기를 가진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런 그가 14일 영화 '대한이, 민국씨'로 다시 돌아온다.

최정원은 '좀 모자라는' 두 남자와 함께 보육원에서 자라나 지금은 미용실에서 일하며 두 남자를 보살펴주는 '천사같은' 여자로, '미칠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보기에는 오래 쉰 것 같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화보나 CF 촬영 등은 했다. 드라마나 영화 등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아 오래 쉰 것처럼 보였다.

-단순한 휴식은 아닌 것 같은데.

▶맞다. KBS 2TV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다. 미칠이를 연기하며 행복했지만 그 캐릭터는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나의 다르고 새로운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릴까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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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산이라.

▶미칠이 캐릭터는 분명 내게 자신감을 주었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로만 고정될까 걱정도 했다. 또 다른 캐릭터로서 최정원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미칠이 이미지를 깰 만한 작품이 없었다. 관객의 입맛은 까다롭고 다양하지 않은가.

-그래도 미칠이 캐릭터는 보기 좋았다.

▶귀엽지 않은가. 매력적인 캐릭터임엔 분명하다. 시청자 반응도 좋았고 나 역시 보람을 느꼈다.

-다른 것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

▶난 사랑을 중시 여긴다. 난 이성적이면서 감성적인 성격이다. 모든 걸 버려 사랑할 사람이 있다면 일도 버릴 수 있다. 아직까지 진한 러브스토리를 연기해본 적이 없다. 말랑말랑하고 따스한 연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실제 사랑은.

▶인연은 찾아오는 것 같다. 목빼고 기다리고 있다.(웃음) 두 연인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만 봐도 부럽다.

-영화 '대한이, 민국씨'에서는 가위를 들었다.

▶미용실 헤어 디자이너다. 영화 촬영 내내 가위를 들고 살았다. 모든 걸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데, 아마 내가 극중에서 가위지를 잘하는지 아닌지를 유심히 보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전문가가 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배웠다. 그 탓에 손가락을 자주 베 반창고를 붙이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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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영화 주연작이라 할 만하다.

▶영화 홍보하고 개봉을 기다리는 게 너무 행복하다. 홍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웃음)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즐겁다. 촬영현장에서 논다고 생각하고 일했다. 즐기려 했다는 거지.

-일이 마냥 즐겁지는 않을 텐데.

▶아무리 탁월하게 연기를 한다고 해도 세월이 주는 느낌이나 감정은 돈으로도 살 수 없다. 연기는 축복이다. 신인 때에는 사람에 대한 배신감도 느끼고 내가 마치 버려진 느낌도 들곤 했다. 하지만 악착같이 버텼다. 이 일이 아니면 나중에 웃으면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다른 뭔가가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자신감으로,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최정원은 할리우드 스타 아네트 베닝처럼 "나이 속에 묻어나는 매력"을 지닌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젊지만 그렇게 꾸준한 세월 속에 "나를 남기는 게" 그의 목표이기도 하다. 최정원은 지금, 그 목표를 향해 "많은 고민" 속에 신중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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