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극장가 장악' 한국영화, 그 뒤가 문제다

윤여수 기자 / 입력 : 2008.02.04 11:00 / 조회 : 7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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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추격자', '바보', '대한이, 민국씨' 그리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더 게임'이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영화들 가운데 흥행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영화가 흥행 부활의 청신호를 켰다.


이미 지난 1월10일 개봉해 3주 연속 1위를 지키다 2위로 내려앉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비롯해 '원스어폰어타임'과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가 2~3위를 차지하는 등(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한국영화가 오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또 설 연휴가 시작되는 6일 개봉하는 '마지막 선물:귀향'과 '6년째 연애중'이 경쟁의 대열에 합류하면 '찰리 윌슨의 전쟁' 등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외화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영화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며 '다양한 메뉴'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설 연휴 시즌이 지나면 흥행 톱10의 상위권은 한국영화가 장악할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지난해 깊고 긴 불황과 침체에 빠져 있었던 한국영화계는 1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흥행과 설 시즌 영화들의 선전 혹은 '대박'을 기원하며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이 같은 분위기와 그 여세를 몰아 올해에는 투자배급사들의 투자 분위기도 활성화하고 이에 힘입어 더 좋은 영화를 만들게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설 시즌이 지난 뒤 한국영화는 매주 2~3편의 영화를 개봉한다.

당장은 14일 '추격자'와 '대한이, 민국씨' 그리고 '아름답다'가 관객과 만난다. 또 28일에는 '바보'가 개봉된다. 이어 3월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허밍', '숙명' 등의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다. 또 '모던보이'가 4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영화의 이 같은 개봉 일정은 사실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영화의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았던 터여서 설 연휴 시즌을 전후한 한국영화 흥행세를 이어가게 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영화의 흥행세는 영화의 배급 상황과 외화의 공세 정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배급 상황은 영화 공개 이후 관객의 반응도와 각 투자배급사의 전략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 영화계에서는 '추격자'와 '바보', '눈에는 눈', '모던보이' 등 이미 화제작으로 꼽히는 영화에 투자배급사들이 상대적으로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화의 공세는 특히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흥행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점퍼'를 비롯해 판타지 영화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이, 21일에는 서부극 '3:10 투 유마', 일본영화 '데스노트L:새로운 시작'과 22일 '밴티지 포인트' 등의 화제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28일에는 올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를 이끌 '람보4:라스트 블러드'가 개봉한다. 또 3월6일 중국 블록버스터 '집결호'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칸, 베니스 국제영화제 등과 골든글로브상 및 아카데미상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거나 유력한 수상 후보로 떠올랐던 영화들도 뛰어난 작품성을 무기로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14일 '오퍼나지:비밀의 계단'을 시작으로 '잠수종과 나비', 21일 '주노'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어톤먼트', 3월6일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를 비롯해 '아임 낫 데어' 등이 잇따라 개봉한다.

이 같은 개봉 예정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화의 공세가 어느 때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올해 4월 정도까지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은 지난해 한국영화가 한창 힘겨울 때 제작된 작품들이다"면서 그 결과를 주시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투자가 위축된 분위기에서 제작된 영화들인 만큼 올해 한국영화의 여러 가지 상황을 미리 점쳐볼 수 있게 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영화가 3주 정도를 사이에 두고 5~6편씩 개봉하다보니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차피 1~2편의 영화가 흥행세를 이어간다는 점과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몇 편의 영화를 감안할 때, 올해는 지난해 많지 않았던 200~300만 관객 영화가 많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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