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연기 데뷔는 TV드라마로?

가수들 출연 영화 흥행성적은

윤여수 기자 / 입력 : 2008.01.30 11:32 / 조회 : 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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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윤계상, 에릭, 손호영, 데니안, 윤은혜, 안소희, 이민우, 박정아….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국내 톱가수들의 명단이다.

이들은 저마다 지닌 색깔과 강한 개성으로 팬들을 압도하며 무대를 누볐다. 때로는 솔로로, 또 때로는 그룹의 멤버로서 이들은 화려한 무대를 꾸며왔다.

하지만 이들이 스크린을 또 하나의 무대로 삼았을 때는 양상이 달랐다. 음반시장의 붕괴에 가까운 오랜 침체와 '멀티 엔터테이너'로서 노래와 춤, 연기를 다양하게 할 줄 아는 스타가 필요한 상황에 따라 이들은 연기를 또 다른 활동 영역으로 삼으며 영화를 큰 무대로 여겨왔다.

비는 정지훈이라는 이름으로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에릭은 문정혁이란 이름으로 '달콤한 인생'에 우정출연한 뒤 '6월의 일기', 윤은혜는 '카리스마 탈출기'로 각각 스크린에 나섰다.


또 그룹 god 출신의 손호영은 '용의주도 미스신'을 통해 관객과 극장에서 처음 만났으며, 동료였던 윤계상은 '발레교습소'를 지나 오는 2월6일 개봉하는 '6년째 연애중'으로 관객과 만난다.

원더걸스의 안소희는 '뜨거운 것이 좋아'를 통해 관객과 극장에서 처음 만났다.

신화 출신의 이민우는 '원탁의 천사'로 영화에 데뷔했으며 박정아도 '날라리 종부뎐'으로 스크린 연기를 펼쳤지만 아직 개봉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가수 출신으로 연기자로 방향을 바꿨거나 두 가지 활동을 병행하는 사례는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용의주도 미스신'의 제작사 싸이더스FNH의 윤상오 제작이사는 "이젠 가수들도 연기 트레이닝을 통해 연기력을 쌓아가고 있다"면서 "연기력을 갖춘 가수들의 경우, 인지도 측면에서 신인배우를 기용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영화를 홍보하는 데에도 이들 가수들의 인지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상당한 도움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충무로에 어느 정도 배우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윤 이사는 덧붙여 설명했다.

문제는 이들 가수들의 출연 영화가 흥행면에서는 대부분 부진했다는 데 있다. '마누라 죽이기', '싱글즈',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으로 흥행 배우로서 자리잡은 엄정화와 '못말리는 결혼'의 유진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가수들의 출연 영화는 아직 관객에게 대중성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오히려 이들이 출연한 TV 드라마는 상당한 화제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비의 '풀하우스'와 '상두야 학교가자', 에릭의 '불새', 윤은혜의 '커피프린스 1호점' 등은 그 대표적 사례다.

또 이들 가수들은 주무대인 TV 음악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수시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기도 하다.

그 만큼 TV시청자들에게 가수들은 낯익고도 친근하다.

하지만 영화의 주연배우로서 가수들은 아직 그 존재감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윤상오 이사는 "관객이 그들을 배우로서 바라보며 기대감을 갖는다면 영화는 흥행하겠지만 아직 그런 분위기가 익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래도 가수들의 스크린 진출은 계속될 것이며 또 "계속되어야 한다"고 충무로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배우에 대한 영화 제작진의 수요는 넘쳐나지만 공급은 적은, '배우 기근' 현상과 가수들의 활동 영역 넓히기와 이를 통한 관객 확보의 필요성은 늘 맞물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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