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긴 여운 남긴 두장면

윤여수 사진=홍기원 기자 / 입력 : 2007.10.15 09:37 / 조회 : 27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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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에드워드 양 감독의 아들 션 양과 부인 카일리 펑이 핸드프린팅을 펼쳐보이고 있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12일 막을 내렸다.

올해 만큼 유난히 말도, 탈도 많았던 때도 없었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러나, 그 같은 분위기 속에서 긴 여운으로 남는 두 장면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제가 아니라면 결코 맛볼 수 없는 깊고 긴 여운은 내년 부산국제영화제를 기대하게 하고 그 무대에 선 이들에게선 영화가 주는 또 다른 감동의 흥취가 묻어난다.

우선 지난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는 대만 뉴웨이브의 선구자인 거장 에드워드 양을 추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 주인공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지만 그의 자리를 대신한 사람은 어린 아들 션 양이었다. '아시아 영화인의 밤' 행사에 참석한 아들은 피곤에 지쳐 꾸벅꾸벅 졸았고 채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채 무대에 올라 아버지가 남긴 영화의 향취를 핸드프린팅으로 남겼다. 곁에는 아버지의 아내이자 영화적 동지였던 엄마 카일리 펑도 함께 했다.


500여 아시아 영화 관계자들은 때론 웃음과 때론 안타까움으로 이 흐뭇한 광경을 지켜봤다. 특히 이날은 고 에드워드 양 감독이 타계한 지 100일째였던 날로 카일리 펑은 "그의 작품이 많은 감독과 다음 세대 감독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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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 김승호의 아들 김희라와 그의 가족들이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가 함께 핸드프린팅 행사를 갖고 있다.


폐막 하루 전날인 11일 오후 역시 같은 곳에서는 '한국영화 회고전’의 밤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배우 고 김승호를 기리는 행사도 마련됐다. '마부', '로맨스 빠빠', '박서방' 등의 영화를 통해 196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한 배우로 활동한 김승호는 자신의 아들 김희라에게 영화를 유전했다.

이날 무대에서도 아들 김희라가 아버지를 대신해 역시 핸드프린팅으로 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화, 아버지의 시대를 추억했다. 여전히 몸이 불편한 아들 김희라는 최근까지도 '사생결단'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활동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왔다.

또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인 '마부'의 강대진 감독 유가족에게도 트로피가 다시 제작돼 전달됐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크리스토프 테레힉테 집행위원장이 고 강대진 감독의 부인 이경윤 여사에게 은곰상 트로피를 증정했다.

레드카펫을 밟는 화려하고도 섹시한 드레스를 입은 여배우들에 쏟아지는 것과 같은 스포트라이트 없었지만 이 두 가지 풍경은 부산국제영화제라는 영화 축제의 마당이 지니는 또 다른 의미를 전하는 자리였다.

오늘의 영화를 존재하게 하는 힘, 그것은 이미 관객의 곁을 떠났지만 그 작품으로 오래도록 남는 거장들의 향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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