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약한 남편' vs '강한 아내'가 대세

김경욱 기자 / 입력 : 2007.05.16 17:47 / 조회 :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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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TV 드라마에서 남편의 모습이 약해지고 있다. 과거 가정에서 큰 목소리를 내며, 책임지고 가정사를 총괄하던 남편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이들은 가장으로서의 카리스마 보다는 유약하고 때로는 무책임한 모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반해 아내들은 이 같은 남편들의 모습과는 반대로 강단 있고 힘 있는 모습으로 남편을 주도하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서 김병세와 하유미는 이 같은 모습을 잘 드러내준다. 김병세가 열연하는 허달삼 역은 화끈하고 사람 좋고 처가에도 잘하는 일등사위지만, 아내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는 남편. 그는 타고난 호색을 참을 수 없어 이를 즐기다가 아내에게 덜미를 잡혀 인간취급을 못 받기도 한다.

반면 하유미가 열연중인 김은 수 역은 자신의 동생 지수(배종옥 분)의 남편과 바람 난 화영(김희애 분)를 찾아가 육박전을 벌일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인다. 동생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손수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MBC 주말드라마 '문희' 속의 정웅인 이승연 부부의 모습도 이와 같다. 문호 역의 정웅인은 독기라거나 야심과 탐욕 등과는 거리가 멀다. 문회장의 후계자 자리에도 관심이 없다. 연속극을 보면서 눈물도 흘리고, 애잔한 멜로 영화를 보면서 우는 것도 다반사다. 비록 정략결혼이기는 하지만 아내인 최상미(이승연 분)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그다.

하지만 이 같은 문호의 모습과는 달리 그의 아내 최상미는 야욕과 권력에 대한 꿈이 누구보다도 크다. 무능력한 남편의 모습에 견딜 수 없어 하며, 독선적이고 매몰차다. 남편이 문회장의 후계자 자리에 대한 꿈이 없자 자신이 나서기도 한다.


KBS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에서도 이 같은 약한 남편-강한 여자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지수(한효주 분)의 오빠인 석지웅 역의 서재경은 아내에게 휘둘려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으려고 노력하는 한심한 남편이다. 이에 반해 아내 강래연은 남편 뒤에서 자신의 욕심을 위해 영악하게 그를 다루어 얻고자 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노력한다.

MBC 일일드라마 '나쁜여자 착한여자'에서는 앞서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도 노력하는 아내의 모습이 비춰지면서 '강한 아내'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세영(최진실 분)은 서경(성현아 분)과 '바람'이 난 건우(이재룡 분)와 함께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모인다.

MBC 월화드라마 '히트'에서도 아내-남편의 모습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양상을 읽을 수 있다. 고현정 하정우 커플에서 여성인 고현정이 드세고 털털한 모습임에 반해 남성인 하정우는 조용히 그를 내조(?)하며 세심하게 감싸주고 배려한다.

이처럼 드라마에서 남편의 모습은 약하게, 아내의 모습이 강하게 그려지는 것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사회의 변화상이 드라마에 녹아들었기 때문"이라며 "여성의 사회진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남성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모습이 점차 자리 잡히고 있는 모습이 드라마에서 자주 그려지는 것이 이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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