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 '다이아'가 아닌 '거짓말'을 해명하라

[기자수첩]

김경욱 기자 / 입력 : 2007.05.16 10:56 / 조회 : 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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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잘못은 대답을 못 찾은 게 아니다. 틀린 질문을 한 것이다.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제대로 된 대답이 나올 리 없지. 질문은 '왜 가뒀느냐'가 아니라 '왜 풀어줬느냐'다. 왜 '가둬놓고 15년 만에 풀어줬을까'다" <영화 '올드보이' 중에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경제야 놀자' 제작진이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영자 편'의 방송과 관련해 15일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 해명의 글을 올렸다.

제작진은 '경제야 놀자' 제작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많은 분들께 의혹과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반지의 성격과 반지의 '다이아몬드' 부분에 대해 세세하게 해명했다.

우선 제작진은 반지의 성격에 대해 이소라가 이영자에게 준 '우정의 반지'로 '이소라 다이어트 비디오' 제작시 이영자가 '돈을 빌려 준 대가로 받은 반지'로 돼 있었다며 이는 이영자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알지 못했던 내용이지만, 녹화 당시 이영자를 통해 처음 듣게 됐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또 "'이소라에게서 나온 반지의 보석이 다이아몬드가 아니었다'는 것이 주 방송 내용이며 이소라도 이영자도 그것이 '다이아몬드야'라고 말한 적이 없다. 방송내용은 그것을 감정 받았으며 그것이 다이아몬드가 아닌 게 밝혀진 것뿐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영자도 제작진도 보석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몰랐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면서도 다만, 제작진은 '방송의 기본적인 제작방식'으로 인해 녹화 직전 '정답'(다이아몬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외주제작사 M&M 미디어와 '일밤' 제작진이 주장하듯이 "우선 이영자씨가 그것이 다이아몬드가 아닌 줄 사전에 알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다음은 제작진이 알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라는 문제의식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문제는 '다이아몬드'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누군가가 알았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이영자의 거짓말에 있다. 감정을 받기 위해 내 놓은 물건이 거짓인 경우는 그동안 '경제야 놀자' 출연자들 중에도 무수히 많았다. 또 KBS1TV 'TV쇼 진품명품'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얼마나 많은가.

'방송을 더 재미있게 만들려는 욕심에 과장되게 표현을 했다"는 이영자의 고백처럼 이번 사태의 본질은 방송을 재미있게 하려고 이소라에게서 '뺏어오다시피 한 A'를 '답례로 받은 B'인 것처럼 설정했다는 것에 있다.

이 설정에 대해 제작진이 사전에 인지를 했는지 안했는지가 문제다. 인지를 했다면 '거짓방송'인 것이고, 인지를 못했다면 그 책임에 대해 이영자는 피할 수 없다. 제작진은 "'돈을 빌려 준 대가로 받은 반지'에 대해서는 녹화 당시 이영자에게 들었다. 본인 이야기이기에 별다른 의구심을 갖지 않았다"라고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을 했다.

결국 요점은 출연자가 재미를 위해 시청자들을 속인 설정을 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작진의 잘못은 대답을 못 찾은 게 아니다. 틀린 질문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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