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제작진, 침묵은 금이 아니다

[기자수첩]

김경욱 기자 / 입력 : 2007.05.11 18:41 / 조회 : 16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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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경제야 놀자' 코너가 때아닌 '다이아몬드 반지' 파문으로 시끄럽다. 지난 6일 방송에서 이영자가 감정을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 때문이다. 이소라가 감사의 뜻으로 건넸다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감정결과 가짜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영자와 이소라는 연예계에서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관계. 소위 '최진실 사단'이라 불리면서 친분을 과시해왔다. 하지만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이소라의 행태를 문제삼으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이영자는 9일 해당드라마 홈페이지에 이소라에게 선물받았다고 방송에서 주장한 '가짜 다이아몬드 반지'와 관련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이영자는 "내가 방송을 더 재미있게 만들려는 욕심에 과장되게 표현을 했다"면서 "반지가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전말을 정확히 말하자면 그 반지는 내가 맘에 들어 이소라에게서 뺏아오다시피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소라는 이같은 이영자의 사죄에 대해 "용기를 내어 진실을 이야기해준 것에 고마움을 전한다"면서도 제작진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소라가 직접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면 제작진은 이소라에게 이날 방송에 대해 사과를 했고, 게시판을 통해 반지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소라 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올린 글에서 "제작진도 나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 방송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영자와 제작진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였고, 그 과정에서 '일밤' 게시판을 통해 반지에 대한 진실을 밝혀주겠다는 제작진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문제는 이소라가 거짓반지를 선물했느냐, 이영자가 과장되게 연기를 했느냐의 차원을 넘어 방송 조작에 대한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제작진이 반지의 실체를 알면서도 재미를 위해 이를 확대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상 '경제야 놀자'는 방송 녹화에 앞서 게스트가 어떤 물건을 감정 받을지를 미리 통보받는다. 물건에 맞는 감정사를 섭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라면 이영자는 녹화에 앞서 제작진에게 반지를 감정받을 것이라고 미리 통보를 했으며, 그에 맞춰 제작진은 반지 감정사를 섭외했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서 두가지 버전의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이영자 스스로가 방송의 재미를 위해 '거짓 시나리오'를 꾸몄을 가능성과, 제작진과의 협의를 통해 '거짓 시나리오'를 꾸몄을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전휘제 PD는 10일 스타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거짓방송' 의혹에 대해 "제작 당시 모든 사실을 믿고 촬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10일 '일밤' 게시판을 통해 혼란을 빚은 것에 대한 사과와 진실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현재 외주 제작사의 제작진은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취재진의 전화 통화도 거부한 채 어떠한 입장표명도 꺼리고 있다. 더욱이 MBC본사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의 총괄자인 최영근 예능국장과 담당 CP(책임프로듀서)인 고재형CP는 지난 4일부터 미국 출장중에 있기에 진실규명과 입장표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청자들은 이번 파문에 대한 진실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야 놀자' 담당 제작진은 침묵과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진실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미덕이 아니라 시청자를 우롱하는 행위다. '침묵은 금'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명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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