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열광..'차두리 어록' 총정리

김경욱 기자 / 입력 : 2006.06.24 14:54 / 조회 : 4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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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가까이 해설하면서 경기장 밖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해설자로 활약하며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차두리가 24일 한국과 스위스 전을 끝으로 MBC 월드컵 중계석을 떠났다. 차두리는 이날 중계를 마치며 “이제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시작할 차두리 선수, 수고 많았다”는 김성주 아나운서의 말에 “보름 가까이 해설하면서 경기장 밖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답하며 "4년 뒤에는 국민들의 응원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다짐했다.

차두리는 그동안 특유의 솔직 담백한 입담으로 인터넷 상에서 ‘차두리 어록’까지 탄생시킬 정도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2006 독일 월드컵 중계을 통해 네티즌을 열광시킨 그의 어록을 경기별로 정리해 봤다.

# 6월24일 한국-스위스 전

"우리 선수들, 스위스말 모릅니다. 그냥 뛰면 됩니다." 이날 차두리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붉은 색의 스위스 관중들의 응원열기가 대단하다”는 김성주 아나운서의 말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그 나라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를 응원하는 것으로 알아듣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스위스 출신 팀 동료, 오늘은 좋은 활약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차두리는 전반전 해설 도중 프랑크푸르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크리스토프 슈피허를 보며 “오늘 아침 슈피허로부터 문자를 받았는데요. 그때까지는 출전할지는 몰랐습니다. 친구로서는 기분 좋지만 오늘은 그가 좋은 활약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마음을 솔직히 밝혔다.

"말도 안됩니다. 이건 사기입니다." 이날 차두리의 솔직한 멘트는 후반전에도 여지없이 이어졌다. 후반 32분 부심의 오프사이드 선언에도 주심이 경기를 지속시켜 어이없이 한 골을 내주자 "말도 안 됩니다. 선심 왜 저러죠? 깃발(오프사이드)을 들었다 내렸는데요. 이건 사기입니다"라고 분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 6월19일 한국-프랑스 전

"이 경기장에서는 못뛰어 봤습니다." 지난 19일 한국과 프랑스 전이 열린 독일 라이프치히 경기장에서 중계도중 차두리 선수는 김성주 아나운서가 “차두리 선수, 이 경기장에서 뛰어 본 적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하자 “독일에 있는 거의 모든 경기장에서 뛰어봤는데 이 경기장에서만은 못 뛰어 봤습니다”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 6월14일 스페인-우크라이나 전

"스페인 왕자 부부가 경기장을 찾아 관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진행된 스페인과 우크라이나 전에서 차두리는 그동안 보여준 솔직 담백한 입담뿐만 아니라 박식한 모습을 선보여 다양한 어록을 탄생시켜 화제를 모았다.

이날 월드컵 중계도중 스페인의 펠리페 왕자부부가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이 화면에 비취자 스페인 왕자부부임을 알아보지 못한 김성주 아나운서는 귀빈석과 선수들의 물먹는 모습을 비교해서 설명했다.

차두리는 김성주 아나운서의 어색한 설명이 끝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린 후 스페인 왕자부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스페인 대표팀 경기에 참관해서 축구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성주 아나운서는 “차두리 선수는 경기 내용 중에 아는 사람이 나오면 빨리빨리 좀 얘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좀 당황스럽습니다. 차범근 해설위원도 몰랐는데 오로지 차두리 선수만 알고 있었는데”라고 웃으며 말해 중계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제가 분데스리가 하위팀에서 뛰다보니…" 또 차두리는 당초 접전이 예상되던 경기가 스페인의 우위 속에서 3대0으로 득점차가 나자 “차두리 선수는 이렇게 많은 점수가 나는 경기를 해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김성주 아나운서의 질문을 받고 “네, 제가 분데스리가 하위 팀에서 선수생활을 하다보니 이런 경험이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핀란드가 아니라 폴란드입니다." 차두리는 또 독일과 폴란드의 경기 예고를 하는 차범근 해설위원이 “독일과 핀란드가 경기하게 됩니다”라고 잘 못 말하자, 조용한 목소리로 “폴란드입니다”라고 아버지 차범근 해설위원의 설명을 정정해 주기도 했다.

# 6월13일 한국-토고 전

"대표팀 탈락 소감을 묻더군요." 13일 한국과 토고 전 중 차두리 선수가 인터뷰를 끝내고 중계석으로 복귀하자 김성주 아나운서는 차두리 선수에게 “현지 언론에서 어떤 질문을 하던가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차두리 선수는 “제가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해서 어떤 기분이냐, 뭐 이런 것을 물었습니다”라고 선수 입장에서는 가슴 아플 법한 상황을 도리어 솔직하게 말해 김성주 아나운서를 당황케 만들기도 했다.

# 6월12일 일본-호주 전

"저는 당시 후보여서 모르겠습니다." 지난 12일 일본과 호주 전에서 일본이 1대 0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전반전이 끝나자 차두리는 “하프 타임에 분명 히딩크 감독의 주문이 있었을 것입니다”라고 말을 시작했다. 이어 김성주 아나운서가 “2002년 한국과 미국 경기에서도 전반을 0대1로 뒤지고 있었지 않았습니까. 당시에도 하프 타임 때 히딩크 감독의 특별 지시가 있었을 텐데, 차두리 선수 어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차두리 선수는 “저는 당시 후보여서 모르겠습니다. 후보 선수들은 밖에서 몸을 풀고 있기 때문에 라커룸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경기 다시 보시죠”라고 솔직하게 말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 6월10일 잉글랜드-파라과이 전

"그때 저는 2살 이었습니다." 차두리의 어록은 2006 월드컵 개막전인 잉글랜드와 파라과이 전에서부터 시작됐다. 김성주 아나운서가 한 “차두리 선수 1982년 월드컵 기억나시나요”라는 질문에 차두리가 “그 때는 제가 2살”이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 이날 경기도중 잉글랜드의 골키퍼 폴 로빈슨이 골킥으로 찬 공이 전광판을 맞히자 "우리 팀(프랑크푸르트) 선수들끼리 연습할 때 맞히기 내기 했었는데 한 사람도 성공을 못했습니다. 인대가 늘어날 정도로 했는데 안 됐는데 월드컵에서는 이런 명장면도 볼 수 있네요"라고 흥분하며 말하자 차범근이 "파워가 부족한가 보죠"라고 살짝 비꼬아 말한 것.

이에 차두리는 잠시 뜸을 들인 뒤 “아닙니다”라고 정색을 하며 짧게 답해 '차두리 어록'의 돌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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