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회 칸 중간결산]존재감 No.1 케이트 블란쳇③

[★리포트]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5.14 07:30 / 조회 : 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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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블란쳇 /AFPBBNews=뉴스1


반환점을 돈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의 최고 스타를 묻는다면 아마 열에 아홉은 그녀를 첫 손에 꼽을 것이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다.


전 부문 심사위원을 여성 과반수로 배정한 칸영화제가 케이트 블란쳇을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발탁했을 때부터 그녀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하비 와인스타인 스캔들로 촉발된 할리우드의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여성 영화인들의 평등한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온 케이트 블란쳇은 올해 칸영화제를 변화를 대변하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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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국제영화제의 케이트 블란쳇 /AFPBBNews=뉴스1


경쟁부문에 초청된 21편의 작품 중 여성 감독의 작품은 셋. 하비 와인스타인이 칸영화제에서만 4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칸은 성범죄 신고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신경을 썼지만 여전히 그 수가 적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케이트 블란쳇은 그 수를 문제 삼는 대신 올해 칸의 경쟁에 진출한 여성 감독들에 대해 "성별이 아닌 작품성"으로 초청된 것임을 강조했다. 심사위원장으로서 "그들을 여성이 아니라 감독으로 대할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칸영화제는 케이트 블란쳇에 찬사를 보내는 데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개막식 오프닝에서는 헌정 영상이 상영됐고, 그녀는 마틴 스콜세지와 함께 개막식 무대에 올라 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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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 /AFPBBNews=뉴스1


그가 입은 아름다운 드레스들도 내내 시선을 집중시켰다. 특히 개막식에서 환경을 보호한다는 뜻에서 4년 전 골든글로브에서 입은 드레스를 다시 입어 더욱 화제가 됐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케이트 블란쳇을 포함해 82명의 여성 영화인이 함께 한 특별한 레드카펫이었다. 연대의 의미로 나란히 선 82명의 여성 영화인들이 뤼미에르 극장의 레드카펫에서 침묵의 행진을 벌였다. 이는 앞서 티에리 프리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여성 100인의 행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받았던 이벤트다. 왜 82명이어야 했을까.

그 답은 역시 케이트 블란쳇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뤼미에르로 향하는 계단에 줄지어 선 여성들 맨 뒤에서 마이크를 잡은 케이트 블란쳇은 "이곳에 82명의 여성이 모였다. 이는 1946년 첫 칸영화제가 열린 이래 이 계단을 올랐던 여성 감독의 수"라고 말했다. 71년 역사의 칸영화제가 경쟁부문에 1688명의 남성 감독 작품이 초청되는 동안 초청된 여성 감독의 영화는 82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 사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은 '피아노'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공동 수상이었다) 뉴질랜드 출신 제인 캠피온 감독이 유일하다. 케이트 블란쳇 또한 71년 역사의 칸에서 나온 12번째 여성 심사위원장이다.

"이는 냉혹하며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성은 세계의 소수자가 아니지만, 현재 우리 산업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여성으로서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 각자의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오늘 우리는 진전을 향한 결단과 책무의 상징으로서 함께 이 계단에 섰다."

세상의 여성들과 연대할 것임을 밝히며 동일 노동-동일 임금, 다양성과 공평함이 확보된 작업 환경을 요구한 케이트 블란쳇은 당당히 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녀는 올해 칸의 전반부를 이끈 최고의 스타였다. 아름다움과 기품, 힘과 용기를 지닌 칸의 여신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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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국제영화제의 케이트 블란쳇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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