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성폭력 피해자 여성 61.5%..남성은 17.2%(종합)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8.03.12 15:16 / 조회 :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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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가 이뤄진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기념 행사/사진=김휘선 기자


여성 영화인들이 영화계에서 성폭력/성희롱 피해에 노출되어 적잖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고,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해결도 이뤄내지 못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개소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영화산업 내 성폭력 근절 및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토론회로 이뤄졌다.

이날 발표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는 2017년 7월 11일부터 9월 13일까지, 영화인 총 751명이 설문조사에 참여(식별불가 2명 제외)했다. 총 749명(여성 62.3%(467명), 남성 35.6%(267명))의 설문결과가 확보됐다. 조사 항목은 성 고정관념, 직무 및 영화계 현장에 대한 인식, 성폭력/성희롱 인식, 본인의 성폭력/성희롱 피해 경험, 타인의 성폭력/성희롱 피해 인지 경험, 성평등한 환경 조성을 위한 방안 등이다.

성폭력/성희롱 피해 경험(본인의 피해 경험)은 전체 응답자의 46.1%가 경험했다고 답했다. 성별에서는 여성이 61.5%, 남성이 17.2%로 나타났다. 연령별 차이에서는 20대가 45.9%, 30대가 48.3%였다. 직군별에서는 제작이 50.1%, 연출이 51.7%, 작가와 배우가 각각 65.4%와 61.0%로 집계 됐다. 뿐만 아니라 고용형태별 차이에서는 비정규직의 피해 비율이 50.6%로 높게 나타났다.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28.2%)이었다. 이어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 원치 않는 술자리 강요'(23.4%), '특정 신체부위를 쳐다봄'(20.7%), '사적 만남이나 데이트 강요'(18.8%),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하거나 신체 접촉을 하도록 강요'(15.8%) 순이다. 성별 차이에선 모든 항목의 피해 비율이 남성보다 여성이 높았다. 여성 40%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 33.4%가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 또는 원치 않는 술자리 강요' 피해를 경험했다.

가해자 조사에선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남성 71.6%, 여성 5.2%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여성일 때 남성 가해자는 76.7%(여성 가해자 3.5%), 피해자가 남성일 때 남성 가해자는 43.5%(여성 가해자 17.4%)로 나타났다. 가해자 지위는 상급자(48/7%)가 가장 많았다. 피해 반복 정도는 2~3회가 33.6%였으며 여성은 남성보다 2회 이상의 반복, 지속적인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성희롱 사건 발생 장소는 술자리나 회식 장소가 44.3%로 가장 높고, 외부 미팅 등 일 관련 외부 장소가 19.4%, 촬영현장 16.8%, 회의나 미팅 장소 15.4%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술자리나 회식, 일 관련 외부 장소 등에서 발생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반면 남성은 촬영현장과 합숙 장소에서 발생 비율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당시 대처 방식에 대해서는 '문제라고 느꼈지만 참았음'이 44.1%로 가장 높았다. '모른 척 하면서 살짝 피함'이 30.7%, '당황, 두려움, 취한상태, 충격 등으로 어떤 것도 할 수 없었음'이 10.4% 등으로 나타났고 대체로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응답한 이들의 대처 방식이 공적으로 해결하는 비율이 낮았다. '친구, 동료 등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공론화하지 않음'이 53.0%, '아무에게 이야기 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참음'이 20.0%였다. 피해를 알리거나 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34.1%가 '넘어가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으로 생각되어서'였고, 31.0%는 '업계 내 소문, 평판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처 결과에 대해 50.1%가 불만족 한다고 답했다.

이밖에 이번 발표된 조사 결과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80.9%가 타인의 피해를 인지한 적이 있음(목격 혹은 들은 경우)이 여성 84.8%, 남성 73.8%로 나타났다.

영화계의 성폭력/성희롱 발생 및 미해결 원인에 대해 '인맥, 소문 등이 중요한 조직문화'가 66.7%, '문제제기하기 어려운 권위적, 위계적 분위기'가 57.7% 등의 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제언으로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 및 징계'가 81.2%, '성차별적 노동조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집단적 노력'이 62.3%, '피해자 보호 및 대책 마련하는 내부 전담 기구 마련'이 56.1%로 나타났다.

이번 성폭력/성희롱 조사 결과 발표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에 대한 피해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를 통해 영화계 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영화계 내 성차별적인 관행을 시정, 성평등한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든든 개소 기념행사에는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임순례 감독 등이 참석해 영화계 내에 올바른 성평등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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