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유민상 "마지막 연애 7년 전, 장가 안 가고 '개콘'만"

[☆밥한끼합시다]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10.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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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유민상(38)은 KBS 2TV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에서 가장 많은 회차에 출연한 개그맨 중 한 명이다. 지난 2005년 20기 KBS 공개 개그맨으로 데뷔해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 그는 '개콘'이 칭찬을 들을 때도, 비난을 받을 때도 묵묵히 프로그램을 지키며 제 몫을 다했다.

11년의 세월이 지나 '개콘'이 위기설에 휩싸인 지금도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어김없이 찾아온 '개콘' 녹화 날, 스타뉴스는 '밥한끼합시다' 코너를 통해 유민상을 인터뷰했다. 약속 장소인 소속사 JDB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스튜디오에는 김밥, 빵, 떡볶이, 튀김, 순대 등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몸무게 136kg, 키 187cm, 커다란 거구를 자랑하는 유민상은 카메라를 향해 "한 끼 갖고 되겠느냐"며 빵 3개를 한입에 넣는 '기세'를 보여줬다. 개그맨다운 센스와 유쾌한 입담으로 인터뷰 분위기는 웃음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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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평소 어떤 걸 즐겨 먹어요?

▶'개콘' 연습 때문에 여의도 주변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가까운 음식점에서 패스트푸드나 김치찌개를 즐겨 먹습니다.

-개그맨 김준현 씨는 '개콘' 시절 유민상 씨와 너무 많이 먹어서 몸이 뚱뚱해졌다던데요.

▶핑계죠. 본인이 살찐 거를 저한테 넘기다니, 몸쓸 핑계네요. 같이 '큰 세계'라는 코너를 할 때는 정말 많이 먹긴 했어요. 그때 멤버들이 다 잘 먹는 친구들이라 절정을 찍었죠.

-'개콘' 900회 기자간담회 때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나요. 역대 최다 회차 출연자시라고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 제가 2005년에 데뷔해서 2006년부터 꾸준히 했거든요. 그때부터 길게 쉰 적이 없어요. 11년 정도 쭉 했죠. 중간에 한주 잠깐씩 쉰 거 빼고는 거의 했어요. 주변 동료들도 제가 거의 공백기가 없다고 느낄 정도라서요. (김)대희 형도 최근에 1년 넘게 안 했었고, 심지어 잠깐 SBS에 다녀온 것도 있었고요.

-유민상 씨도 이제 '개콘' 터줏대감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요?

▶에이~터줏대감은 (김)준호 형님과 (김)대희 형님이죠. 잠깐 다른 일을 하다 오셨지만 '개콘'하면 가장 떠오르는 개그맨이잖아요. 공신도 크고요. 전 아직 그럴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부족함이 많죠.

-정말 많은 코너에 출연했겠지만, 그 중 가장 애착이 남는 코너가 있나요?

▶2년 차 시절 동기들과 했던 '뮤지컬'이 가장 기억이 남습니다. 일주일 꼬박 쏟아부어서 했죠. 신인이라 그만큼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동기들끼리 진짜 많이 고생도 하고 싸우기도 했죠. 그때 동기들이 가장 친하고요. 감동 코드가 있던 코너라 기억이 더 남아요. 그때는 신기하게 팬덤도 있어서 따로 팬 미팅까지 했었어요.

-최근 들어선 '민상 토론', '1대1', '퀴즈 카페' 등 퀴즈나 토론 형식의 코너를 많이 보여준 것 같아요.

▶기본적인 형식부터 만들기 쉽고, 시청자들에게 전달도 쉬워서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낼 수가 있고요. 제가 또 당하는 캐릭터를 잘하는데, 그런 캐릭터를 하기에도 좋은 형식인 것 같아요.

-실제 인터뷰에서도 '민상토론'이나 '퀴즈 카페' 코너처럼 난감한 질문을 받고 당황했던 적이 있나요?

▶'민상 토론' 처음 했을 때는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정치 코너지만 정치에 대해 딱히 얘기하지 않는 코너라 양쪽 진영 상관없이 많이 좋아해 주셨죠. 인터뷰 제의가 정말 많이 왔었는데, 전부 거절했었어요. '민상 토론' 관련해서 인터뷰를 하게 되면 '누가 만들었어요?' '정작 본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어요?'라고 물어볼 텐데, 어 우~ 답하기 난감하잖아요. 그땐 개그맨과 별로 관련 없는 곳에서도 인터뷰 제의가 많이 왔었어요. 뉴스 쪽에서도 왔었고요.

-당시 사회 현실이 잘 반영된 코너라 시청자들도 더 공감하고 재밌어했던 것 같아요.

▶네. 당시엔 '개콘'이 정치 풍자나 사회 세태를 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어요. 속으로 전 '할 수가 없는데'라고 생각했거든요. 당시엔 무슨 얘기를 해도 반대편은 싫어하고, 혹자는 '개그맨이 무슨 정치 얘기를 하느냐'는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우린 못한다'는 걸 코너로 만들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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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요즘 '개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개그맨들이 하나둘 복귀하고 있어요.

▶정말 든든하죠. 그동안 좋은 가르침을 줄 선배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흔히 어깨너머로 배운다잖아요. (후배들이) 보고 배울 사람이 많이 있어야 하는데, 저 하나만 가지고 뭘 더 배울 수 있었겠어요. 이번에 연기파 선배나 캐릭터 자체가 재밌는 선배들이 다량으로 돌아오니까 후배들이 배울 게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저도 신인 때 김준호, 김대희, 장동민, 안상태 등 선배들 하는 거 보면서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거든요.

-'개콘'이 위기라고들 해요. 실감하나요?

▶일단 시청률이 예전보다 안 좋으니까요. 반응이 옛날보다 떨어졌다고 느끼죠. 얼마 전까진 댓글도 안 좋았는데, 선배 개그맨들이 돌아오면서 댓글은 많이 뒤집어진 것 같아요. 시청률은 아직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데, 천천히 떨어진 것처럼 천천히 다시 올라갈 거예요. 다들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잖아요.

-돌아온 개그맨 중에선 누가 제일 반가웠나요.

▶신봉선이죠. 아무래도 동기가 돌아온 게 제일 기분 좋아요. 한동안 동기가 없어서 다른 동기들끼리 장난치는 걸 보고 있으면 부러웠거든요. (신)봉선이가 돌아와서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너무 까불어서…'뭐 그래도 좋구나~'(웃음)

-또 돌아왔으면 하는 개그맨 있어요?

▶다 왔으면 좋겠는데, 개인적인 욕심이긴 하죠. 김준현 씨, 이수근 씨도 왔으면 하는데, 스케줄이 바빠서요.

-유민상 씨는 '봉숭아 학당'에 합류 안 하나요.

▶그러게요. 신인 때부터 한 번도 못 해봤네요. 절 보면 아시겠지만 캐릭터가 있긴 한데, 대놓고 또 캐릭터 연기는 못해요. 특정 캐릭터를 연기해 본 적이 없어요.

-'개콘'이란 프로그램이 정말 치열하게 아이디어 짜고 연습하려면 어느 프로그램보다 투자가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런 프로그램에서 10년 넘게 자리를 지킨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요.

▶제가 아직 장가를 안 갔기 때문에 가능한 거 같아요. 모든 패턴이 '개콘'화 돼 있거든요. 집도 KBS 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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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한창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얘기도 안 할 수 없죠. 출연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네요.

▶처음 시작할 때 별 기대가 없었던 걸 생각하면, 정말 장수하고 있어요. 앞으로 또 이런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만큼, 출연자 4명이 정말 친하고 제작진과 호흡도 잘 맞아요. 진짜 이런 조합이 다시 나올까 싶네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걸 실감해요?

▶그럼요. 멤버들 중에서 먹는 게 제일 달리는 저지만, 광고도 찍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재밌게 보고 있다'고 해주셔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녀석들' 보면 덩치에 비해 입이 작다는 얘길 종종 듣던데요.

▶그러게요. 그전엔 생각도 안 하고 살았는데, 김준현, 문세윤하고 있으니까 그런 소릴 듣네요. 꼴에 제가 입은 작데요. 하하.

-'맛있는 녀석들'에서 '한 입만'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문세윤 씨가 진짜 크게 먹었을 때요. 진짜 쌈을 야구공 보다 더 크게 싸서 넣었는데, 방송에서 편집해서 나갔지만 씹는 데만 10분이상 걸렸어요. 계속 씹고 있더라고요. 한동안 대사를 안 했어요.

-'먹방' 프로그램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유민상 씨가 생각하는 '먹방' 1인자는 누군가요.

▶정준하 선배나 김준현인 것 같아요. 많이 먹기도 하지만, 음식에 대한 관심도, 지식도 많은 분들이거든요. 그런 분들이 진정한 '먹방'의 1인자인 것 같아요. 많이 먹는 거로만 치면 운동선수 못 따라가죠. 현주엽 형님도 엄청 드시던데요.



-현재 몸무게는 얼마나 나가요?

▶'맛있는 녀석들' 찜질방 편에서 쟀을 때 136kg가 나왔어요. 문세윤이 126kg, 김준현이 123kg이에요.

-유민상 씨가 가장 무겁네요.

▶당연하죠. 제가 키가 제일 큰데요. 꼭 키는 얘기 안 하고, 몸무게만 얘기하는데, 굉장히 장신입니다. 조인성 씨랑 키가 같아요. 나이는 공유 씨랑 동갑이고요. 몸무게는 둘을 합친 거지만요.

-많이 먹으면 어느 정도까지 먹을 수 있나요?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을수록 기량이 떨어져요. 그래도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마음만 먹으면 다 들어가더라고요. 한창 데뷔했을 때랑 '맛있는 녀석들' 초창기 때는 겁 없이 먹었죠. 소위 침 좀 뱉고 먹었습니다. '맛있는 녀석들' 넷이서 치킨 9마리 정도 먹었어요.

-소싯적 이정도는 먹었다?

▶글쎄요. 잘 먹을 때는 라면 5개까지 끓여 먹어 봤죠.

-한 번에 끓이나요?

▶그럼요. 한 번에 끓여 먹죠. 중간에 끊어지면 안 되죠.

-라면이 불잖아요.

▶불기 전에 먹으면 되죠.

-김준현 씨 경우 날씬했던 과거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유민상 씨도 날씬했던 과거 사진 있나요?

▶아기 때 모습만 날씬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 모습이었죠. 지식과 함께 몸도 불었어요.

-다이어트에 도전해 본 적은 있나요?

▶'아빠와 아들' 코너 끝나고 20kg 정도 뺐었어요. 요즘엔 '먹방'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꾸준히 다이어트 하기가 힘들어요. 현상 유지만 하려고요.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을 때만 먹고, 집에선 현미밥에 닭가슴살, 소시지, 미역국만 놓고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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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올해 JTBC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에도 출연했어요.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후배 이수지 씨와는 이후 더 친해졌나요? 아니면 어색해 졌나요?

▶서먹해질 건 없고요. 오히려 조금 더 친해지긴 했어요. 어차피 '개콘' 하면서 자주 보니까요. 별다른 말이 필요 없는 느낌이에요. 수지 씨가 워낙 성격이 밝고 평상시 '개콘' 연습실에서도 7살 여자애 마냥 '까르르~까르르~' 하면서 돌아다녀서요. 제가 잘한 건 없고, 수지 씨가 잘 받쳐주니까. 누구랑 했어도 굉장히 러블리한 커플로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둘 사이 뭔가 달라진 게 있나요?

▶오히려 아주 친하게는 못 하겠더라고요. 괜히 남자들끼리 '얼레리~꼴레리~'하는 느낌이 있잖아요.

-여지가 있는 건가요?

▶여지요? 하하. 처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비즈니스 관계죠.

-얼마 전에 이수지 씨 인터뷰를 했었는데, 유민상 씨와 실제 연인이 될 가능성에 대해 물었거든요. '고백하면 사귀어 줄 수도 있다'고 하던데요.

▶미치겠어요. 진짜~어딜 감히… '고백하면 사귀어 줄 수 있다'고, 와서 무릎 꿇으면 용서해주겠다는 거랑 똑같잖아요. 저는 '이수지 씨가 고백하면 사귀어 주는 거'로 (하죠). 서로 고백만 기다리는 걸로, 하하.

-'개콘'에선 김민경 씨와 커플 호흡을 맞췄잖아요. 이수지 씨와 김민경 씨 중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하겠어요.

▶음…여러 가지 멘트들이 떠오르지만 말을 조심해야겠어요. 정말 어려운 일이네요. 일단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네요. 둘이 차이점이 뭐가 있나요. 차이점을 알고 나면 그다음 한 번 생각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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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개콘' 코너 중 '유민상 장가보내기 프로젝트'가 있었잖아요. 코너는 끝났지만 현실에선 어떻게 돼 가나요?

▶음…이성을 만날 기회가 점점 줄어들어서요. 나이가 들면 더 만나기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연애했을 때가 언젠가요?

▶'개콘' 초창기엔 있었어요. 제 나이가 33~34이었을 때였던 것 같아요. 6~7년 정도 됐죠.

-계획했던 결혼의 마지노선 나이는 얼마였어요?

▶40살이었는데, 막상 여기까지 오니까 모르겠어요. 지금의 패턴에 너무 익숙해져서요.

-언제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꿈을 꿨나요?

▶전 어릴 적 꿈을 이룬 케이스에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남을 웃기는 데 재미가 들렸던 것 같아요. 담임 선생님이 미인이었거든요. 선생님이 제가 재밌으니까 연극에 추천해주셔서 무대 경험도 했어요. 저한텐 은인이시죠.

-유민상에게 '개콘'이란?

▶'개콘'에 대한 악플들을 보면 '프로그램 폐지해라'는 분들도 더러 계세요. 그 분들에게 바라는 점은 좀 더 크게 봐주셨으면 한다는 거에요.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지면 많은 자원들을 잃게 됩니다. 이경규, 유재석, 강호동 선배 등 잘 나가는 예능 프로그램 MC 분들도 다 코미디언이에요. 대다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다 경험하신 분들입니다.

'개콘'은 대한민국의 웃음을 퍼뜨리는 뿌리 같은 거죠. 저 같은 사람들은 코미디 프로그램이 아니면 데뷔할 길이 없어요. 물론 프로그램 자체가 재밌어져서 유지되는 게 제일 좋죠. '힘을 내라'는 응원이 필요할 때인 것 같아요. 따끔한 채찍질도 좋지만 맹목적인 비난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나 박휘순, 신봉선 같은 친구들에게 기회를 준 프로그램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이런 사람들 '개콘' 아니었으면 어떻게 TV에 나옵니까.

-어떤 개그맨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항상 재밌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유민상이 하는 코너면 다 괜찮아'는 반응을 좋아해요. 퀄리티가 보장된 느낌이랄까요. 기복이 있기 보다는 중상위 정도에서 길게 가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보고 싶기도 해요. 거창한 역할 말고 공포영화에 두 번째 죽는 사람 정도로요. 뮤지컬도 해봤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유민상 씨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항상 '개콘'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개그맨으로서 더 재밌고 여러분들에게 사랑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끔 재미없다고 화내지 마시고요. 숨어 있는 유민상 팬들 제발 좀 활동해주시고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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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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