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곽동연 "'구르미'가 인생작? 넘어야 한단 부담 없어"

[★차한잔합시다] 곽동연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7.10.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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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동연/사진=이기범 기자


배우 곽동연(20)은 나이답지 않게 진중하다. 연기력 또한 20살을 갓 넘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곽동연은 지난달 21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극본 이희명·연출 백수찬, 제작 아이엠티브이)에서 최초로 아빠 연기에 도전했다. 곽동연이 맡은 성해철은 형 해성(여진구 분)의 죽음으로 삐뚤어진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로 예기치 못하게 딸을 얻은 다소 철없는 아빠다. 상처 많고 반항적인 인물에서 차츰 부성애를 깨달아가는 해철은 드라마가 안겨준 또 하나의 감동이었다.


곽동연은 드라마를 막 끝냈지만 쉴 틈이 없다. 첫 연극 '엘리펀트 송'을 앞두고 있는 곽동연은 가벼운 질문에도 고민하며 진지한 답을 내놨다.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는 그는 가을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소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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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자주 가나요.


▶쉬는 날에는 무조건 집 앞에 있는 카페를 가서 책을 읽거나 대본을 보거든요. 집에서 뭔가를 하질 못해요. 집에서는 잠만 자는 스타일이에요. 그 공간이 이제는 저한테는 아지트 느낌도 나고 편안한 느낌이 주어져서 좋은 것 같고. 제가 또 커피를 좋아해요.

-어떤 음료를 즐겨 먹나요.

▶원래는 핸드드립을 많이 먹었었는데 그 카페는 커피 종류가 많지 않아서 그냥 아메리카노나 더치(커피)를 먹어요.

-카페에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볼 것 같은데요.

▶거기는 정말 저희 집 앞 골목이라서.. 동네 분들과는 다 이웃사촌이 됐어요. 맞은 편에 사는 이모님은 반찬도 주시고.

-자취 중이죠? 자취 생활은 어떤가요.

▶늘상 같은 것 같습니다.

-자취하면 밥도 직접 해먹나요.

▶요새는 해먹을 틈이 없었어서. 밥해놓고 며칠 집에 못 들어가면 상하고 번거롭더라고요.

-요리는 잘하나요.

▶아니요. 못해요. 원래는 잘했거든요. 중학생 때 잘했는데 막 된장찌개도 해먹고.. 그런데 안 하니까 바로 까먹더라고요.

-자취 힘들진 않나요.

▶이젠 너무 당연한 게 돼서 오히려 누구랑 같이 살면 그게 더 불편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진중한 것 같아요. 본인의 진중한 이미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크게 '이미지를 탈피해봐야지'라는 생각은 없는데 제가 예능도 그렇고 인터뷰도 그렇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제가 그렇게 의식하고 의도하지 않아도 이렇게 돼요. 실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커서 '그냥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는 생각이 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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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동연/사진=이기범 기자


-최근 '다시 만난 세계' 촬영을 끝냈어요.

▶어제(지난달 21일) 촬영이 끝났어요. 끝나고 자고 일어났더니 오늘이었어요.

-'다시 만난 세계' 촬영과 '엘리펀트 송' 준비 기간이 겹쳤겠어요.

▶준비 기간은 좀 겹쳤어요. 그런데 연극 측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촬영 없을 때 연습하고 촬영 있을 땐 피해주셨어요.

-첫 연극으로 '엘리펀트 송'에 도전한 이유가 있다면.

▶일단은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가 너무 좋아서 그걸 보시는 분들께도 꼭 전달을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제일 컸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만난 세계'를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다시 만난 세계'도 마찬가지로 '가족이든 친구든 애완동물일 수도 있고 지금은 볼 수 없는 소중한 존재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어떨까'라는 그 이야기가 따뜻했어요.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아빠 역할을 했어요.

▶사실 애들이랑 잘 못 친해져요. 애들 대하는 법을 잘 몰라서.. 참 부모님의 마음이라는 걸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제가 느끼기에도 제가 어려서 최선을 다하긴 했어요. 참 어떻게 보면 '엘리펀트 송'도 부모와 자식 간의 이야기가 섞여 있는 연극이라 드라마까지 더불어서 그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딸 역할을 했던 아역과는 친해졌나요.

▶많이 못 친해졌어요. 아무래도 촬영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다 보니까 차분하게 얘기도 하고 챙겨줄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었어요. 바로바로 찍고 다음 신 넘어가서..

-여진구 씨의 동생 역할을 맡았어요. 동갑인데 친해졌나요.

▶많이 친해졌어요. 사실 (여)진구랑 저랑 서로의 존재는 알고 있었어요. '나랑 동갑인 연기자가 있구나'라고 진구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또 (박)보검 형이랑 진구랑 친해서 서로 얘기 전해 듣고 했었는데 만나게 돼 너무 반가웠고 이렇게 동갑 친구만이 가질 수 있는 느낌들이 참 좋더라고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여진구 씨를 선배님이라고 불렀더라고요. 작품 시작 때는 뭐라고 불렀었나요.

▶호칭을 부를 일은 잘 없었어요. 인사 나누고 '친구인데 말 편하게 해요'라고 진구가 먼저 얘기를 해줬어요.

-옆에서 본 여진구 씨는 어떻던가요.

▶확실히 진구는 호칭은 이제 그렇게 부르지 않지만 저보다 훨씬 더 오래 활동하고 멋진 연기를 하고 있는 선배님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저도 간접적으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진구가 왜 이렇게 연기를 잘할 수밖에 없는지.. 너무 성실하고 열심히 하더라고요.

-드라마에 대한 반응도 챙겨봤나요.

▶막 열심히 찾아보진 않고요.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게(드라마 톡) 있더라고요. 집에서 본방송 챙겨볼 수 있을 때 찍은 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까 몇 번 봤는데 농담만 하시더라고요.

-어떤 반응들이 있던가요.

▶저희가 마지막 회 중간에 뉴스 특보(문재인 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가 나왔었어요. '해성이는 커서 대통령이 됐다. 대통령이 특별 출연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제는 안 보려고요. 농담이 웃겨서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다시 만난 세계'에서 원했던 결말이 있나요. 실제 결말은 어땠나요.

▶저는 사실 그냥 (해성이) 안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좀 어거지라고 해도 행복하게 끝나면 안 되나 싶었어요. 해성이 돌아가고 마지막에 나타났던 해성이는 정원이(이연희 분)의 상상일 수도 있고 바람일 수도 있고 실제 해성일 수도 있지만 어찌 됐든 소중한 존재가 남긴 따뜻함에 대한 그런 것들을 얘기한 결말이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돌아온 해성이는 상상이라고 생각했나요.

▶사실 저도 다시 만난 해성이가 정원이에게 남긴 따뜻함이라고 생각했어요. 환상이겠지만 그래도 정원이는 그것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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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동연/사진제공=구르미그린달빛문전사, KBS미디어


-여전히 '구르미 그린 달빛' 김병연이 대표 캐릭터로 불리고 있는데, 이를 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요.

▶그런 생각은 없고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게 감사한 것 같아요. 그만큼 좋게 봐주셨다는 것 같고 또 그런 좋은 인물을 만나서 열심히 연기하면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김병연이 썼던 갓을 구입했다고 들었어요.

▶병연이 갓은 아니고 촬영지가 아무래도 민속촌이라서 갓을 팔더라고요. 일반 갓을 사서 집에 잘 있어요.

-갓을 써보기도 했나요.

▶아니요. 갓을 써본 적은 없고. 연습용 칼은 집에 있어요. 가끔 뽑아봐요. 휘둘러도 보고. 까먹었나 안 까먹었나.

-박보검, 진영 씨와 같이 노래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어요. 진전은 있나요.

▶얼마 전에 안 그래도 '우리 올겨울에는 한 번 해야 되지 않겠나' 그런 얘기를 하긴 했는데 실현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당시 박보검 씨는 피아노, 진영 씨는 작곡을 한다고 했었는데 본인의 포지션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노래를 할 수도 있고 기타를 칠 수도 있고 남는 것을 하려고 합니다.

-원래 밴드 연습생이었는데 가수에 대한 미련은 없나요.

▶전혀, 조금도 없습니다. 연기만 잘하기도 너무 바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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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동연/사진=이기범 기자


-연습생 당시에는 포지션이 무엇이었나요.

▶기타가 메인이었는데 다른 악기들도 다룰 줄 알아야지 팀원들이랑 소통을 하거나 작곡을 할 때도 필요해서 연습을 했었어요.

-지금 연주할 수 있는 악기는 무엇인가요.

▶일단 기타, 건반, 드럼, 색소폰 정도인 것 같아요.

-작곡한 곡도 있나요.

▶네. 저만 아는, 세상 그 누구도 모르는 곡들이 있어요. 제가 썼던 곡은 잔잔한 게 많아요. 어쿠스틱 발라드 같은 느낌이에요.

-이제 연기 경력이 꽤 쌓였어요. 연기는 해보니 어떤가요.

▶할수록 어려워서.. 기타와 노래 같은 경우에는 음정이 틀렸다든지 손 모양이 잘못됐다든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제점이 보이는데 연기는 사실 정답이 딱 없으니까요. 여기서 문제라고 정확하게 집을 수 없고 그런 점들이 참 매력이면서 힘든 점이죠.

-연기에 집중하려 대학교를 진학하지 않았던 선택은 잘한 것 같나요.

▶전 잘한 것 같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대학교를 간다고 한들 성실하게 임하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축제나 소개팅이나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아쉽지 않나요.

▶그런 것들은 포기해야 하는 것들 같아요. 제가 원하고자 해서 선택한 것이니까.

-올해 말까지 연극을 해요. 내년 목표는 세워뒀나요.

▶연극이 끝나면 11월 26일이거든요. 그러면 12월 한 달이라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못 만난 지인들 만나고 그렇게 보내지 않을까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우연히 생기는 일들 집중해서 잘 해나가고 올해처럼 잘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다시 만난 세계'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올여름도 참 더웠던 것 같은데 '다시 만난 세계'를 통해 시원하게 보내셨다면 충분히 행복한 것 같고요. 이번 드라마 통해서 해철이에게 해성이가 있듯이 시청자분들 각자에게 소중한 존재를 생각할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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