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설경구·김윤석..그리하여 명.불.허.전.②

[★리포트]

판선영 기자 / 입력 : 2017.09.15 06:50 / 조회 : 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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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 설경구, 김윤석(왼쪽부터)/사진=쇼박스, 스타뉴스


배우 송강호에 이어 설경구, 김윤석까지 50대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연타로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다. 꽃미남 배우가 없어도 극장가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붐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이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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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


먼저 1967년생인 송강호는 '넘버3'. '쉬리'를 필두로 '괴물', '박쥐', '설국열차' 등굵직한 작품들에 출연해 온 대한민국 대표 배우다. 올해에도 그의 활약이 빠지지 않았다. 송강호는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택시운전사'는 뜨거운 호평과 입소문으로 올해 처음 천만 명을 돌파한 영화가 됐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극중 송강호는 실제 택시운전사 김사복을 모티브로 한 만섭으로 분했다.

그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실태를 세밀하게 표현했으며 때때로 웃음을 유발하는 멘트로 감초 역할도 톡톡히 했다. 송강호는 극중 만석이 아빠로서 딸을 걱정하는 마음과 광주 민주화 운동을 모른 체해 거리끼는 양심, 두 가지 사이에서 느끼는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또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 민주화 운동 실태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만섭의 모습도 몰입도 있게 표현, 감동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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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


송강호와 동갑내기, 1967년생 설경구 또한 영화 '박하사탕', '실미도', '소원' 등 다채로운 영화에 출연하며 관객과 평단을 함께 사로잡은 스타 배우다. 설경구가 이번엔 스릴러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스크린을 찾았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지난 12일까지 150만 관객을 넘겨 순항 중이다. 올해 개봉한 한국 스릴러 중 가장 빨리 100만 명을 돌파한 작품이기도 하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 살인법이 우연히 만난 남자에게서 살인마의 기운을 읽으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눈빛으로 하드 캐리하는 설경구, 14kg을 증량하며 열연을 펼친 김남길, 스크린 속 신선한 마스크로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낸 설현의 모습은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역시 그 핵심은 설경구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은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설경구의 캐스팅에 대해 "운명적이었다"며 "정말 같은 한 작의 고무신의 만남 같았다. 행복했고 잊히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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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


1968년생 김윤석 역시 명불허전 '충무로 흥행배우'로 손꼽힌다. 그는 과거 영화 '타짜', '추격자', '황해', '도둑들' 등 많은 작품에서 강렬한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 그가 다음 달 3일 개봉 예정인 '남한산성'으로 돌아온다.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 이병헌, 박해일, 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중 예조판서 김상헌 역을 맡은 김윤석은 조정 내 반대 세력들의 비난 속에서도 홀로 청의 적진으로 향해 화친을 도모하며 후일을 모색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 분)과 다른 신념으로 맞설 예정이다. 첫 사극에 도전한 김윤석의 변신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이처럼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는 50대 대표배우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연극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며 먼저 주목받았고 충무로 대표 배우로서의 기틀을 다졌다.

먼저 송강호는 지난 1991년 연극 '동승'으로 데뷔했다. 이후 극단 '연우무대', '차이무', '새벽'의 단원으로 활동하며 '비언소' 등 수 많은 연극에 출연했다. 송강호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쉬리'에 출연하며 비로소 이름을 알렸다. 연이어 '괴물', '변호인', '설국열차', '관상'에 이어 '택시 운전사'까지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관객과 평단의 믿음을 동시에 받으며 기복 없는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설경구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진학, 우연히 연극을 접하게 되면서 본격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지난 1986년 뮤지컬 '포기와 베스'의 단역으로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서 데뷔, 지난 1993년에는 연극 '심바새메'의 조연을 통하여 연극배우로 나섰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병행하며 종횡무진 활약한 그는 청룡영화상, 대종상 등 국내 시상식 외에도 다수의 해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김윤석도 지난 1988년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데뷔했다. 이후 극단 예오의 대표로 지냈고 연극 '밤의로의 긴여로', '의형제', '지하철 1호선', '모스키토' 등에 참여했다. 이후 총 영화와 드라마 각각 스물 아홉, 여섯 작품에 출연하며 김윤석 만의 독보적인 아우라를 발산했다.

송강호, 설경구, 김윤석의 명성은 간단히 생긴 것이 아니다. 연극 무대로 시작해 스크린에서 꽃피운 이들은 도전과 변화를 거듭하며 최고 배우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들이 있어 충무로는 여전히 굳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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