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경찰' 뻔한데 웃기는 박서준♥강하늘 콤비의 힘 ①

[리뷰] 청년경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08.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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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열혈 육체파고, 한 명은 안경 쓴 이론파다. 둘이 사건을 해결한다. 왼쪽으로 부딪히고 오른쪽으로 뚫는다. 뻔하다. '청년경찰'은 뻔하다. 그런데 이 뻔한 이야기가 웃기다. '투캅스'를 처음 봤던 바로 그 느낌이다.

'청년경찰'은 두 경찰대생 이야기다. 아직 경찰이 아니다. 군대처럼 머리를 깎는 것부터 시작한다. 의욕과 체력, 열정은 앞서지만 공부는 영 아닌 기준(박서준). 카이스트를 갈 수 있었지만 왠지 다를 것 같아 경찰대로 진학한 희열(강하늘).


왜 배우는지 모르는 수업들과 왜 경찰이 돼야 하는지 모르는 나날들 속에서 그저 뒹군다. 어느 날 여자를 꼬시려 외박을 나간다. 여자 없는 크리스마스란 20대 청년들에게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클럽에 갔으나 짧은 머리에 군대에서 외박 나왔냐는 소리까지 듣는다.

되는 게 하나 없는 청춘들. 하릴없이 돌아가던 중 한 눈에 반할 여인을 만난다. 어떻게든지 인연을 만들려 쫓아가다가 그만 그 여인이 납치 당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시간이 없다. 학교 수업에서 납치 당한 사람들이 가장 죽기 쉬운 시간마저 공부했던 터. 신고하러 경찰서를 찾았지만, 담당 경찰들은 높은 사람 손자 유괴사건으로 정신이 없다. 결국 직접 나섰다. 가진 건 두 주먹과 배운 머리, 그리고 열정 밖에 없는 두 사람이 납치된 여인을 찾아 나선다.

'청년경찰'은 '폴리스스토리'처럼 시작한다. 혹독한 훈련으로 경찰이 돼 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웃음, 우정, 혼란 등으로 문을 연다. 질문을 던진다. 왜 경찰이 되려 하는가.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를 구현하려 하는가. 아니면 꼬박꼬박 정년까지 월급 나오는 공무원이라 하는가. 이 질문이 있어야 높은 사람들 뒤치다꺼리에 바쁘다는 핑계로 어렵고 약한 사람을 못 구한다는 현실에 답을 내놓을 수 있다.


'청년경찰'은 이 질문을 웃기게 던지고 쾌활하게 받는다. '폴리스 스토리'로 시작해 닳고 닳은 '투캅스'가 돼 버리기 전 파릇파릇하고 열정 넘치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김주환 감독은 신인답게 파릇파릇하게, 투박하게, 통쾌하게 풀었다.

다만 이 이야기의 기저에 깔린 시선은 안타깝다. 클럽에서 만난 여인은 뭐하러 돈도 못 버는 경찰이 되려 하냐고 묻는다. 돈을 쫓는 여인을 만나고, 몸으로 돈을 버는 여인을 구한다. 이 전개는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웃음을 이끌지만, 편견의 늪에 빠져있다는 지적에선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외국인 노동자 혐오도 마찬가지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영화 속에서 질 낮은 범죄자 집단은 외국인 노동자의 것이 되고 말았다. '청년경찰'도 마찬가지다. 안일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청년경찰'을 구한 건 박서준과 강하늘, 강하늘과 박서준, 두 주인공의 호흡이다. 척척 들어맞는 콤비를 보는 쾌감을 준다. 잘생긴 모지리 박서준, 잘생긴 헛똑똑이 강하늘. 두 콤비는 모자란 걸 메워주는 게 좋은 콤비란 걸 새삼 깨닫게 한다. 막막한 현실의 벽, 미래에 대한 고민, 그리고 좌절을 그저 푸른 봄 만으로 뚫고 나가는 걸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청년경찰'의 최대 미덕이다.

박서준은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맡았단 고동만 캐릭터와 큰 차이는 없다. 그럼에도 보게 만드는 건, 이 배우가 가진 매력인 듯하다. 강하늘은 '스물'에서 보았던 그 청년에 정의를 한 숟가락, 웃김을 반 숟가락 넣고 진지함으로 휘저은 듯 하다. 좋다. 둘의 시너지는 아주 좋다.

'청년경찰'은 빠르다. 발단부터 전개에 결말까지 쉴 새 없이 내달린다. 군데군데 비는 구석도 더러 있다. 그럼에도 젊음을 보는 즐거움을 준다. 유쾌함과 모자람과 아쉬움과 뜨거움이 한 데 모였다.

8월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추신. 흥행에 성공하면, 강하늘이 제대하면, 후속편도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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