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잠 못 이루는 밤.."쓸만한 마무리 어디 없나?"

[손건영의 올어라운드 스포츠]

손건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 입력 : 2017.06.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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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티 베이커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AFPBBNews=뉴스1


승승장구하던 워싱턴 내셔널스가 홈에서 연패를 당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서부원정 9경기에서 7승2패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홈으로 돌아 온 내셔널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3연전을 모두 패한 데 이어 13일(한국시간)에는 디비전 라이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게 11-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3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회에 2점, 9회에 3점을 내주며 올 시즌 11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내셔널스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월드시리즈 문턱조차 밟아보지 못한 팀이다. 창단 후 첫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

리그 최정상급의 선발진에 막강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어도 리드를 번번히 날리는 불펜을 가지고는 정상 등극이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스 슈어저(7승4패, 평균 자책 2.36), 스티븐 스트라스버그(7승2패, 평균 자책 3.27), 지오 곤잘레스(5승1패, 평균 자책 2.91), 태너 로아크(6승3패, 평균 자책 3.87) 등이 이끄는 선발진의 평균 자책은 3.62로 메이저리그 전체 5위에 올라 있다. 29승14패를 합작해 콜로라도 로키스(32승21패), 휴스턴 애스트로스(29승13패) 다음으로 성적이 좋다.


또한 라이언 짐머맨(0.365, 17홈런, 49타점), 브라이스 하퍼(0.319, 16홈런, 47타점), 대니얼 머피(0.338, 10홈런, 42타점)가 이끄는 클린업 트리오는 자타 공인 메이저리그 최강이다. 팀 전체 성적도 타율(0.274) 3위, 홈런(94) 4위, 타점(336)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불펜진은 내셔널스의 아킬레스 건이다. 특히 붙박이 마무리가 없다는 점이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가슴을 시커멓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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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되는 스트라스버그. 선발이 내려오면 그들이 올라온다. 못믿을 불펜이. /AFPBBNews=뉴스1


올 시즌 1개 이상의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무려 6명이나 된다. 에니 로메로(1세이브, 평균 자책 4.08), 올리버 페레스(1세이브, 평균 자책 4.97), 코다 글로버(8세이브, 5.12), 블레이크 트라이넨(3세이브, 6.33), 션 켈리(4세이브, 평균 자책 7.16) 등이 약속이나 한 듯 돌아가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2승1패, 2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맷 알버스는 평균 자책 2.10이지만 13일 브레이스전에서 9회초 타일러 플라워스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하고 고개를 떨궜다.

현재 내셔널스 불펜진의 평균 자책은 5.11로 내셔널리그 최하위.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미네소타 트윈스(5.55)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5.14)가 불펜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마무리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내셔널스는 마크 멜란슨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내셔널리그 승률 1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멜란슨이 30경기에 출전해 1승1패, 17세이브, 평균 자책 1.82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멜란슨의 선택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다.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해 무려 32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자이언츠가 4년 6,200만 달러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멜란슨 영입에 성공한 것.

반면 마무리 투수 영입에 실패한 내셔널스는 36세의 노장 셋업맨 조 블랜튼에게 400만 달러를 투자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블랜튼은 13.1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2패, 평균 자책 8.78로 생애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가장 최근 월드시리즈 정상을 정복한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시카고 컵스의 공통점은 막강 불펜진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올 시즌 내셔널스의 행보는 로열스나 컵스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아직 정규시즌이 60% 이상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레이드를 통해 검증된 마무리 투수를 영입하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진출팀이 2팀으로 늘어난 이후에는 대부분의 팀들이 트레이드 마감 직전까지 바이어가 될 지, 셀러가 될 지 결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특급 마무리 영입이 결코 쉽지 않다.

베이커 감독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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