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열전]'기묘한 이야기'를 아십니까..'ET'+'엑스파일'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06.07 14:13 / 조회 : 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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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가 뜨거운 감자다. '옥자'를 둘러싼 논쟁이 넷플릭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옥자' 외에 넷플릭스가 자랑하는 오리지널 드라마들을 소개한다.


'기묘한 이야기'는 지난 2월 미국 배우조합 시상식에서 작품상에 해당하는 앙상블상을 받았다. 그만큼 넷플릭스 가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란 뜻이다. '기묘한 이야기'는 지난해 '나르코스'와 더불어 넷플릭스에서 가장 몰아보기를 많이 한 작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TV드라마 1위로 꼽히기도 했다.

'기묘한 이야기'는 1983년 미국 인디애나 주의 작은 마을 배경으로 윌 바이어스란 소년이 사라지면서 친구들과 엄마와 형, 그리고 경찰서장이 찾아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는 초능력 소녀까지 등장한다.

'기묘한 이야기'는 80년대 정서에 90년대 음모론을 적절하게 담아낸 수작이다. 외계인, 다른 세계에서 온 괴생물체, 정부에서 남모르게 하는 실험, 초능력 소녀 등등은 향수를 자아낸다. '기묘한 이야기'는 'ET' '구니스' '스탠 바이 미' 등 80년대 영화들과 드라마, 그리고 스티븐 킹 소설들이 갖고 있는 정서들이 녹아들어 있다. 여기에 '환상특급' '엑스파일' 류의 소재들로 매회가 구성됐다.

이는 넷플릭스 이용자들의 정서를 파악한 것. 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90년대 대중문화를 즐긴 뒤 현재 넷플릭스의 주요 이용자로 자리 잡았다. '기묘한 이야기'는 어린 이용자들에겐 새로움을 주고, 80~90년대 정서를 갖고 있는 이용자들에겐 추억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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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80년대 아이콘이었던 위노라 라이더가 '기묘한 이야기'에서 실종된 아이의 엄마로 출연하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 주인공을 케빈 스페이시로 캐스팅한 게 넷플릭스 이용자들에게서 호감도가 높은 배우를 선택한 것과 같은 이유다. 캐스팅되기 전 위노라 라이더는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뭔지도 몰랐다는 후문.

'기묘한 이야기'는 원형 서사를 품은 이야기다. 오래된 신화를 비롯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들에는 몇몇 정해진 패턴이 있다. 이런 원형 서사 중 하나가 모험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이야기다. '기묘한 이야기'는 이 서사에 'ET' 같은 정서와 '엑스파일' 같은 음모론을 버무려 마무리하고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기묘한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실종된 아이를 찾아나서는 소년들의 모험담과 일레븐이란 초능력 소녀와 얽힌 미스터리. 이 두 축이 회가 거듭될수록 하나로 연결이 된다. 이 과정에서 MK울트라 프로젝트 같은 미국의 비밀 프로젝트 이야기까지 등장하면서 더욱 호기심을 자아낸다.

MK울트라 프로젝트는 실제로 미국에서 있었던 프로젝트.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치열하던 시절, 첩보전의 일환으로 마약류를 사용한 자백 효과를 입증하려던 실험이었다. 이 프로젝트 실체가 드러나 미국정부가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미국인들에겐 사실로 드러난 대표적인 음모론 중 하나다. '기묘한 이야기'는 이 프로젝트가 무엇인가를 더 숨기고 있을 것이란 설정으로 궁금증을 부채질한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는 '엑스파일'도 자연스레 떠오른다. 다만 '진실게임'은 풀리지 않는 떡밥으로만 이야기를 끌고 갔다면 '기묘한 이야기'는 갈수록 숨겨진 비밀들이 풀려가면서 또 다른 떡밥이 던져진다는 게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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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총 8회로 구성된 '기묘한 이야기'는 첫 회에 전체 세계관을 소개한다. 소년들이 둘러앉아 하는 게임이 곧 '기묘한 이야기'의 세계인 것. 실제 미국에서 70~80년대 유행한 '던전 앤 드래곤'이란 보드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소개되는 어둠의 계곡과 데모고르곤이란 괴물이 곧 '기묘한 이야기' 주요 복선이다. 납치된 소년이 갇혀있는 일종의 평행우주, 그리고 괴물이 '기묘한 이야기' 큰 설정이다.

곳곳에 스티븐 킹에 대한 오마주도 담겨있다. 영화 '더 씽' 포스터가 붙어있는가 하면, 일레븐은 스티븐 킹 소설이 원작인 '캐리'가 연상되기도 한다.

위노라 라이더가 80년대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캐스팅이었다면 일레븐 역을 맡은 밀리 바비 브라운은 상대적으로 어린 이용자들을 위한 맞춤 캐스팅이다. 마치 ET의 은유 같은 일레븐은 '구니스' 같은 아이들의 모험담에서 드라마를 보다 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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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2004년생인 밀리 바비 브라운은 '기묘한 이야기'에서 거의 삭발을 한 채 등장해 대사도 별로 없지만, 이야기 전개에 확실하게 힘을 불어넣는다. 밀리 바비 브라운의 '기묘한 이야기' 캐스팅은 이 드라마에 포스터 등으로 오마주를 바친 스티븐 킹의 영향. 스티븐 킹은 2014년 방영된 BBC 드라마 '인트루더스'에 출연한 밀리 바비 브라운의 연기를 극찬했다. 스티븐 킹의 광팬인 '기묘한 이야기' 감독인 맷 더퍼와 로스 더퍼 형제가 이 소식을 듣고 밀리 바비 브라운에게 오디션을 제안했다.

더퍼 형제는 처음에는 머리를 미는 걸 주저했던 밀리 바비 브라운에게 '매드맥스'의 샤를리즈 테론 이야기를 하면서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그 덕에 '기묘한 이야기'는 밀리 바비 브라운을 얻었고, 밀리 바비 브라운은 새로운 셀럽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기묘한 이야기'는 오는 10월31일 시즌2가 공개된다. 원래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후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케이튼 마타라조(더스틴 역)가 드라마에서처럼 실제로 변성기를 맞아 바로 촬영을 하기가 어려웠던 탓에 제작진이 아예 1년 뒤의 이야기로 새롭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기묘한 이야기' 원제는 'Stranger Things'다. 복수형이다. 시즌1에 등장한 기묘한 것이 시즌2에선 복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충격적인 시즌1 엔딩과 여러 떡밥들도 시즌2에서 회수될 전망이다. '기묘한 이야기' 팬들로선 시즌2 개막을 고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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