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파워레인져스' 세상이 바뀌니 색깔도 바뀌네요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4.23 13:00 / 조회 : 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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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워레인져스:더 비기닝'


슈퍼히어로의 시대, 극장에서 보는 '파워레인져스:더 비기닝'은 독특한 감흥으로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알려졌다시피 그 기원은 일본 특촬물을 대표하는 토에이의 '슈퍼전대' 시리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5년 첫 시리즈가 나와 올해 41번째 시리즈가 명맥을 잇고 있는 전통의 특촬물입니다. 그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미국에서 새로 만든 리메이크판이 바로 '마이티 모핀 파워레인저'입니다. 한국에서는 '무적 파워레인저'라는 제목으로 소개됐죠. 1995년, 1997년에 이어 20년 만에 나온 할리우드 극장판이자 3번째 영화입니다. 하지만 '더 비기닝'이란 부제 답게 시리즈의 리부트입니다. 이전 두 영화와 연관된 부분도 없다고 합니다. '파워레인져스:더 비기닝'은 어느덧 성인이 되고 중년이 된 '파워레인저'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어린 10대 관객들까지 사로잡겠다는 심산이죠. 이번 영화를 포함해 7개 시리즈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1억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낸 특수효과와 액션신은 할리우드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어린이용 영화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애쓴 티가 역력합니다. 달라진 시대에 맞춰 바뀐 부분도 상당합니다. 모양 빠지던 쫄쫄이 슈트는 시대에 발맞춰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카니예 웨스트의 힙합 수록곡이 실렸고, '아이언맨3',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마블 히어로물에 참여한 음악감독 브라이언 타일러가 웅대한 음악을 집어넣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더 느끼게 한 대목도 있습니다. '파워레인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표컬러 구성입니다. 팀의 대장이 빨간색을 차지하는 전통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흑인 배우에게 블랙 레인저를, 동양인 배우에게 옐로우 레인저를 맡기며 인종차졀적 캐스팅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최초의 '마이티 모핀 파워 레인저'를 따라가지는 않았습니다. 성비를 남성 3명, 여성 2명으로 맞추고, 백인에 흑인, 동양인, 히스패닉까지 다양한 인종 구성에도 신경썼습니다. 중국계 배우인 루디 린이 블랙 레인저를, 히스패닉 계인 베키 지가 옐로우 레인저, 흑인 배우인 R.J. 카일러가 블루 레인저를 각각 맡아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시대를 느끼게 했습니다. 화제가 됐듯이 옐로 레인저는 히어로물 사상 최초의 성소수자이기도 합니다.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을 다분히 의식한 설정에 파워 레인저가 아니라 PC레인저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보는 작품이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건 바뀐 시대를 반영하는 당연한 결과이자 '파워 레인저' 시리즈의 미덕이기도 할 겁니다.

P.S.

파워레인저들의 정신적 스승이나 다름 없는 조던 역은 '트럼보'의 연기파 배우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맡았습니다. 성우 출신인 그는 미국에 상륙했던 첫 '마이티 모핀 파워 레인저'에서 트윈만과 스니자드, 두 괴물의 목소리 연기를 펼쳤던 인연이 있습니다. 악당에서 스승님 조던으로 변신하다니 격세지감이 절로 느껴집니다. 제작진은 그의 이름을 따 블루 레인저의 이름을 빌리 크랜스턴이라 지으며 예를 갖췄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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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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