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호 "가수 인생 40년, 이제 노래가 내 이야기"(종합)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7.03.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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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가 9일 오후 40주년 앨범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낭만 가객' 최백호(67)가 데뷔 4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을 발매했다.

최백호는 지난 1977년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데뷔, '입영 전야', '영일만 친구' '낭만에 대하여' 등 수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2000년대 들어서도 신세대 가수들과 협업을 통해 음악적인 실험을 멈추지 않는 등 지난 40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9일 낮 12시 발매된 기념 앨범 제목은 '불혹'(不惑). 이번 앨범에는 선공개 된 ‘바다 끝’과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한 ‘내 마음 갈 곳을 잃어’가 더블 타이틀로 발매되며, 히트곡인 ‘낭만에 대하여’ 외에 일곱 곡의 신곡과 리메이크 두 곡 등 총 12트랙이 수록됐다.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최백호의 음악적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주현미, 뮤지컬 배우 박은태, 어반자카파 조현아가 참여했고, 앨범 재킷 디자인 및 비주얼 디렉팅은 나얼이 맡아 기성세대와 신세대 및 성별을 아우르는 가수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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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



최백호는 앨범 발매를 기념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문화원 뮤지스땅스에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앞으로도 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40년 동안 노래를 해오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제 가수로서 보다는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불혹의 경지를 위해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정말로 안 믿겠지만 가수로서 욕심은 없다. 내가 가진 역량이나 재능 이상으로 가수로서 성공했다고 본다. 더 이상 욕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불혹'이라고 이번 앨범의 타이틀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 프로듀싱 작업을 한 에코브릿지는 "곡에 대한 해석력, 그리고 곡을 표현하는 데 있어 선배님은 특별한 분이다. 선배님 목소리는 녹음 이후에 건드릴 수 없었다. 흔히 얘기하는 튠조차 건드릴 수 없었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데 튠은 한 음으로 가는데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저한테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요즘 가수들은 1곡 녹음하는 데 4시간이 걸리는 데 2시간 동안 4곡을 부르고 가시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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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브릿지 /사진=김휘선 기자


최백호는 "불만이 있어도 한 번에 노래를 불렀다. 불완전한 부분을 메꾸는 게 더 불완전한 것 같았다.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고 했다.

1.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숫자는 '불혹' 수록 순서)

이 곡은 지난 1977년 발표된 최백호의 데뷔곡이다. 40주년 앨범 발매에 맞춰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했다.

"스무 살 때 가수가 아닐 적에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가사를 적었던 노래다.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담았던 노래다. 40년이 흘러 보니 그 노래의 대상이 내가 돼가는 것 같다. 내 자신이 곧 떠나야 하지 않나. 더 절실하게 느끼면서 불렀다. 도입부에 무반주로 부른 것도 그 절실함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2. 바다 끝

"불혹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는데 사랑도 이별도 외로움도 인간으로서의 모든 걸 바다 끝에 내려 놓겠다는 의미로 '불혹'이라는 앨범 타이틀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3. 새들처럼(Feat. 박은태)

"에코브릿지의 음악 스타일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멜로디를 완전히 다시 배웠다. 그 과정이 어려웠는데 박은태씨도 에코브릿지가 택했다. 새로운 느낌, 새로운 공부를 했다.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정말 많이 얻었다. 다음에 제가 만드는 앨범에서 분명히 이번에 공부한 게 나타날 것 같다."

4. 그리움은 사랑이 아니더이다

5. 위로

6. 조용한 날들

7. 풍경(Feat. 주현미)

"'비 내리는 영동교'의 주현미를 원한 게 아니었다. '가을에서 겨울사이'란 주현미씨 곡이 있는데 주현미씨의 진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노래에서의 주현미씨를 원해서 부탁했는데 흔쾌히 받아 들여줬다. 제 목소리와 주현미씨 목소리가 잘 어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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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배호와 에코브릿지 /사진=김휘선 기자


8. 하루 종일

"내후년이면 일흔 살인데 나이 먹은 남자의 소회를 담았다. 제가 잘 알던 지인이 젊었을 때 정말 잘 나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요양원에 들어간다고 했다. 충격이 컸다. 하루 종일 '요양원에 간다'는 그분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았다."

"가사가 지닌 음울하고 그런 분위기에 트로트를 집어넣으면 청승맞게 들리지 않겠나. 장조로 담담하게 부르면 그 감정이 더 살아날 것 같았다."

9. 눈물샘

10. 지나간다(Feat. 조현아 of 어반자카파)

11. 오랜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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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 /사진=김휘선 기자


12. 낭만에 대하여

"에코브릿지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맡겼다. 옛날에 부른 것과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에코브릿지는 "영화 '007' OST 같은 느낌을 넣어보고 싶었다"라며 "최백호 선배님은 음악적으로 남성성이 강한 뮤지션이라 그런 느낌을 살리려 했다"고 말했다.

최백호는 40주년 기념 앨범 재킷 첫머리에 이렇게 적었다.

"우연히, 그야말로 우연히 들어섰던 이곳에서 40년을 살아왔다. 그 세월의 기억들은, 다소 지워지고 퇴색하긴 했지만 다행히 쓰린 것들만 남지는 않았다. 40년이라니…사람으로 치면 불혹이라는 데 과연 지금의 나는 가수로서 불혹의 경지인가? 좀 돌아봐야겠다."

그는 이날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것으로 음악감상회를 마무리 했다.

"전 쭉 좋은 길만 달려온 게 아니다. 15년 동안 가수로서 치욕적인 날들도 있었다. 술집에서 노래하는 게 가수로서 치욕적일 일이었다. 지금부터 떨어질텐데 하나도 안두렵다. 꾸준히 음악만 바라보고 가라. 내가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늘하라. 전 40년 동안 지금까지 앨범 20장을 만들었는데 15장이 실패했고, 5장 정도가 알려졌다. 계속 한쪽을 바라고 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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