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 "아쉽지 않은 화려한 시절, 반딧불이처럼 살고 싶어요"(인터뷰)

영화 '루시드 드림'의 강혜정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2.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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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혜정/사진제공=NEW


배우 강혜정(35)은 3년 만에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으로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어느 순간 '타블로의 아내', '하루의 엄마'로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그녀는 이지적인 캐릭터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강혜정이 정신과 의사 소현 역으로 출연한 '루시드 드림'은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 분)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 기억추적 SF 스릴러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그녀는 이번 작품을 위해 겉모습부터 내면까지 변신을 시도했다. 짧은 헤어스타일을 비롯해 여느 때보다 이지적인 매력을 내세워 일찌감치 관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또한 고수와 호흡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손꼽히며 '루시드 드림'의 흥행 드림에 기대감을 높인다.

강혜정은 '루시드 드림'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이지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고, 많은 애정을 보여줬다.

"이지적이면서도 이질적이었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맡아 본 역할 중에 가장 전문성 있는 역할이었어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애정을 쏟는 그녀는 짧은 헤어 스타일 때문에 벌어진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딸 이하루였다.

"딸은 엄마는 라푼젤처럼 머리를 길어야 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어요. 또 아빠는 헤어 스타일이 짧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하루가 유치원에서 친구가 '너희 엄마는 아빠냐'고 물어봤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아니라고 했는데, 하루가 그러면 왜 머리가 짧냐고 해서 다시 기르게 됐죠. 짧은 머리가 편하고 좋았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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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혜정/사진제공=NEW


스스로 작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강혜정. 그녀가 '루시드 드림'의 감독 때문에 선택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작품은 시나리오사으로 봤을 때 CG(컴퓨터 그래픽) 부분이 워낙 많았죠.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구성도 워낙 많아서 한계가 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영화 전반적으로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확고했고, 그래서 출연하기로 결정했죠. 또 이 영화 장르가 SF인데, 제가 이런 장르를 좋아해서 더 끌렸던 것 같아요."

'루시드 드림'을 통해 일찌감치 부성애,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이어가는 고수의 열연에 대해 강혜정은 감탄을 했다.

"생각보다 진지하게 작품에 임하시더라고요. 배우들이 촬영 전에는 본연의 나로 돌아간다던지, 캐릭터의 무거움을 떨치기 위해 장난기 있는 모습을 보여줘요. 하지만 고수 씨는 캐릭터가 가진 긴장감을 한순간도 놓고 있지 않았어요. 그냥 대호(극중 고수 역)가 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또 90% 이상 (작품을) 이끌어 가시니까 힘들겠다 싶어서 그만의 시간을 많이 드렸죠."

강혜정은 고수의 부성애 연기에 대해서는 "절박하게 잘 표현하셨다"고 감탄했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아이를 찾겠다는 집착으로 확 느껴졌어요. 그 분의 열연에 꽤 감동을 받았죠."

강혜정은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 CG가 '루시드 드림'의 가장 큰 이슈라고 언급했다.

"감독님하고 개봉 시기에 대해 언급했던 적이 있어요. 사실 저희 영화가 예산에 비해 CG분량은 많았어요. 예산이 넉넉하면 여러 대의 컴퓨터로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었을 텐데, 저희는 구두공장에서 구두 만들 듯 적은 인원으로 엄청난 분량의 CG를 소화해 작품 완성이 오래 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가장 큰 이슈였죠."

'루시드 드림'을 통해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강혜정. 그녀는 연기 뿐만 아니라 배우로 그 마음가짐도 여느 배우들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특히 화려한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다.

"지금은 한 사람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된 것이 하나의 장이 된 것 같아요. 화려했던 시절이 아쉽거나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그 때와 지금은 많이 달라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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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혜정/사진제공=NEW


그녀는 지난해 사망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레아 공주(캐리 피셔 분)를 언급하며 배우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레아 공주는 '스타워즈'로 스타덤에 오르게 됐잖아요. 온갖 관심을 받으면서 살았죠. 얼마 전에 천국으로 가셨는데, 그 분의 인생 스토리를 모아놓은 글을 봤어요. 20대 화려한 시절이 사람의 인생에 있어 얼마나 차지할까 싶어요. 잘 되던 시절이 인생 전체를 통틀어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반짝였던 시절이 있으면 잠시 쉬는 시절, 빛이 절전되는 시절도 있죠. 그리고 또 언젠가 빛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잔잔한 반딧불이마냥 살고 싶어요. 반짝였다가 아니었다가를 반복하면서요."

배우이지만 아내, 엄마로 자신의 역할까지 거침없이 해내는 강혜정은 이런 일들을 병행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감이다"고 언급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다 하고 싶어요. 그 것을 넘어가면 저도 과부하가 오겠죠. 욕심부리지 않고, 최소한의 책임감으로 성실하게 제 역할을 잘 이행한다면 잘 봐주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도 딸한테 외출 허락 받고 나왔어요. 하루는 이해심이 많은데, 아빠를 닮았어요. 납득할 만큼 이해만 시켜주면 엄마를 잘 헤아려주는 편이에요."

강혜정은 여느 엄마들처럼 딸에 대한 집착도 있다고 했다. 아이가 잘 먹지 않을 때, 자야 할 시간에 자지 않을 때 엄마의 입장에서는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것들에 대한 집착이다.

"딸에게 나쁜 집착은 없다. 전 훌륭한 엄마니까요. 하지만 나중에 (하루가) 남자친구가 생기면 정보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처럼 뒷조사 하면서 정보를 캐고 있을 것 같아요."

'루시드 드림'을 마친 후 배우로 또 다른 설계를 해야 하는 강혜정이다.

"다음 작품이 드라마든 영화든 개의치 않고 있어요. 그렇다고 작품 선택에 신중한 편도 아니고요. 아직은 저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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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혜정/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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