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룰즈를 벗다..'서로 소리'가 말하는 라운지 음악(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7.02.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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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애프터문엔터테인먼트


한때 클럽 음악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때가 있었다. 귀를 먹먹하게 할 정도로 엄청난 사운드의 비트와 화려한 불빛들로 치장된 지하 공간에서 틀어지는 클럽 음악은 화려하게 치장한 여성들과 이들과의 '깜짝' 만남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남성들의 끓어오르는 열정을 폭발시키는 촉매제나 다름없었다. 클럽 음악은 대체적으로 힙합과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이 주로 기반이 돼 2000년대 초중반 2030 세대를 위한 문화로서 한 축을 담당해왔다.

하우스 음악 역시 이 클럽 문화라는 트렌드를 타고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우스 음악은 단어에서도 담겨 있듯이 지인들을 초대해서 술도 마시며 춤도 추며 파티를 즐기는 분위기에 맞게 완성된 음악이라고 규정지으면 될 것 같다. 지난 2007년 하우스룰즈라는 팀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하우스 장르 음악을 선사한 멤버 겸 프로듀서 서로(38)는 그렇게 언더그라운드에서 벗어나 대중적인 주목도 받았다.


학창 시절 록 밴드도 활동해봤고 대학교 때는 힙합 관련 활동도 이어갔던 서로는 자신만의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다 일본에서 접한 하우스 장르의 음악을 듣고 점차 자신의 음악성을 굳혀갔다. 이후 음악 활동을 업으로 살 생각으로 활동을 준비했지만 여러모로 쉽지 않은 탓에 고민이 많았던 와중에 홍대 인근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과 맞을 법한 색다른 매력의 문화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됐고 이때를 기점으로 하우스룰즈 결성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최근 스타뉴스와 마주한 서로는 "일본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있었던 반면 내가 홛동을 시작했을 때는 인기 장르가 발라드밖에 없었다"며 "좀 더 신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던 욕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로는 하우스룰즈 팀 구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보컬은 객원 시스템을 유지했고 초창기 때는 댄서가 필요해 영호 파코 등 2명의 멤버를 합류시켜 3집 때까지 활동했다"며 "지금은 이 2명이 없고 안지석이 새 멤버로 합류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우스룰즈가 나 혼자만의 팀은 아니다"라며 "압구정 강남 홍대 등을 거치며 하나의 장르이자 문화로서 나도 하우스 음악을 많이 즐겼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하우스룰즈가 국내 하우스 음악의 대중화에 있어서 나름대로는 자부심을 갖고 활동을 했어요. 물론 완전히 대중화된 건 아니죠. 제가 하우스룰즈라는 팀을 통해서 하우스 음악의 대중화를 위한 통로 역할을 했다고는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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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애프터문엔터테인먼트


하우스룰즈도 벌써 활동한 지 10년이 됐다. 서로는 오는 5월 하우스룰즈 10주년을 기념한 정규 앨범을 오는 5월 준비 중이다. 하지만 서로는 일단 자신의 솔로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솔로 앨범 제목은 바로 '서로 소리', 말 그대로 서로의 소리에 대한 음악이었다.

이달 6일 발표된 이 앨범 타이틀 곡 '별빛'은 밤하늘을 표현하는 반짝이며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로 가득 채운 곡이다. 작사가 서로의 프로듀싱 아래 재즈 보컬리스트 홍미려, 피아니스트 Stella Yi가 참여했다. 여기에 신비로운 멜로디와 어울리는 꿈을 꾸는 듯한 신선한 가사가 더해졌다.

서로는 일본 재즈힙합 신의 대부 누자베스(Nujabes)를 비롯해 DJ 오카와리(DJ Okawari), 프리템포(FreeTempo) 등이 추구하는 음악과 Michael e가 주도하는 라운지 음악 사이에서, 특유의 한국적인 라운지 음악 정체성을 찾아가며 이번 앨범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서로는 본인이 직접 말한 이 라운지 음악에 대해 "하우스룰즈가 선보여온 하우스 음악과는 정반대되는 음악"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즈힙합에 대해서는 "재즈 샘플링에 힙합 비트가 들어감으로써 전해지는 특유의 오묘함과 중독성이 매력"이라고 전했다.

"말 그대로 라운지(Lounge)에서 흘러나올 법한, 조용한 음악이에요. 이 음악에는 보컬도 없어요. 대화를 하면서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 고급 호텔 라운지 등에서도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이곤 해요. 제가 하우스룰즈 활동을 하면서 수록곡에 라운지 장르의 곡을 몇 개 넣었는데 하우스룰즈의 기본 음악적 성향과 조금이라도 달라지게 되면 팬들이 별로 안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나만의 라운지 음악을 따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렇다고 제가 따로 솔로 활동을 하는 개념은 아니고요. 하우스룰즈의 음악이 신나고 희망적인 음악이라면 서로 소리의 음악은 좀 더 한적하고 편안한 느낌의 음악이죠."

서로는 "라운지 음악이 럭셔리한 음악이라고 오해를 하기도 한다"며 "라운지 음악은 내게 위안을 주는 음악이라고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렸을 때부터 하루 24시간 음악만 들으며 살아서 누군가의 선호 음악을 듣고 그 사람의 실제 성향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가 됐어요. 억지로 들은 게 아니라 음악은 제 삶 자체였어요. 음악은 언어보다 더 고차원적인 수단으로서 감정 표현의 도구라고 생각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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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애프터문엔터테인먼트


서로는 "내 성격이 원래 좀 극단적이기도 하고 센티멘탈한 면모도 있어서 하우스룰즈와 서로 소리가 내 음악 세계에서 공존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서로는 "하우스룰즈의 음악을 통해 내가 큰 도움을 받는다 상상하며 만들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를 위한 음악이기도 하다"라고도 강조했다. 하우스룰즈의 활동 10주년을 맞이한 서로의 남다른 감회였다.

"저를 위한 브랜드죠. 제가 만든 노래로 인해 희망의 메시지가 대중에게 전달됐다고 많이 말씀해주셔서 뿌듯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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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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