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가 아니라 사기캐..에디 레드메인에 입덕할 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11.23 10:36 / 조회 : 9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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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레드메인 /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니쉬 걸', '신비한 동물사전',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새비지 그레이스', '사랑을 위한 여행', '레미제라블' 스틸컷


오리지널 '해리포터'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에디 레드메인 주연의 '해리포터' 스핀오프 '신비한 동물사전'(감독 데이빗 예이츠)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6일 개봉한 '신비한 동물사전'은 비수기 극장가에서 홀로 승승장구 하며 7일 만에 누적관객 220만 명을 넘어섰다. 오리지널 '해리포터' 시리즈를 능가하는 기세다. 성장한 '해리포터' 세대들의 향수 어린 극장행이 가장 주된 흥행요인이겠으나, '신비한 동물사전'의 새로운 간판 에디 레드매인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에디 레드메인. 에드워드 존 데이비드 레드메인(Edward John David Redmayne)이란 긴 풀네임을 지닌 이 영국 매력남은 1982년 1월 6일 태어났다. 이튼스쿨과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온 영국 중산층 가정의 엘리트로서 대학에선 예술사학을 전공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등 작품에 스며든 지적인 풍모가 괜히 나온 게 아닌 셈! 또 다른 영국 매력남 톰 히들스턴과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세손이 고교-대학 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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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레드메인 / 사진='대니쉬 걸' 스틸컷


모델로, 단역 연기자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02년 연극 '십이야'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마침 그가 맡은 역할은 남장 여자 비올라 역. 자연스럽게 에디 레드메인의 또 다른 대표작 '대니쉬걸' 속 트랜스젠더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주근깨 가득한 창백한 얼굴과 깡마른 체구, 중성적인 외모는 사실 에디 레드메인을 대표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불안하지만 신비로운 캐릭터는 물론 때로는 개구쟁이 소년같은 모습에도 딱 어울리는 비주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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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미제라블' 스틸컷



한국의 관객들이 그를 알아보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무려 592만 관객을 모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통해서다. 에디 레드메인은 혁명군의 선봉이자 장발장의 딸 코제트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 마리우스 역을 맡아 한국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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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새비지 그레이스' 스틸컷


하지만 이전에도 그는 이미 주목받는 차세대 배우였다. 특히 2007년작 '세비지 그레이스'는 에디 레드메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줄리안 무어의 소름끼치는 연기가 먼저 회자됐지만 끔찍한 범죄자이자 광기의 희생양이기도 한 아들로 분한 에디 레드메인의 파격적인 열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연기력은 물론 대담함까지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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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랑에 대한 모든 것' 스틸컷


'레미제라블'이 그에게 인지도를 줬다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믿고 보는 배우란 타이틀을 안겼다. 실존인물인 스티브 호킹 역을 맡은 그는 풋풋한 천재 과학도부터 루게릭병 발병, 병세 악화 속에 세계적인 학자로 인정받는 과정을 신들린 듯 그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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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디 레드메인 /사진=AFPBBNews=뉴스1


스티븐 호킹마저 인정한 연기로 그는 '폭스캐처' 스티브 카렐, '아메리칸 스나이퍼' 브래들리 쿠퍼, '이미테이션 게임' 베네딕트 컴버배치, '버드맨' 마이클 키튼 등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2015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SAG), 영국아카데미(BAFTA)까지도 기꺼이 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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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피터 어센딩' 스틸컷


하지만 에디 레드메인이라고 명작에서만 열연하란 법 있나. 호사다마는 그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긴 워쇼스키 자매의 '주피터 어센딩'에 출연했던 그는 2016년 골든 라즈베리 영화상 최악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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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니쉬 걸' 스틸컷


하지만 에디 레드메인은 동시에 '대니쉬 걸'에서 세계 최초로 성전환수술을 통해 여자가 됐던 트랜스젠더 릴리 엘베로 분해 열연했고, 2016년 다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됐다. '레버넌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수상하며 2년 연속 남우주연상 영예를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는 명실상부 전세계가 인정하는 연기파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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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비한 동물사전' 스틸컷


그러던 그가 이젠 남녀노소 전세계 관객을 사로잡으러 나섰다.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그는 주인공이자 마법 세계의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 뉴트 스캐맨더 역을 맡아 6부작 시리즈의 초석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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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비한 동물사전' 스틸컷


'해리포터' 세대의 취향과 향수를 저격하는 이야기와 캐릭터도 물론 중요하지만, 슬림한 몸으로 클래식 코트와 부츠, 앙증맞은 나비넥타이와 물결치는 헤어스타일을 너무나 현대적으로 소화한 에디 레드메인의 비주얼 자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스타일리스트도 없이 입는 패션이 돋보여 생긴 '슈트요정'이란 별명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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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신비한 동물사전' 유럽 프리미어에 아내 한나와 함께 한 에디 레드메인. /사진=AFPBBNews=뉴스1


지적인 엄친아에 최고의 연기력에 인지도와 패션 센스까지. 다 가진 '사기캐' 영국남자 에디 레드메인.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이미 품절남에 애 아빠다. 2013년 여자친구 한나 베그쇼위와의 열애를 공개했고, 2014년 결혼식을 올렸으며 약 1년반 만인 지난 6월 딸 아이리스를 얻었다. 모든 공식석상에 아내와 동행하는 사랑꾼이기도 하다. 심지어 그때마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 참고로 그는 적록색약이 있고, 공식 프로필 상 키는 보기와 달리 181c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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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신비한 동물사전' 월드 프리미어에 아내 한나와 함께 한 에디 레드메인. /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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