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인천①] 김경기 "난 영원한 야구인..발전 계기로 삼아야"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11.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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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기 전 SK2군 감독. /사진=홍봉진 기자





'미스터 인천' 김경기 전 SK 2군 감독이 인천을 떠난다. 아쉽기도, 허탈하기도 했지만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며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인천 석천초, 상인천중, 인천고, 고려대를 거쳐 태평양, 현대, SK에서 뛰었던 김 전 감독은 지도자 생활도 SK에서만 했다. 2001년 은퇴 후 2002년, 구단에서 보내준 지도자 연수를 다녀와 2003년 2군 타격코치를 맡았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1군 타격코치로 SK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 1군 수석코치, 루키팀 타격코치 등을 두루 지냈고 올해에는 2군 감독을 맡았다. 하지만 SK가 분위기 쇄신을 위해 트레이 힐만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면서 코치진이 물갈이됐다. 김 전 감독도 구단의 변화 의지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 2002년, 2006년에 이어 3번째 공백이다.

▶2002년에는 구단에서 지도자 연수를 보내줬다. 2006년에는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고 스스로 공부할 필요를 느꼈다. 공백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의지와 무관하게 잠시 현장을 떠나게 됐다. 나름대로 2군에서 육성 및 1군에 선수 공급 등 성과를 거뒀다고 자체 평가를 했다. 2군 감독 첫 해였지만 이를 바탕으로 내년 밑그림도 그리고 있었다. 통보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솔직히 허탈했다.


-선수들과 인사는 잘 했는지.

▶다음날 바로 강화(SK 2군 구장)에 들어가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훈련을 앞두고 단체 미팅 때 이야기를 전했다. 식당 아주머니나 직원들과는 웃으며 말할 수 있었는데 선수들을 보니까 코끝이 찡했다. 목도 메이는 것 같아서 더 있었다가는 눈물이 날 까봐 서둘러 마무리 짓고 나왔다. 애정이 많이 남아있었다. 1군 선수들은 먼저 전화를 걸더라. 그런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게 보이길래 농담하면서 편하게 해줬다.

-너무 인천에만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너무 SK 색이 강하니까 밖에서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여태 팀을 옮겨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다. '이직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있다.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분도 있고 먼저 움직이라는 분도 있었다. 그런데 SK쪽 인연밖에 없으니 움직일래야 움직이지도 못한다. 이렇게 나와보니까 SK가 15년이나 지도자를 할 수 있도록 해 준 점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SK와의 인연이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향후 거취는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다각도로 광범위하게 고려 중이다. 난 영원한 야구인이니까 현장 복귀를 가장 바란다. 해설도 좋고 유학도 좋다. 항상 SK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밖에서 보는 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성장할 수도 있고 그냥 잊혀질 수도 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내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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