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 "2년간 눈물의 공백기..고마워요 '혼술남녀'"(인터뷰)

tvN 드라마 '혼술남녀' 박하나 역 박하선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11.01 07:00 / 조회 : 8310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박하선 /사진=임성균 기자


"나 같은 게 뭐라고…아니야, 너는 귀한 사람이야, 괜찮아, 괜찮아 하선아. 넌 잘 될 사람이야."


이 때만큼은 '노그래'(노량진 장그래)가 아닌 박하선이었다. 지난 2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기분이 좋은데 자꾸 눈물이 났다. 고생 끝, 행복 다시 시작? 박하선은 이를 악물었다.

박하선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스스로는 "극복했다"고 했다. 박하선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노량진 공무원시험학원 신입 강사 박하나 역을 맡아 호연, 드라마 인기에 견인차를 했다. 과거 '하이킥'만큼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녀의 드라마 출연은 지난 2014년 SBS '유혹' 이후 2년 만이다. 20대 마지막 2년을 '공백'으로 보낸 박하선은 이번 '혼술남녀'의 성공이 감격스러운 듯했다. 박하선은 31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무엇이 그녀를 이리도 기쁘게 했을까.

image
배우 박하선 /사진=임성균 기자



"극중 박하나의 대사 중에 유독 제 마음에 와 닿는 말들이 많았어요. 제가 지난 2년 동안 힘들어서 그랬을까요. 박하나가 아닌 박하선으로서 가슴 속에서 끌어내 한 말들이 많았어요. 자책도 많이 했었고, 난 왜 이럴까, 정말 많이 힘들었거든요. '하이킥'을 연출했던 김병욱 감독님이 제 공백기 동안 많은 힘이 돼주셨어요. 힘들어서 연락할 때마다 '너는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 터널을 지나면 빛이 나올 것이다'고 하셨어요. 이번 '혼술남녀'가 호평받으니 그러시더라고요. '이걸로 네가 또 한 번 일어나는구나'. 제 스스로 뭔가 큰 죄를 짓고 재기하는 느낌이에요(웃음). 보람도 되고 뿌듯해요. 망하지 않았으니 다행이죠. 감사합니다."

박하선은 '혼술남녀'가 '인생작'이라고 했다. 욕심도 내비쳤다. 시즌15를 시작하는 tvN 장수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주인공 김현숙처럼 되고 싶다고도 했다. '혼술남녀'의 '열린 결말'이 '인생작'에 대한 희망을 더 키우게 했다고 했다.

"조금은 아쉬워요. 그래서 시즌2를 꼭 하고 싶어요. 안상휘 국장님이 시즌2를 위해 편성을 비워놓고 있을 거라고 하셨는데, 이번 출연자들과 함께 꼭 시즌2를 하고 싶어요. 하나가 정석이와 사귀는 모습 보여드려야죠(웃음)."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박하선은 한 신, 한 신 최선을 다했다. 키스신도 그렇고, 특히 '혼술'이라는 드라마 콘셉트에 맞게 술도 많이 마셨다. 박하선은 "실제 술 먹고 촬영한 장면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술이 많이 늘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2년 동안 쉬면서 '혼술' 많이 했죠(웃음). 영화 볼 때도 마시고 잠 안 올 때도 많이 마셨던 것 같아요. 맥주 1캔, 작은 와인 1병이 제 '혼술' 주량이에요. 이번에 촬영하면서 많이 마셨더니 이젠 소주 반병을 마셔도 안 취해요."

image
배우 박하선 /사진=임성균 기자


인기 시트콤 '하이킥'을 통해 코믹 연기를 입증한 박하선은 이번 '혼술남녀'에서도 코믹 연기를 제대로 선보였다.

"정말 많이 웃으며 연기했어요. 촬영장이 정말 즐거웠거든요. 다른 배우들 연기에 웃음 찾느라 NG가 난 적도 많아요. 하석진씨가 성대모사를 잘해요. 특히 황우슬혜 언니 따라 하는 게 정말 웃겨요. 하석진씨는 끼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박하선은 "이번 작품에서 좀 더 망가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시즌2를 하면 더 잘 망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래 쉬었던 터라 이번에 각오가 남달랐거든요. 아쉬움이 살짝 남으니 후유증이 좀 있네요. 사실 2년간 쉬면서 촬영 현장에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쉬면서 제가 출연학 작품들을 다시 봤는데 '하이킥'을 보면서 신기했어요. '아, 내가 저런 연기도 했었구나' 하고요. 이번에 종방연 하면서 많이 울었어요. 저는 데뷔 때 말고는 종방연 때 운 적이 별로 없는데 이번에 정말 정이 많아 가고, 박하나에 제 자신이 많이 담겨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박하선은 "'혼술남녀'는 대본부터 그냥 재미가 있었다"며 "저 또한 힐링이 필요했었던 것 같다"고 했다.

"2년의 암흑기를 거치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제 스스로 힐링할 수 있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하고 싶었어요. '혼술남녀'는 대본 1부를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부담됐던 것도 사실이에요. 코믹 연기라 '하이킥'과 비교될 것 같았어요. 초반에 박하나 캐릭터에 힘을 많이 주신 것도 부담이었고요. 그런데 나중에는 '나 좀 더 굴려주시지' 하고 아쉽더라고요(웃음)."

image
배우 박하선 /사진=임성균 기자


'혼술남녀'는 첫 방송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최고시청률은 5%대. 박하선은 "호평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어요. 오버한다고 욕만 먹지 말자고 생각했죠. 첫 방송 나가고 호평 기사를 보면서 울었어요. 사실, 저 2년 만에 나왔는데 기대 많이 안하셨잖아요(웃음)."

호평은 박하선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초반 박하나의 굽실거리는 연기 때는 하도 허리를 많이 숙여 허리가 너무 아팠다고 했다. 하석진과 목마 키스신도 박하선에게는 남다른 기억을 안겼다. 그녀는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감정이 그렇게 '1도' 없는 키스신은 처음이었어요. 제작진이 연기 전에 장면 그림을 항상 먼저 보여 주시는데 그걸 보자마자 '이게 돼?'라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촬영할 때 자세 때문에 배가 너무 아프고 엉덩이가 너무 쳐지고 하니 그림이 안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보조 출연자분에게 엉덩이 좀 가려달라고 했어요. 정말 설렘도 없고 감정도 없고 액션신처럼 찍었어요. 다행히 제가 살이 빠져서 그렇지 안 그랬으면 하석진씨에게 많이 미안할 뻔했어요(웃음)."

image
배우 박하선 /사진=임성균 기자


박하선은 '혼술남녀'에서 연하남과 로맨스 연기도 했다. 공명이 상대역이었다.

"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연하남과 연애가 상상이 잘 안돼요. 전 남자다운 진정석 스타일이 좋거든요. '싸가지'만 좀 있다면 더 좋죠(웃음). 공명씨는 이번에 연기하면서 보니까 마치 이종석씨 같았어요. 스타가 될 것 같아요. 느낌이 와요(웃음). 제가 '나중에 잘돼도 나 모른 척하지 말라'고 한 적도 있어요. 하하."

박하선은 '혼술남녀'가 성공하면서 드라마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전에는 애써 다른 드라마 보는 걸 피했다고.

"이제야 다른 드라마들을 보기 시작했어요. 너무 재밌더라고요. 2년 반을 드라마를 안 봤는데 이제 많이 보려고요. '혼술남녀' 끝난 요즘에는 계속해 드라마만 보고 있어요(웃음)."

용기를 얻었으니, 이제 변신도 시도하려고 한다.

"'혼술남녀'에서 망가지니까 '하이킥'에 이어 코믹 캐릭터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좀 더 잘하면 될 것 같아요. 사실 제 그런 모습을 제일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또 좋아해 주시는 모습인 사극을 해보고 싶어요. 악역도 해보고 싶고요. 이제 서른 살이 넘었으니 장희빈 같은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요. 액션도 로망이죠. 제가 군인은 '진짜사나이'에서 해봤고, 경찰도 해봤는데 의사를 못해봤어요. 욕심 나는 부분이에요."

박하선은 말을 이어갔다. 막혔던 게 뚫린 것 같았다.

"데뷔 11년째인데 2년의 공백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이번에 다시 기회가 왔으니 저, 정말 소처럼 일해보고 싶어요. 쉬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주변에서 제 가족들에게 '왜 하선이 연기 안해'라고 물어보는 거였어요. 전화 소리를 제 방안에서 듣고 있으면 정말 힘들었어요. 자괴감이나 자격지심이 많이 들어 많이 울었어요. 버는 것 없이 쓰기만 하니 불안도 했고요. 2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어요. 될 거야, 될 거야 하면서도 현실은 안 그러니까요."

image
배우 박하선 /사진=임성균 기자


이날 인터뷰에서 박하선은 꽤 적극적이었다. 즐겁고 신 나게 얘기를 이어갔다. 그러다 딱 한 번 당황스러워했다. 공개 연애 중인 남자친구 류수영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서였다. 박하선은 '양해'를 부탁했다.

차기작 얘기로 넘어가자 다시 얼굴이 밝아졌다.

"올해는 영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사나이'를 보고 캐스팅했다고 하시는데, 센 캐릭터를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강인하고 센 역할이에요. '로봇군인'을 보시고 캐스팅하셨다는데, 기대가 많이 돼요."

박하선은 이날 인터뷰를 마치며 '장기 플랜'도 밝혔다.

"'막영애'처럼 계속 가고 싶어요. '혼술남녀'가 박하나가 성공하는 드라마라고 했는데 아직 성공을 안했잖아요. 국장님이 내년 이맘때 편성을 비워놓는다고 하셨으니 다른 작품을 하더라도 이맘때는 저도 꼭 비워놓겠습니다."
기자 프로필
문완식 | munwansik@mt.co.kr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연예국장 문완식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