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한컷]'광기' 대신 훈훈함 탑재..마일즈 텔러-애론 에크하트

부산=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10.1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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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론 에크하트와 마일즈 텔러 / 사진=이동훈 기자


핏방울이 떨어지도록 드럼스틱을 휘두르던 '위플래쉬' 드러머 앤드류, 극단의 선과 악을 오갔던 '다크나이트'의 검사 하비 덴트. 광기 어린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할리우드의 두 남자가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습니다. 배우 마일즈 텔러(29), 그리고 애론 에크하트(48)입니다. 두 사람은 올해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벤 영거 감독의 영화 '블리드 포 디스'(Bleed for This)의 주연배우로 영화제에 초청됐습니다. 감독은 물론 두 배우 모두 한국행이 처음입니다.

'블리드 포 디스'는 전설적인 복서 비니 파지엔자(Vinny Pazienza, 1962~)의 실화를 다룹니다. 그는 재기불능의 판정을 딛고 일어선 투혼으로 많은 복싱팬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복서로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와중에 교통사고로 목뼈를 다친 그는 평생 다리를 쓰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매진해 다시 복싱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던 인간승리의 주인공입니다. 마일즈 텔러가 비니 파지엔자 역할을 맡았고, 애론 에크하트가 타이슨의 트레이너 출신으로 비니의 복귀를 도운 파트너 케빈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습니다. 두 배우는 포스터부터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선을 붙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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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론 에크하트, 벤 영거 감독, 마일즈 텔러 / 사진=이동훈 기자


영화제 7일째인 지난 12일 기자회견부터 오픈토크까지, 바쁘게 부산을 누비며 취재진 영화팬들을 만난 마이릊 텔러와 애론 에크하트의 모습에선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뚝뚝 묻어났습니다.

마일즈 텔러는 영화에서 '위플래쉬'와는 전혀 다른, 불굴의 파이터로 분해 남성다운 매력을 분출합니다. 체중을 9kg 줄이고 체지방을 6%까지 떨어뜨렸다가, 다시 체급을 2개나 올려 시합에 나서는 비니의 모습을 직접 그려냈습니다. 광기어린 강렬한 캐릭터 자체는 '위플래쉬'를 또한 연상하게 한다고 할까요. 마일즈 텔러는 '당신의 캐릭터에서 광기가 보인다'는 평가에 "맞다, 나는 광기가 있는 사람이다. 미쳤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그는 "비니의 의지와 열정에 끌렸다. 자신에 대한 신념도 마음에 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살면서 '이건 하지 못할거야', '이건 불가능할거야'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다보면 자신감을 듣고 스스로를 발견할 여행을 떠나지 못한다"면서 "이번 영화로 신체적으로 몸을 단련해야 하는 점도 흥미로웠지만 목이 부러진 뒤 비니가 스스로를 성찰하게 되는 모습이 끌렸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우리 영화는 권투 그 이상의 영화입니다. 목이 부러져서 절대 권투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비니 파지엔자는 자신만의 신념으로 앞으로 나갑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의지가 있다면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마일즈 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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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텔러 / 사진=이동훈 기자


그는 한국 관객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초 개봉한 '위플래쉬'가 한국에서 150만 명의 관객을 모은 것과 관련해 "한국에 처음 와서 기쁘다"라며 "'위플래쉬'가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고 들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다이버전트 시리즈:얼리전트'에서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김과 연기한 데다, 가까운 재미교포 친구가 있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털어놓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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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론 에크하트 / 사진=이동훈 기자


중후한 미남배우 애론 에크하트는 앞머리가 완전히 벗겨진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몸매도 완전히 망가진 채죠. 마일즈 텔러와는 반대로 체중을 18kg이나 늘려야 해 운동을 멈추고 먹기만 했다죠. "찌웠다가 살을 빼니 나름 기분이 좋았다"고 하네요. 다른 작품에서도 수차례 복싱하는 모습을 선보였던 그는 실제로도 20년간 복싱을 한 마니아라고 고백했습니다. 복싱은 과학이고, 제대로 펀치를 날릴 줄 아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죠.

애론 에크하트는 "하지만 트레이너는 조금 다르다. 복서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고 제대로 된 훈련도 시키면서 그 선수가 제대로 된 길을 갈 수 있도록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복서와 트레이너는 최고의 친구이자 아버지와 아들 같기도 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라면서 "모든 선수와 배우는 꿈이 있다. 이 영화는 꿈에 대한 이야기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스스로를 믿으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비니 파지엔자는 걸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꿈을 실현한다면 세상에는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애론 에크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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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론 에크하트와 마일즈 텔러, 벤 영거 감독 / 사진=이동훈 기자


불가능이 현실이 되는, 결코 이루어지고야 마는 꿈과 의지를 이야기하는 영화 '블리드 포 디스'와 함께 부산을 찾은 두 할리우드의 신사는 여유롭고도 진심 가득한 이야기로 영화제의 중후반을 달궜습니다. 진심어린 이야기 중간중간 손하트를 보내거나 장난을 치는 등의 모습으로 훅훅 관객들에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무대에 오른 관객들과 다정하게 포옹을 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죠. 객석 곳곳에서 부러움 가득한 비명이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진정성과 정성이 함께 묻어난 시간. 이날만큼은 마일즈 텔러와 애론 에크하트 모두 '광기의 배우'가 아닌 축제를 즐기는 멋진 스타들이었습니다. 또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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