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김소연 "40대에도 꾸준히 연기하고 싶어요"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 봉해령 역 김소연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6.08.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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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연/사진제공=나무엑터스


배우 김소연(36)은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 강인)을 마친 게 산 하나를 넘은 것 같다고 했다.

김소연은 '가화만사성'에서 봉해령 역을 맡았다.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고 그 충격에 헤어나오지 못했고, 이를 지켜보던 남편은 탈출구로 불륜을 택했다. 이후 새로운 사랑을 만났지만 그는 죽은 아들의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였다. 김소연의 소감에서 힘든 촬영과 이를 이겨낸 뿌듯함이 느껴졌다.


"오그라드는 말일지 모르지만 큰 산, 아니 아차산 정도의 산을 힘겨웠지만 무사히 올라간 기분이에요. 51부 내내 오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종방연을 하고 인터뷰를 하니 무사히 등반한 느낌이 들어요.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기분이에요."

그도 그럴 것이 봉해령이 기구한 삶을 살았던 만큼 이를 연기하는 김소연은 극한의 감정을 소화해야 했다. 김소연은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김소연은 초반에 감정을 잘 잡은 덕분에 이를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초반에 봉해령의 큰 아픔을 심도 있게 찍어줘 머릿속에 계속 잘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매주 수요일에 2회 대본이 나오는데 수요일마다 떨렸어요. '어떤 장면을 줬을까.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신을 줬겠지' 싶었어요. 그래도 초반에 잘 잡아줘 그런지 몰라도 고민은 했지만 현장에 가면 잘 될 때가 있었어요. 후반에 납골당 신이 있었는데 대본을 보고 모두가 기함했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잘 소화하고 싶었죠. 설득력 하면 봉해령을 답답해하시는 분들을 '저럴 수 밖에 없는 여자구나'라고 이해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납골당 신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마지막에 목이 쉬어서 촬영을 중단했을 정도였죠."


극중 봉해령은 남편 유현기(이필모 분)가 시한부 선고를 받자 다시 그에게 돌아갔다. 자신 몰래 불륜을 저지른 남편에게 돌아간 그의 행동에 시청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소연의 생각은 달랐다.

"봉해령은 정말 사랑을 해서 결혼을 했고 아이를 잃은 아픔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고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동아줄이라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불륜 때문에 이혼을 하고 미련 없이 집을 떠났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는 시점에 시한부라는 어마어마한 게 있었는데 봉해령도 김소연도 잠시 행복을 양보하고 옆에서 지켜줬을 것 같았어요. 그런 경험을 한 제 지인이 있었어요. 정말 싫다고 했는데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더니 이뤄놓은 걸 버리고 지켜주러 가더라고요. 답답하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했는데 몇 년이 지났는지 몰라도 봉해령도, 김소연도 그랬을 것 같아요. 1, 2년 전에는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은 이해됐어요."

김소연은 '가화만사성'을 찍을 때 신기한 경험을 했다. 김소연의 경험에서 그가 얼마나 역할에 몰입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

"막판에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이) 필모 오빠와 포장마차 신에서 연애했을 때부터 줄줄이 나열하다가 손을 잡으면서 '이 손, 서진이 낳을 때 말이야. 머리도 뱅뱅 돌고 캄캄했는데 이 손은 선명했다'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 감정에 울컥했어요. 알지도 못하고 감히 제가 상상할 수 없는 모성이겠지만 그때 가슴이 아프고 병실이 그려지더라고요. 실제로 소주 1병을 마시고 해서 그런지 몰라도 필모 오빠가 현기가 돼 앉아있고 제가 연기할 때도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어 몰입이 잘 됐어요. '이 기분은 뭐지? 집에 못 가겠는데'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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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연/사진제공=나무엑터스


극중 봉해령(김소연 분)은 결국 새로운 사랑이었던 서지건(이상우 분)과 해피엔딩을 맞았다. 김소연은 봉해령의 행복을 바라왔기에 행복했다고 말했다.

"현기와 시어머니(서이숙 분)가 여행을 떠나겠다고 하고 저를 보내주고 두 분이 여행을 떠나는 게 마음이 아팠어요. 도착해서 하루라도 지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가슴이 아팠죠. 그 후 1년 후 저는 저를 끝까지 기다려준 사람을 기다렸고 서지건과 해피엔딩이 됐죠. 저는 늘 드라마 하면서 이 캐릭터가 행복해지기만을 바랐어요. 봉해령이 너무 가엽고 답답했어요. 이 여자한테 편안한 일상이 올까, 그게 늘 그립고 기다려졌는데 결말에 5분, 10분이겠지만 잠깐이라도 나와서 잠깐이지만 반나절 행복하게 찍었어요. 시청자분들이 원하는 결말이 어떤 것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선의 결말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피엔딩을 이루긴 했지만 봉해령은 작품 내내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해야 했다. 앞서 김소연이 출연했던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와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김소연은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에서 곽시양과는 달콤한 결혼 생활을 보여준 바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응원해주는 사이로 남았다.

"(곽시양이) 너무 고맙게 더운데 고생했다고 문자를 보내줬어요. 저도 수고하고 더위 조심하라고 문자를 보냈죠. '우결'을 하기 전부터 라이징스타로 좋았지만 지금도 라이징스타로 좋은 작품하고 있어 제가 다 뿌듯하고 좋아서 검색도 해보고 그래요. 어떻게 하고 있나 보고 응원하고 있죠. 서로 너무 바빠서 커피 한잔 시간도 안 되지만 '우결'에서 너무 좋았어요. '꽃길을 걷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제작진에서 예쁘게 포장해주고 좋은 파트너 만나 찍으니까 '이런 꽃 같은 세상이 어딨어' 싶었어요. 진짜 좋았어요. 생일 이벤트에 너무 감동 받고 행복했던 기억도 있어요."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 말고도 김소연은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도 출연하며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다른 활약을 보여준 바 있다. 김소연은 여전히 '진짜 사나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있었다.

"당연히 누가 가나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2기, 3기는 누가 가나 찾아보기도 했고요. 얼마나 고생하고 오는지 알고 있어요. '에이' 이럴 수 있지만 안에서 만큼은 99.9%가 리얼이었죠. 지금 기대하고 있는 건 이시영 씨에요. 기사로 접했고 인터뷰에서도 잘했다는 걸 접해서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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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연/사진제공=나무엑터스


예능 프로그램 속 김소연을 또 볼 순 없을까. 김소연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개인적으로도 발전을 이뤘다며 흔쾌히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예능 출연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인 것도 당연히 감사한데 개인적으로 되게 많이 발전했어요. 제 성격도 바꾸고 싶고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했는데 예능에서 좋게 부각시켜주기도 하고 자신감이 생긴 부분도 있어 예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말주변이 없어서 토크는 그렇지만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불러주신다면 하고 싶어요."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부터 '가화만사성'까지. 예능과 드라마를 종횡무진 누빈 김소연은 올해 유독 결혼과 인연이 많았다. 극과 극의 결혼 생활을 오간 김소연이지만 아직 결혼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제가 옛날에 '해피투게더'에 나가서 터무니 없이 37살쯤에 결혼한다고 얘기했어요. 나이는 중요하지 않고 제일 중요한 게 좋은 사람이냐는 것이에요. 현재는 결혼 생각이 없어요. 제가 부족한 것 같아요. 누군가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족과의 관계도 있고 그 집의 구성원이 돼야 하는데 그런 자격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부족한 게 많아 사치인 것 같아요. 지금은 늦게 하기도 하니까요. 잘 모르겠어요."

대신 연기에 대한 열정과 생각은 넘쳤다. 김소연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기회 자체를 소중히 여겼다. 한 신을 준비하는 시간은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에 대본을 놓지 못한다는 그의 말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제가 잠시 쉬었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 절실해지고 안 놓아지는 게 있어요. 벌써 7년이 지났는데도 안 잊혀지더라고요. 이런 기회가 몇 명한테 오지 않는 기회라는 소중함이 진짜 커요. 이 신을 준비할 수 있는 건 오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커서 대본 안 보고 자다가도 '아니야. 지금밖에 없는데' 하면서 보게 돼요. 촬영할 때도 이 추위 혹은 더위에 스태프들이 촬영을 위해 모였으니 내가 잘해야한다는 생각이 나이 들면서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선배님들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니까 닮아가려는 것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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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연/사진제공=나무엑터스


김소연은 '가화만사성'에는 김영철, 원미경, 서이숙 등 탄탄한 중견 연기자들이 함께했다. 김소연은 이 중 원미경과 함께 한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원미경) 선생님은 대인배, 천사에요. 너무 좋았고 사실 저희 엄마와 닮았어요. 진짜 엄마를 보는 기분이 몇 번 들었죠. 편하게 해주기도 했고 눈코입이 저희 엄마와 닮은 느낌도 났어요. '가화만사성'에서 좋았던 신 중에 하나가 16부에 엄마(원미경 분)가 제가 조기 폐경인 걸 알게 되고 '괜찮아. 요즘 세상은 아이 없어도 잘 살아'라는 대사를 해요. 다음에 '버스가 편해'라고 말하고 가는 뒷모습을 보는데 눈물 흘리는 신이 아닌데 못 참겠더라고요. 선생님도 울고 저도 울었어요. 선생님과 신이 많이 없지만 선생님과 같이 한 신에서 보석 같은 신이 많았어요. 영광이었고 좋았죠."

극중에서 살벌하게 대립했던 서이숙은 김소연이 꼽은 케미스트리 1위였다. 김소연은 서이숙의 팬이라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전 시어머니의 팬이에요. 성격도 좋아서 너무너무 좋았죠. 친언니, 친이모 같고 너무너무 좋은 선배님이어서 제가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리허설도 많이 맞춰주고 언니가 연기를 잘하니까 봉해령이 산 것 같아요. 마지막에 둘이서 연기하는 신에서 제가 시어머니가 수의를 직접 만들자 '만들지 말라고. 이거 바늘 한땀 할 때마다 가슴 찢는 거 아니냐'라고 말하고 나가는 신이 있었어요. 제가 나가려고 하는데 시어머니가 미안하다고 해요. 처음으로 사과를 한 건데 그때 그것도 역시 눈물 흘리는 신이 아닌데 눈물이 났어요.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데요'라고 하는데 눈물이 펑펑 쏟아졌어요. 1부부터 내용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몰입이 확 돼 둘다 울었어요. 케미스트리가 좋았던 건 저와 시어머니였던 것 같아요. 1등은 이숙 언니와 저였죠.(웃음)"

김소연에게 '가화만사성'은 그렇게 소중한 작품이 됐다. 힘들었지만 안 했다면 크게 후회했을 작품. 8개월 동안 원 없이 연기할 기회를 주며 김소연의 갈증을 일부 해소해줬다.

"안 했으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것 같아요.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까웠을 것 같아요. 하기 전에 '이걸 해야 되나 안 해야 되나' 고민했던 건 연기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어요. 더 폭발하고 싶어 고민했는데 그 고민을 해소시켜준 작품이 돼버렸어요. 갈증이 다 풀어지지는 않았지만 원 없이 해본 것 같아요. 드라마 끝나면 너무 행복했다고 했었는데 행복하진 않고 매일 힘들었어요."

'가화만사성'을 무사히 마친 김소연은 꿈꾸는 40대는 어떤 모습일까. '가화만사성'은 김소연에게 연기자로서 폭을 넓혀준 작품이었다. 첫 엄마 연기로 한층 성숙된 김소연이 40대에 보여줄 연기가 기대된다.

"'가화만사성'으로 인해서 많이 열린 것 같아요. 남들이 걱정하고 스스로 걱정했던 무언가에 대해서 문이 열린 계기가 돼 두려움도 많이 사라졌고 역할이 국한됐던 것도 사라졌어요. 40대에도 꾸준히 연기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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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 | imjh21@mtstarnews.com 페이스북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유닛 소속 임주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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