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가 말하는 하드록, 핸드싱크, 그리고 FNC(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6.07.18 00:00 / 조회 : 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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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 모습을 드러낸 FT아일랜드(최종훈 이홍기 이재진 송승현 최민환)는 오랜 곡 작업 등으로 인한 피로감에 휩싸인 듯했다. 메인 보컬 이홍기의 목소리도 살짝 잠겨 있었다. 하지만 컴백 앨범에 대한 포부는 겉모습과는 결코 같을 수 없었다.

FT아일랜드가 1년 4개월 만에 돌아왔다. 이번이 6번째 정규앨범인 FT아일랜드는 밴드의 이미지를 더욱 강렬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하드 록 장르를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다.

인터뷰 내내 이홍기의 답변이 주를 이뤘다. 가요계에서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캐릭터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던 이홍기는 다소 아슬아슬한(?) 답변도 오고 가며 묘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일단, 컴백 소감을 물었다. 이홍기는"'아, 또 전쟁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홍기는 이 답에 덧붙여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요"라고 말했다. 음악 방송 출연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음을 뜻하는 발언이었다. 아슬아슬했다.

"이번 신곡을 음악 방송에서 과연 어떻게 부를 지에 대한 걱정도 있죠. 그래도 저희가 원하는 스타일이었고 앨범도 잘 완성됐다고 생각해요."

FT아일랜드는 "이번 활동을 통해 진정한 밴드로서의 모습을 각인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렇다면 이전까지의 FT아일랜드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은 어떠했던 걸까. 역시 이에 이홍기가 답했다.

"이전까지의 FT아일랜드 이미지는 FNC가 만들었죠. 이 이미지는 우리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거침없는 이홍기의 발언에 주위에서 폭소가 터졌다.

이홍기는 "우리가 태어난 이후 선보인 음악과 이미지는 대중성에 치우쳐 있었고 우리 역시 대중성에 치우친 음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활동을 해오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이 생기게 됐고 색깔도 찾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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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대중이 바라보는 이미지는 FT아일랜드의 영원한 숙제이기도 했다. 특히 록 그룹, 밴드에게 음악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FT아일랜드는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도 붙어서 인디 밴드들에게도 공격 대상이 될 만 하다. 제대로 된 밴드 음악을 할 수 있겠냐는 비아냥이 있을 수 있다고 FT아일랜드는 직접 인정했다.

"음악에 있어서 대중성과 우리가 원하는 것의 중간을 찾는 것이 우리의 숙제죠. 이번 앨범이 저희가 그 숙제에 대한 해답을 완벽하게 들고 나온 것은 아니에요. 지금은 '우리 음악은 이렇다'라는 것을 보여드리는 단계인 것 같아요. 앞으로 여러 장르의 음악으로 대중 앞에 서는 게 순서라고 생각해요."

순간 이홍기의 발언이 귀를 기울이게 했다.

"우리나라의 음악 스타일이 사실 다양성이 없이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FT아일랜드만의 록은 어떠세요?'라고 묻고 싶었고요."

이번 앨범 타이틀 곡 '테이크 미 나우'는 신디사이저를 비롯한 밴드 사운드의 강렬하고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담은 하드 록 장르의 곡. FT아일랜드는 이날 인터뷰에 앞서 뮤직비디오 등을 공개하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카리스마를 표출해냈다. 각 멤버들이 악기를 들고 연주를 할 때의 몸동작과 이를 바라본 카메라의 움직임, 멤버들의 패션 스타일 등은 분명 셌다.

FT아일랜드는 이번 타이틀 곡의 장르를 하드 록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멤버들끼리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며 "직전 앨범에서 보여줬던 강렬함을 이어가 이번 '테이크 미 나우'로 우리만의 하드 록에 쐐기를 박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FT아일랜드는 1집을 발표한 이후 줄곧 일본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밴드로서 경험을 계속 쌓아나갔다. 멤버들은 유학이라는 표현으로 일본에서 생활을 말하며 "일본에서는 그냥 일본에서 활동하는 밴드처럼 활동하고 싶었다. K팝, J팝의 구분을 분명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한국에서의 활동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과 관련한 궁금증도 더했다. FT아일랜드에게도 록 페스티벌 무대는 정말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서고 싶죠. 하지만 아직 록 페스티벌 무대에서 부를 만한 곡이 아직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본에서 부른 곡들은 아무래도 일본어 가사로 만들어졌고 이를 한국에서 보여드리려면 가사도 바꿔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싶진 않아요. 록 페스티벌에서 부를 수 있는 곡들을 많이 만들어서 꼭 서고 싶어요. 아직은 부족한 점도 많이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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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이번 앨범과 관련해서 회사 측과 다툼 아닌 다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회사 측에 '우리만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항상 말했었는데 회사에서는 '변화해가는 모습 보여주자'고 답하셨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회사의 말대로 음악을 완성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었고, 저희는 회사에 '적당히 하시죠. 이제 저희를 놔주시죠. 갈길 가겠습니다'라고 했어요. 대표님도 쿨하게 놔주셨어요."(웃음)

보이밴드, 아이돌 밴드라는 꼬리표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음악 방송에서의 '가짜 연주' 등 FT아일랜드가 마주해야 할 여러 가지 편할 수만은 없는 이야기에 대해 FT아일랜드는 덤덤하게 답했다.

"음악 방송 활동도 재미 없을 때도 솔직히 있어요. 아침 일찍 무대에 서서 노래 부르기가 정말 힘들거든요. 핸드싱크(밴드가 직접 연주하지 않고 MR에 맞춰 공연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요? (웃음) 이제는 저희도 웃어 넘기려고 하고 있어요. 무시할 때도 있어요. 사실 인디 신에서도 저희를 향한 안 좋은 시선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를 뒤집을 수 있는 무언가를 무대에서 꼭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죠."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이한다. 그래서인지 올해 계획에 대해 FT아일랜드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 10주년이 됐을 때 아예 특별한 계획들을 한꺼번에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의 제목인 '웨어스 더 트루스'(Where's the truth)에 대한 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지를 물었다.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곡이 보컬이 중심이 되는 곡이라 생각하고 이에 집중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지만은 않았어요. 아이돌 밴드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분명 있다고 생각했고요. 이를 깨기 위해 진실을 찾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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