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미국서 '망'(亡)하고 중국서 '흥'(興)하고③

[★리포트]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6.06.15 11:43 / 조회 : 6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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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계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영화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매년 30% 안팎의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며 북미를 위협하는 최대 영화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불어온 판타지 블록버스터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흥행 열풍이 단적인 예다. 인기 온라인 게임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북미와 중국에서 상반된 성적을 거두며 화두에 올랐다.

◆'워크래프트' 미국과 중국 '극과 극' 성적

15일 영화 정보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은 개봉 첫주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북미에서 2416만 달러(약 284억 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제작비가 1억6000만 달러(약 1866억 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 리뷰사이트 로튼토마토의 비평가들도 혹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해외에선 2억8050만 달러(약 3307억 원)의 수입을 거두며 흥행에 파란불을 켰다. 원작게임 '워크래프트'에 호감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 북미를 압도하는 수치를 기록하며 전 세계 가장 많은 흥행 수입을 올렸다. 무려 1억4470만 달러(약 1706억 원)를 벌여 들여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의 첫 주 수입만으로 제작비를 회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야 개봉 성적 또한 중국 영화사상 가장 흥행한 외화 '분노의 질주7'이 기록한 470만 달러(약 55억 원)를 넘겼고, 아이맥스 개봉일 수입 또한 1380만 달러(약 162억 원)로 역대 최고다.

◆무시할 수 없는 중국 스케일..위협 받는 북미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은 게임제작사 블리자드가 개발한 인기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영화화했다.

원작게임 유저 중 1000만 여명이 중국인일 만큼, 게임의 큰 인기도 영화 흥행의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 극장가에서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을 향한 열기는 기이할 정도로 뜨겁다. 관객들이 양 진영으로 나뉘어 패싸움을 벌였다는 목격담까지 나오고 있다.

오크들로 구성된 호드, 인간이 주축이 된 얼라이언스 진영을 자처하며 소속 진영의 로고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슬로건을 외치며 게임을 즐기듯 영화를 관람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 완다 그룹 회장이 올해 초 인수한 레전더리픽쳐스가 제작에 참여한 것도 흥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레전더리픽쳐스는 '워크래프트' 중국 개봉을 앞두고 다각적인 현지 공략 마케팅을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화권 스타 성룡은 제19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의 중국 흥행에 "미국인들을 겁먹게 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성룡은 "우리가 100억 위안을 버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전세계에서 영화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대신 직접 중국어를 배울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영화시장은 총 67억8000만 달러(약 7조9936억 원) 규모로, 110억 달러(약 12조 9690억 원)를 기록한 북미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나 2017년에는 북미를 넘은 전세계 1위 규모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 북미를 넘어 전 세계 영화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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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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